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세상의 모든 것을 파는’ 아마존이 조만간 국내에 진출할 듯 보인다. 아마존은 최근 250명 규모의 사무실 공간을 임대하고, 경력직 사원 대규모 채용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유통 시장은 ‘해외 업체들의 무덤’이라고 불린다. 월마트, 까르푸 등 글로벌 유통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쓴 맛을 보고 떠났다. 오픈마켓 공룡 이베이는 직접 들어오지 못하고 지마켓·옥션 등 국내 업체들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한국에 들어왔다. 

이런 어려운 시장에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유통업체인 아마존이 들어온다. 과연 아마존이 한국에서 통할까

◆월마트와 코스트코, 아마존의 길은?=한국 시장에서 전혀 다른 성적표를 받은 두 글로벌 유통 공룡이 있다. 월마트와 코스트코다. 

지난 2006년 전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월마트는 모든 매장을 신세계 이마트에 넘기고 한국을 떠났다. (글로벌 2위 까르푸도 같은 해 한국 시장을 포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당시 월마트의 한국 실패에 대해 한국의 경쟁사들이 재벌 계열이어서 유무형의 이점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국내 유통업체들은 글로벌 회사들의 한국 고객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미국식 대형마트 모델을 그대로 한국에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코스트코의 경우를 보면 이같은 분석에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코스트코는 지난 10년간 국내 시장에서 승승장구했다. 코스트코 역시 재벌 계열의 경쟁사와 싸워야했고, 미국식 모델을 그대로 한국에 이식했다. 그러나 코스트코는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가격과 위치”이라고 말했다. 당시 월마트는 이마트보다 싸다고 보기 어려웠다. 위치 등 접근성도 나빴다. 반면 코스트코는 이마트 등 국내 업체보다 단위당 가격을 저렴하게 공급한다. 이를 위해 판매 품목을 줄였고 제품 용량을 늘렸다. 위치도 양재, 양평, 일산 등 도심에 있다.

아마존 역시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가격과 배송이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앞의 관계자는 이런 관점에서 “아무리 아마존이라도 국내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온라인 유통 업체들은 이미 매우 싸고, 빠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마존 프라임를 가입하면 99달러의 연회비로 미국내 무료 배송, 무제한 콘텐츠 스트리밍, 무료 책 대여를 해준다. 일본에서는 39달러(콘텐츠 이용 제외)다. 반면 한국 온라인 유통 업계는 무료배송이 일상화 돼 있고, 당일 배송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아마존이 현재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제공할 가능성도 적지는 않다. 아마존은 역마진 전략에 익숙한 회사다. 손해를 보더라도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저가공세를 펼칠 수 있다. 국내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의 경우 10% 안팎의 판매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아마존은 시장 진입 초기 판매 수수료를 대폭 할인할 가능성이 있다. 

◆고객경험관리로 성공한 코스트코, 아마존은?=월마트의 실패 요인으로 지적되는 또 한 가지는 차별화된 상품이 없었다는 점이다. 월마트는 한국 대형마트와 비슷한 상품으로 경쟁했다. 월마트만의 고객경험을 제공하지 못한 것이다.

코스트코는 이점에서 월마트와 달랐다. 코스트코는 국내 마트에 없었던 제품을 선보였고, 미국에서 쇼핑하는 듯한 고객경험을 국내 이용자들에게 전달했다. 심지어 주차장 한 칸 크기도 미국 주차장처럼 크게 했고, 화장실 변기조차 미국 현지의 것과 같은 모습으로 만들었다.

이는 국내에 진출할 아마존의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것은 아마존의 전문분야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제프 베조스 CEO가 지난 2010년 4월 아마존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 밝힌 그해 목표 452개 중 360개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 개선을 위한 것이었다. 

또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들과 달리 아마존은 IT 중심의 회사 운영을 한다는 점도 강점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아마존의 빅데이터분석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아마존의 분석 능력을 활용하면 한국 고객의 취향을 분석해 최적화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잡한 UI와 복잡한 결제에 지친 국내 이용자들이 아마존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충분하다. 

◆아마존의 국내 진출 전략은?=아마존이 갑자기 수천 개의 상품을 들고 한국 시장에 한 번에 뛰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전략적 상품으로 접근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킨들’이 가장 유력한 선교사다. 아마존은 지난 2013년 인도, 브라질, 멕시고, 호주 등에 진출할 것을 예고하면서 ‘킨들’을 먼저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킨들을 기반으로 책, 음악, 영화 등 콘텐츠를 먼저 공급하면서 사용자 기반을 확대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국내 출판 및 미디어 업체들과 이미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유행하는 해외 직구(직접구매)도 아마존의 전략이 될 수 있다. 아마존은 일본과 중국에 물류창고를 두고 있다. 해외 직구의 경우 배송이 느리고 반품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히는데, 아마존이 한국에 물류창고를 짓고 해외직구 물품을 공급한다면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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