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인텔이 태블릿 칩 출하량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 유력 태블릿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업체인 록칩(Rockchip)과 손을 잡았다. 이번 제휴로 인텔은 자사 x86 아키텍처의 저가형 태블릿용 프로세서를 록칩에 제공하고, 록칩은 이를 중국 내 고객사에 판매하게 된다.

인텔은 27일(현지시각) 중국 록칩과 저가 태블릿 칩을 공동 판매하는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텔은 올 하반기 모뎀칩을 통합한 태블릿용 시스템온칩(SoC) 소피아(SoFIA)를 선보일 계획이다. 우선 듀얼코어+3G 모뎀을 통합한 소피아를 먼저 출시하고 내년에는 쿼드코어 아톰+3G 모뎀으로 라인업을 확대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롱텀에볼루션(LTE) 모뎀을 통합한 소피아도 출시할 예정이다. 록칩은 인텔과 함께 이들 소피아 SoC 제품군을 판매하게 된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제휴로 인텔 프로세서는 글로벌 태블릿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제2공급사’ 지위를 허락하지 않는 인텔이기에 이 같은 제휴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과거 진대제 전 삼성전자 사장은 인텔의 3대 최고경영자(CEO)인 앤디 그로브에게 “인텔 칩의 제2공급사가 되고 싶다”는 뜻을 전했지만 “우리 기술을 훔쳐갈 심산이냐”며 그 자리에서 거절당했던 적이 있다. 더욱이 록칩은 ARM 아키텍처의 AP를 만들어서 파는 업체다. 그 만큼 다급하다는 의미다. 소피아 칩은 인텔 공장이 아닌 TSMC의 공장에서 생산된다. PC 시장 침체로 2년 연속 마이너스 매출 성장세를 겪고 있는 인텔에 ‘우리 제품은 우리 공장에서 만들고, 오로지 나만 판다’는 자존심은 이미 없어진 것이다.

인텔이 노리는 건 중국 내 태블릿 시장 점유율 확대다. 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록칩은 1380만대의 태블릿 AP를 판매해 5.6%의 점유율로 애플(31.8%), 올위너(10.5%), 삼성전자(8.3%), 퀄컴(7.8%), 텍사스인스트루먼트(6.1%)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업계에선 록칩이 태블릿 AP 대부분을 중국 현지 시장에서 소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텔은 록칩과의 제휴를 통해 복잡하게 얽혀있는 중국 내 공급망 정보를 수집할 것으로 보인다. EE타임스는 시장조사업체 인사이트64의 수석연구원인 네이던 브룩우드의 말을 인용해 “이번 제휴는 공동 설계보다는 중국 내 태블릿 칩의 판매를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내 태블릿 AP 공급량 1위 업체인 올위너가 아닌 록칩과 제휴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1위 보단 2위와 협상이 잘 풀릴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인텔이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업계의 첫 파운드리(위탁생산) 파트너로 1위 자일링스 대신 2위인 알테라를 끌어들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크르자니크 CEO는 “이번 협력과 관련해 인텔이 록칩에 투자하거나 자금을 지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텔은 올해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4000만대의 태블릿용 프로세서를 출하할 것이라고 목표치를 제시한 바 있다. PC 시장이 침체되자 태블릿 제품군으로 돌파구를 뚫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ARM 제품 대비 경쟁력이 떨어져 쉽지 않은 실정이다. 최근 이 회사는 태블릿 프로세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돈보따리(보조금)’를 풀어 제품을 밀어내고 있는 중(관련기사)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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