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 뒤 새롭게 꾸린 반올림 교섭단. 사진 왼쪽부터 이종란 노무사, 공유정옥 의사, 김시녀씨, 황상기씨, 임자운 변호사.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측이 교섭단 분열의 책임을 “삼성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반올림과 결별한 뒤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를 꾸린 직업병 피해의심 당사자 및 가족 6인(송창호·이선원·김은경·정희수·유영종·정애정)은 정작 “분열 책임은 우리 의견을 묵살한 반올림에 있다”고 일갈했다. 삼성 측도 이 같은 반올림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4일 반올림은 홈페이지에 게재한 ‘제7차 교섭 결과에 대한 반올림의 입장’에서 “교섭단 분열의 가장 큰 책임은 삼성에 있다”며 “6차 교섭에서 일부 피해가족들이 삼성의 입장(우선보상 및 기준 마련)을 수용하겠다고 하면서 반올림 교섭단 내 분열이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 대표 송창호씨는 “그간 반올림 측은 실제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의견을 묵살했다”며 “(그간 우리 의견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반올림에서) 저희 의견이 사라지고, (삼성 측 제안 수용으로 인해서) 저희들도 사라지는 게 두려워 우리 목소리를 내게 됐다”라고 결별 이유를 밝혔다. 반올림이 당사자 주장을 배제했다는 정황 증거는 대책위 소속 정애정씨의 기고글 “나는 삼성과 교섭하는가? 반올림과 교섭하는가?”에서도 정확히 드러난다.

결별의 결정적 원인도 반올림이 제공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반올림 측 활동가인 임자운 변호사는 이들이 삼성 측 제안을 수용하자 “치료비는 알아서 받고 (반올림에서) 나가라”고 통보했다. 임 변호사는 이후 해당 사실이 보도되면서 사태가 커지자 “그런뜻이 아니었다”며 사과를 건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올림 측 표현인 ‘일부 피해가족들’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반올림 측 교섭단에 속한 직업병 피해의심 당사자(가족)는 교섭대표인 황상기, 김시녀씨 2명 밖에 없다. 대책위는 6명으로 구성돼 있다. 대책위에 속한 정희수씨는 전화통화에서 “(반올림이) 말로는 ‘조속한 대응’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삼성이 받아들일 수 없는 협상안을 들이밀며 이슈화에만 몰두했다”며 “반올림이라는 조직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반올림 측 내부 분열이 “삼성 때문”이라는 주장에 황당스럽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백수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전무는 3일 오후 7차협상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반올림은 대다수 가족과의 사이에 발생한 균열의 책임을 저희에게 돌리려 했으나, 저희는 이같은 상황의 원인은 가족의 요구를 외면한 반올림에게 있음을 분명히 했다”며 “앞으로 더 이상 사실과 다르게 협상 지연이나 균열의 책임이 회사에 있다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되풀이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고 말했다.

7차 협상은 반올림 측이 입장이 다른 가족 6명과 함께 협상할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협상장을 떠나면서 1시간 30분 만에 끝이 났다. 이번 분열로 반올림은 삼성 직업병 피해 의심 당사자를 구제해주는 단체로서 대표성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올림이 삼성에 분열 책임을 전가하려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는 지적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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