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삶과 문화란…경험자들 얘기 들어보니

2014.03.26 10:10:51 / 이대호 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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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리콘밸리 한국인 모임 K그룹(K-Group) 초청 강연 개최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인접한 첨단산업의 중심지이자 인터넷 산업의 기술 혁신지로 유명한 실리콘밸리에서의 삶과 문화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5일 네이버 분당사옥 그린팩토리에서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K그룹(K-Group)의 초청 강연이 개최됐다. K그룹은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모임으로 이날 행사 마지막 순서에 기업별 문화와 현지에서 겪는 다양한 경험에 대해 집중적인 발표가 진행됐다.

윤종영 K그룹 공동대표(페이스북 IT컨설턴트), 유호현 트위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에릭 김 스트림라이저 창업자(전 넷플릭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허린 인텔 하드웨어 엔지니어, 김나영 어도비 UX디자이너, 서준용 징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마지막 발표에 나섰다.

◆일할 수 있는 무한의 자유가 주어지는 곳=이날 엔지니어들의 발표를 종합해보면 실리콘밸리는 “일할 수 있는 무한의 자유가 주어지는 곳”이다. 현지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일하기 편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높은 급여와 눈이 뜨일만한 최고의 복지도 이 같은 이유에서 제공된다고 볼 수 있다.

윤종영 페이스북 IT컨설턴트는 프로젝트 예산으로 50만달러(약 5억3000만원)를 요구했는데 허가를 받기 위한 절차가 따로 없다는 것에 놀란 일화를 공개했다. 윤 컨설턴트는 “절차에 상관하지 않는다. 조직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본인이 예산을 신청하고 승인했던 사례를 전했다.

윤 컨설턴트는 “(페이스북에선)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모든 장비와 복지는 다 최고급으로 한다. 일인당 식비만 1500만원을 쓴다”고 말했다. 그는 “일할 수 있는 자유와 그것을 위한 지원도 무제한”이라며 “최대한 퍼포먼스(성과)를 내면서 딴 생각을 안 하도록 일만 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에릭 김 스트림라이저 창업자(전 넷플릭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넷플릭스 입사 후 첫 출근을 하자 업무용 책상에 맥북프로 17인치와 애플시네마디스플레이, 리눅스 서버가 설치돼 있고 컴퓨터 2대가 자신의 장비로 따로 주어진 것을 보고 놀랐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창업자는 “넷플릭스에 가면 일할 수 있는 엄청난 자유를 누릴 수 있다”며 “업무에 필요한 것이면 컴퓨터든 SW든 보스의 허락 없이 내손으로 주문 가능하다”고 업무 지원에 제한이 없는 기업 문화를 설명했다.

◆철저한 성과주의 그리고 낮은 고용 안정성=이날 발표자들은 실리콘밸리에서의 업무가 대단히 자유롭고 파격적인 지원이 뒤따르는 것만큼 성과도 내야한다는 것에 한 목소리를 냈다. 또 성과를 내지 못하면 언제나 해직 통보를 받을 수 있는 실리콘밸리의 낮은 고용 안정성에 대한 현황도 전했다.

윤 컨설턴트는 페이스북에 대해 “대단히 빨리 움직이는 조직”이라며 “빨리 안하면 바보가 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노조가 있는 회사를 본 적이 없다”며 “입사할 때 회사가 언제든지 자를 수 있고 본인이 그만둘 수 있다는 서류에 사인을 해야 한다”고 현실적인 고민을 꺼내 놨다.

에릭 김 창업자는 “넷플릭스는 특징 중 하나가 시니어급 경력을 뽑기 때문에 입사하자마자 퍼포먼스를 본다”며 “내부 경쟁이 치열하고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수시로 나간다. 2년 이상 계신 분들이 없다”고 기업 내 분위기를 전했다.

서준용 징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징가의 문화에 대해 “성과를 내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고 그렇지 못한 조직이나 개인에겐 채찍을 잘 내리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매출이 좋으면 팀 전체를 하와이나 라스베이거스에 보낸 사례가 있는 반면 1년 6개월여 징가 근무기간 동안 대규모 감원을 3번 목도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선 실리콘밸리의 낮은 고용 안정성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도 나왔다.

김나영 어도비 UX디자이너는 “아주 정직하게 퍼포먼스 중심으로 잘려나간다”며 “약간의 긴장감의 형성되는 문화”라고 생각을 밝혔다. 김 디자이너는 또 “그곳에선 한 회사에서 평생 일해야지 이런 마인드가 아니고 다른 곳으로 가면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고 모든 사람들이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호현 트위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도 “미국에선 잘려도 불쌍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여기에선 안 맞지만 다른 곳에 가서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서준용 엔지니어는 “높은 연봉 수준과 좋은 환경들이 이러한 유연한 고용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실리콘밸리의 기업 문화를 설명했다.

◆높은 연봉과 살인적 물가가 공존하는 곳=실리콘밸리는 엔지니어들의 높은 연봉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현지의 근무자들은 그에 비례한 살인적인 물가 수준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유호현 엔지니어는 “샌프란시스코는 기본 연봉이 1억이 넘는다고 보면 된다”며 “그러나 비용이 많이 들어서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세금이 소득의 38%를 차지하는데다 방 하나가 딸린 20여평 주택 월세가 300만원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유 엔지니어는 “원룸 월세가 200만원”이라며 “식당에 둘이 가면 4~5만원은 기본으로 나온다”고 전했다. 이에 김 디자이너도 “세금도 그렇고 집값 등 물가가 살인적으로 비싸다”고 덧붙였다.

김 창업자는 “넷플릭스에선 대부분 시니어급 이상을 뽑기 때문에 10만불이 많은 연봉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넷플릭스에서 엔지니어 기준으로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았지만 그에 비례해 업무 강도가 대단히 높다”면서 “한국에서 선임연구원으로 1억 연봉만 받으면 주저 없이 간다”고 우스갯소리도 더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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