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금융 IT시장의 역동성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무엇보다 금융 IT투자를 힘차게 견인할 새로운 테마가 보이지않고, 구조적으로는 전체 IT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융회사들의 고정비때문에  신규 IT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여유가 더욱 없어졌기때문이다.

다만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는 ‘핀테크’ 등 디지털 금융시장이 본격 개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금융IT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핀테크에 대한 투자 전략이 아직 금융권에선 구체화되지는 않고 있으나 금융권 내부적으로 ‘핀테크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는 것은 향후 경쟁력 확보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다.  

한편으론 차세대, 모바일 업무 강화 등 기존 IT 업무시스템에 대한 고도화사업도 꾸준히 추진될 전망이다. <디지털데일리>는 10회에 걸쳐 올해 금융권 IT투자 전략 및 신기술 동향을 살펴볼 계획이다. <편집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최근 수년간 국내 금융사들의 IT전략은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했다. 기존 업무시스템에 대한 유지보수 중심으로 IT투자가 집행됐다. 물론 넓게보면 차세대시스템 이슈가 사라진 2012년 이후 이러한 보수적 기조의 전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더구나 최근 2~3년간 금융 보안사고 이슈가 크게 부각되면서 ‘모바일 금융서비스’의 활성화가 기대했던 것 보다는 활발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여기에 경기불황의 장기화로 금융권의 수익성 악화가 전업종에 걸쳐 심화되고 있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최근 핀테크가 핫이슈이지만 이 분야에 대규모 IT예산이 책정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흐름상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내 금융권은 제한된 IT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방법에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 IT투자, 올해도 보수적 기조 유지 = 한국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2013년도 금융정보화 추진현황’에 따르면  국내 148개 금융기관의 금융IT예산은 4조8330억원으로 전년(5조2290억원)보다 7.6%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금융IT예산이 형성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근 NICE신용평가가 분석한 산업별 신용전망에 따르면 은행·신용카드·증권·캐피탈·저축은행 등에 대한 단기 전망이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소비가 위축되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융사들이 저수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환경이 이처럼 악화되고 있다 보니 금융사들은 적극적인 IT예산 편성에 더욱 소극적인 모양새다. 특히 대규모 예산이 편성되는 IT분야의 경우 이러한 경직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IT예산에서 고정비가 차지하는 규모가 많게는 80%~90%이상 넘어가면서 신규 투자여력이 부족한 금융사들은 현상유지에 급급한 상황이다.

◆“금융 보안 더욱 강화”, IT투자에 어떤 영향 = 최근 금융감독 당국의 정책 기조가 금융회사 자율의 보안 전략을 독려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에는 보안의 경우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금융사들은 마지노선 충족에 우선순위를 두고 IT보안 예산을 반영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금융사에 대한 보안에 대한 강제는 지양하되 사고 발생 시 금융사가 부담해야 하는 인적, 물리적 책임의 범위를 확대하고 나서면서 단순히 ‘면피’용의 IT투자 전략으로는 한계가 오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과거의 경험상 보안 투자의 강화는 금융권의 IT투자 분위기에 긍정과 부정적인 효과를 미친다. 일종의 풍선효과때문인데, 보안투자가 강화되면 그만큼 그 이외의 IT투자 여력은 줄어들게 된다

◆핀테크 투자? 아직 관망중 = 최근 디지털 금융 시장 활성화에 정부가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면서 핀테크 등 신규 시장에 대한 선택적인 투자도 중요해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핀테크 등 신사업의 경우 주요 금융회사들이 IT 부서 예산보다는 현업에서의 사업비 책정이 이뤄지고 있어 IT부서에 걸리는 부담은 적은 상황이다.

이와관련 한 은행 IT관계자는 “IT부서 자체로 ‘핀테크’를 명목으로 한 예산 책정은 없다”며 “다만 마케팅 등 현업 부서에서 핀테크로 볼만한 파일럿 프로젝트에 예산반영이 요청된 것은 있다. IT부서에는 이에 대한 IT인프라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넓게보면, 핀테크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금융권이 구체적으로 투자 모델을 찾게될 경우, 대형 금융회사들 중심으로 치열한 선점 경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아직은 잠잠하지만 사안의 폭발성측면에선 핀테크를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IFRS(국제회계기준), FDS(사기방지시스템) 등 컴플라이언스 과제는 금융사들이 매년 풀어야 하는 숙제다. 특히 보험업계의 경우 IFRS4 2단계 도입을 위해 오는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지급여력(RBC) 필요자본 수준을 강화하는 내용 등 개정 내용이 있어 이를 반영하는 시스템 조율 사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FDS의 경우 금융당국이 대부분 모든 금융회사에 시스템 도입 및 전담조직 구성을 권고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회사 자체적으로도 선제적인 전자금융사고 방지를 위해 FDS 구축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올해 FDS 구축 시장이 전 방위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IT통합, IT아웃소싱 확대 기조 전망 = 지난해 활발히 전개된 금융사 인수합병에 따른 시스템 통합 사업도 올해 금융권의 주요 사업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하나은행-외한은행과 같이 물리적 시스템 통합이 일어나는 금융사가 있는 반면 경남은행, 광주은행처럼 투뱅크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금융그룹 차원의 싱글뷰 시스템과 통합리스크관리 고도화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매년 금융권 IT시장을 견인해 온 차세대시스템 사업의 경우 올해도 시장을 일정부분 견인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업은행 포스트차세대 시스템 오픈을 마지막으로 1금융권 차세대의 경우 대부분 마무리 된 상황이지만 올해 통합 산업은행의 차세대시스템 사업과 우리은행의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컨설팅 사업이 진행될 계획이다. 

증권및 금융투자업종의 경우 일부 차세대시스템 사업도 진행될 예정이지만 그보다 IT아웃소싱 전략에 우선순위가 쏠릴 전망이다. IT 서비스업체 관계자는 “IT 투자비용 고민을 하고 있는 중견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IT아웃소싱 논의가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독자 시스템 구축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힘써왔던 증권사들이 증시불황 탓에 신규 IT투자 여력이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각 금융업종 별 모바일 금융 전략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최근 디지털 마케팅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각 금융사들은 타겟 마케팅 혁신 전략 수립에 전념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찾아가는 금융서비스(ODS) 활성화와 맞물려 모바일이 금융회사 내부 업무는 물론 외부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고도화 사업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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