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주파수를 둘러싼 논란이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과거 통신, 방송업계간 힘겨루기는 정부조직개편으로 미래부, 방통위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특히, 그동안 할당대상에서 소외됐던 재난통신망에 700MHz 주파수 할당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통신, 방송업계간 주파수 힘겨루기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긴급진단’을 통해 최근 나타나고 있는 700MHz 주파수 논란을 분석해보고 바람직한 대안 및 정책방향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주파수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공세가 갈수록 매섭다. 최근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용도로 결정한 대역폭에 대해 원점에서 재논의하자는 주장이 나오면서 700MHz 주파수 논란도 과거와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합리적인 용처를 결정해야 할 정부부처도 논란의 소용돌이 중심에 있다. 정부조직개편으로 주파수 정책이 통신은 미래창조과학부, 방송은 방송통신위원회로 쪼개지면서 부처간 미묘한 힘겨루기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700MHz 주파수가 뭐길래 이처럼 통신, 방송 시장을 시끄럽게 하는 것일까.

적은 비용으로 고효율…방송통신 모두에 최고인 황금주파수=700MHz 주파수는 원래 지상파 방송사들이 방송용으로 사용하던 대역이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채널재배치 계획으로 108MHz폭이 회수된 것인데, 2012년 1월 40MHz폭만 이동통신용으로 결정됐을 뿐 전체 용도는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40MHz폭이 이동통신용으로 결정됐지만 당시 큰 논란은 일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 국가에서 통신용으로 할당하고 있는데다 남은 대역폭에 대한 용도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사들도 전체 108MHz를 요구하지 않았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초고화질(UHD) 방송을 위해서는 54MHz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즉, 반씩 나눠쓰자는 얘기로 볼 수 있다.

반면, 통신업계는 늘어나는 데이터 트래픽을 감안할 때 전 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저대역 주파수일수록 효율성이 높다. 적은 투자비로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1GHz 이하 대역을 흔히 황금주파수 대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기에 108MHz폭이 한꺼번에 나오는 것도 오랜만이다. 파편화된 주파수를 묶어서 쓰는 것보다 연결돼있는 주파수 효율성이 더 좋다. 통신, 방송 업계 두 곳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주파수다.

◆재난통신망 20MHz 할당 가능성 높아져=하지만 올해 들어 700MHz 주파수를 둘러싼 논쟁에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세월호 참사로 인해 탄력을 받게 된 재난안전통신망 사업이다.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사건으로 추진된 재난통신망 사업은 10년이 넘도록 기술방식, 사업비 논란으로 결실을 맺지 못하다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재난통신망 사업을 추진하던 안전행정부는 그동안 주파수 소관부처(방통위, 미래부)에 꾸준히 700MHz 주파수 할당을 요구해왔지만 통신, 방송업계 논쟁으로 후순위에 머물러있었다.

하지만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현재 사회 분위기를 감안할 때 700MHz 주파수 할당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재난통신망의 통신방식과 주파수를 결정하는 역할을 맡은 미래부는 최근 재난통신망에 700MHz 주파수를 요청하기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가능성이 낮아보였던 재난통신망에 700MHz 주파수 할당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상파 방송사들도 분주해졌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의 정책 뒤집기 발언도 이러한 상황에서 나왔다. 본인이 속해 있는 조직이 내린 결정을 뒤집자고 했으니 지상파 방송사 특혜 논란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최근 최 위원장은 언론 등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한 걸음 물러서기는 했지만 정책뒤집기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얼마 전 한국언론학회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통신용도 결정 자체가 위법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래부에서는 적법한 과정을 거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전히 분쟁 가능성은 남아있다. 방송과 통신의 힘겨루기는 사업자를 넘어 관(官)계로 확대되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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