올해 국내 금융 IT시장의 역동성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무엇보다 금융 IT투자를 힘차게 견인할 새로운 테마가 보이지않고, 구조적으로는 전체 IT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융회사들의 고정비때문에  신규 IT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여유가 더욱 없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는 ‘핀테크’ 등 디지털 금융시장이 본격 개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금융IT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핀테크에 대한 투자 전략이 아직 금융권에선 구체화되지는 않고 있으나 금융권 내부적으로 ‘핀테크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는 것은 향후 경쟁력 확보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다. 

한편으론 차세대, 모바일 업무 강화 등 기존 IT 업무시스템에 대한 고도화사업도 꾸준히 추진될 전망이다. <디지털데일리>는 10회에 걸쳐 올해 금융권 IT투자 전략 및 신기술 동향을 살펴볼 계획이다. <편집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금융권은 물론 IT기업을 포함한 비금융기업의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 논의가 활발하다. 올해 금융시장에선 이처럼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과 관련한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금융권 뿐만 아니라 비금융 기업들간의  두뇌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물룬 인터넷 전문은행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분명히 아니다. 세계적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은 부침을 거듭해왔다. 1995년 미국에서 최초의 인터넷 은행 시큐리티 퍼스트 네트워크 뱅크(Security First Network Bank) 가 설립됐지만 2007년 정부에 의해 영업정지를 당했으며 유럽권 최초로 1998년 영국 설립된 에그 뱅킹(Egg Banking)도 2007년 시티뱅크에 매각되는 결과를 맞이했다. 

반면 일본의 SBI뱅크는 2009년 이후 계속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고 중국 텐센트웨이중 은행 출범을 놓고 시장의 기대도 큰 상황이다.

이처럼 각 나라마다 금융환경과 규제, 시장에 따라 인터넷 전문은행의 형태가 다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유럽형 모델이 초기 시장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국내의 경우 인터넷 전문은행이 은행의 자회사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유럽은행들이 자회사 형태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두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인터넷전문은행, 누가 관심갖나 = 국내의 경우 지점 기반이 약한 은행을 중심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시장을 개척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비금융업체 주도의 인터넷 전문은행은 엄격한 관리감독이 수반되는 금융환경에 적응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독자적인 은행설립이 요원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으로 초기 인터넷 전문은행 시장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우 IT기업과 대기업이 뛰어들 여지는 물론 있지만 초기 시장에서는 금융사 주도의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미 기업은행이 인터넷 전문은행 검토를 본격화하고 나섰고 키움증권도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사업성에 대한 금융사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여기에 다음카카오, 네이버, NC소프트 등 포털, 게임사들도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터넷 전문은행을 둘러싼 초기 반응은 나쁘지 않다는 관측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성공가능성은? = 하지만 금융권 시각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의문이 많은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 스마트비즈부문 구원회 전무는 “인터넷 전문은행을 단지 라이선스 비즈니스로 보는 측면이 있는데 이 보다 인터넷 전문은행을 통해 금융권 규제와 문화 등이 바뀌게 되는 영향이 더욱 클 것”이라며 “예대마진 사업 자체로 접근할 때 인터넷 전문은행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기업은행 조용찬 CIO(부행장)도 “인터넷 전문은행의 해외 사례를 보면 은행 업무 전반에 걸쳐 성공한 사례는 없다”며 “국내 은행업무 중 일부 영역에서 특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인터넷 전문은행 단독으로 성공하긴 어렵고 제휴관계가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IT업계에서도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시각은 유보적이다. 웹케시 윤완수 대표는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규제가)풀리더라도 우리나라는 시장이 작다. 틈새도 크지 않고 판도를 바꾸기도 쉽지 않다. 은행이 만든다고 하면 기존 시스템이 무거우니 가볍게 만들어서 소액결제시장을 노린다면 기회가 있기도 하겠지만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리처드 돕스 맥킨지 글로벌연구소 소장은 지난 1월 3일 개최된 범금융 대토론회에서 “영국의 경우 영업점 판매 금융상품이 2018년이 되면 전체 절반이 온라인 판매에서 발생할 것”이라며 “디지털 금융을 통해 영업점에서 고객이 예금을 개설하는 시간이 45분에서 5분으로 단축되고 영업속도도 빨라져 원가절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한국이 서비스 중심적 전통이 강한 만큼 제조업 못지않게 금융 산업도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며 “금융사들이 핀테크 자회사가 없다면 만들고 30대 사장을 앉혀 자기 회사를 공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그대로 인용하기도 했다. 신 위원장은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금융회사 스스로 핀테크 기업을 차려 자신들을 공격하게 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보안이다. 보안에 대한 부담은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을 고려하는 기업들이 풀어야할 숙제로 관측된다. 온라인 환경에서 모든 업무가 처리되는 만큼 강력한 사이버 보안 기술과 정책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초기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이 힘을 받기 위해서는 비금융 대기업의 참여가 필수라는데 업계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 인프라 등이 중요하고 초기 시장에 충격을 주기 위해서는 규모급의 기업이 참여해야 할 것”이라며 “금융사 자회사 형태의 인터넷 전문은행이 현실성이 있지만 시장 차원에선 비금융사들이 참여해야 파급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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