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조급증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 CEO들을 소집했다. 법 시행 이후 후폭풍에 대한 책임을 사업자들에게 돌리는 모양새다. 미래부 장관은 ‘특단의 대책’까지 거론했다.

무엇보다 10월 시행된 단말기유통법이 이제 겨우 3주차에 접어든 상황을 감안하면 정부가 지나치게 조급증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스스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요금 및 단말기 출고가격 인하라는 목표를 세웠지만 안팎의 비난에 스스로의 원칙을 무너뜨리고 있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17일 오전 7시 단말기 유통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통신3사 및 제조사 CEO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단통법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행동으로 보여달라”며 “취지와 다르게 기업 이익만을 위한다면 정부가 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준 위원장도 “소비자와 판매점 등이 어려운데 앞으로 효과만 얘기할 수 없게 됐다”라며 “기업이 이윤 추구가 목적이지만 이렇게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면 신뢰를 잃게 되고 신뢰를 잃으면 최종적으로는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단통법 혼란을 통신사와 제조사 탓으로 돌렸다.

현재 단통법이 시행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다. 아직 법의 성패를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통사가 얼마나 이익을 봤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데 있다. 보조금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과열경쟁 상황과 비교해서다. 냉각기와는 비슷한 셈인데, 그렇다면 저가요금제, 자급제 단말기를 이용하는 이용자는 얼마나 혜택을 봤는지 등 전체적인 플러스 마이너스에 대한 결과를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양희 장관이나 최성준 위원장 모두 스스로 법이 실효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한 통신사 임원은 “이제 법이 시행된지 3주 밖에 안됐다”며 “이통사 배불리는 정책이라고 하는데, 만약 이익을 통신사가 이익을 꿀꺽한다면 그걸 정부나 정치권, 시민단체 등이 가만히 보고 있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간담회 참석 전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역시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단말기유통법이 통신사 배만 불리는 정책이라는 지적에 “나는 배가 고프다”며 “이통사 배 불리는 정책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안정상 새정치민주연합 수석전문위원도 “정책은 자기들이 만들어놓고 부작용은 책임질 생각 안하고 기업들에게 전가시키려 한다”며 “전형적인 관치”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동안 방통위는 수년간 이통사 CEO들에게 보조금을 줄일 것으로 요청했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보조금을 늘릴 것을 요구하는 모양새가 돼 오락가락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결국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통신사 및 제조사 대표들은 “정부가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 각 사별로 상황에 맞는 장‧단기적 대책을 마련하여 추진하겠다”고 응답했다. 앞으로 어느 수위에서 성의표시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이번 주 국정감사에서 최양희 장관, 최성준 위원장이 호되게 질책을 받은 점을 감안하면 이달 27일 예정된 미래부 확인감사 전까지는 사업자들의 대책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최양희 장관의 “특단의 대책” 발언은 정부가 스스로 만든 법에 대한 확신을 버리고, 기업의 손목을 비틀어 정책실효성을 담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게됐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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