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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올림픽공원 시위, 진영 간 헤게모니 다툼 안 된다

극단적 주장 배격하는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 귀울여야

올림픽공원 현장을 찾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사진>대한체육회

6·3지방선거 용지 부족 사태로 시위대가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1주일 이상 봉쇄하면서 체육계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단에 전달해야 할 훈련 장비와 물품 반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가 하면 국제대회 참가 준비를 위한 행정 업무도 제약받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1일 문화체육관광부 주재로 핸드볼경기장 입주 회원종목단체들과 긴급 대책회의를 한데 이어 12일에는 일본 출장 중이던 유승민 회장이 일정을 앞당겨 귀국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였다.

체육회에 따르면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종목단체 직원들의 출입이 제한되면서 지도자 급여 지급과 회계 처리, 아시안게임 대비 국가대표 훈련 지원, 70여개 종목 체육지도자 실기·구술 자격 검정 등 행정 서비스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세금 납부도 제대로 하지 못할 지경이라고 하니 방관만 할 일은 아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엉망진창 선거 관리가 속속 드러나면서 이를 규탄하는 목소리는 전국 대학가로 확산되고 있다.

6·3 지방선거뿐 아니라 2년 전 총선에서는 2000표가 넘는 멀쩡한 유효표가 무효표로 처리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번 선거에서도 전라북도에 이어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개표 결과 입력 오류가 확인됐다. 말문이 막힌다.

선거 관리 부실이 추가로 나옴에 따라 재선거 요구 또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서울 잠실 시위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내 사무실을 둔 체육단체 임직원 150여명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누구와 싸우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이지 않았다. 그저 우리의 일터로 돌아가게 해 달라고 호소하기 위해 섰다"고 밝혔다. 공권력 투입 마지노선은 이미 지났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핸드볼과 펜싱 등 9개 종목 입주 단체들은 3차례에 걸쳐 출입을 협의했으나 시위 인파에 막히거나 결렬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위 참가자 4명을 감시자로 붙여 경기장 내부에 진입하라는 요구도 있었다고 한다.

현장 치안을 책임지던 송파경찰서장은 지난 9일 지병 악화로 정상적인 현장 지휘가 곤란하다는 이유로 면직을 신청해 업무 공백이 우려된다. 현장 대응 부실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

대한펜싱협회는 아시아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시합 장비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지난 5일에는 시위대가 핸드볼경기장 안에서 내부에 갇힌 체육단체 직원과 취재진에게 명함이나 신분증 등으로 신원을 확인하고 이동을 허용하기도 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휘관 공백으로 인한 시위 현장 관리에 소홀함이 없게 해야 한다.

지난 10일 밤 올림픽공원 일대에서는 대표적인 부정선거론자들이 모여 지방선거 투표 용지 부족 사태로 부정선거가 증명됐다고 주장하면서 재선거를 요구하기도 했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11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 송파, 강남, 서초, 광진, 동작구선관위 등 모두 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영장에는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과 허철훈 전 사무총장 등 10여명이 피의자로 적시돼 있어 직무유기 등 혐의로 사법처리될 지 여부가 주목된다.

과격한 시위는 투표지 부족 사태의 진상을 밝히는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식했으면 한다. 검경 수사와 앞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국정조사나 특검 등을 차분히 기다리는 것이 진상 규명을 위해 현명한 대처일 것이다.

유권자나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일부 후보는 재선거를 위한 선거소청을 했거나 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소청은 선거무효소송의 전 단계로, 선거일부터 14일 이내에 선관위에 제기할 수 있고, 선관위는 60일 이내에 인용이나 기각 또는 각하 여부를 결정한다.

선관위가 대대적인 강제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표 차이가 적게 난 지역에서 부분 재선거가 이뤄질 수 있을 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제도적으로는 소청인이 선관위 결정에 불복하면 10일 이내에 법원에 소송을 낼 수 있기에 긴 호흡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사태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이나 성명 발표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부정선거론처럼 극단적인 주장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청년들의 문제 제기는 좌우 또는 여야의 문제가 아니라 참정권 훼손의 문제로, 진영 논리로 소비되거나 정쟁의 도구로 사용돼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빌미로 각 자의 셈법에 따라 정치적 계산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를 배격한다고 밝히고 있다.

선관위는 이미 신뢰를 잃었다. 공정을 중시하고 이념 세력과 거리를 두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과격 시위는 자제하는 것이 선관위 개혁에 도움을 준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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