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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화재가 드러낸 'DR 공백'…"이제는 국산 기술로 설계할 때"

[인터뷰] 노현태 파이오링크 인프라사업본부장

노현태 파이오링크 인프라사업본부장 [사진=파이오링크]
노현태 파이오링크 인프라사업본부장 [사진=파이오링크]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는 "설마"하고 미뤄온 국내 재해복구(DR) 체계 빈틈을 여실히 드러냈다. 공공에서는 '예산 부족', 민간에서는 '비용 대비 효율'을 이유로 미뤄왔지만 통합 DR 체계 없이 대규모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종이 울렸다.

특히 시스템과 네트워크 단에서 애플리케이션전송컨트롤러(ADC) 기반 글로벌서버로드밸런싱(GSLB), 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HCI), 보안으로 구성된 DR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잘 알려진 외산 제품의 경우 도입 가격이 비싸고 국내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어려움이 있어 DR 구축을 미루는 움직임은 여전하다.

네트워크부터 보안까지 자체 기술을 개발해온 파이오링크는 비용과 기술력 측면에서 국산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디지털데일리>는 노현태 파이오링크 인프라사업본부장을 만나 국내 DR 현주소와 전략을 들어봤다.

◆ 데이터센터 화재로 멈춘 韓…공공 DR, 구조적 한계 부상

노현태 본부장은 국정자원 화재가 공공 DR 체계에 시사점을 남겼다고 밝혔다. 그는 "몇 년 전에도 한국에서 데이터센터 화재로 일명 '국민 메신저'가 장애를 겪는 일이 있었다"며 "민간기업 피해만으로도 어마어마한 파장이 있다는 점을 배웠지만, 몇 년 후 나라 전체가 흔들린 공공 피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공에서는 DR 체계를 고도화하는 작업이 더뎠다. 정보기술(IT) 예산 중 DR 비중이 크지 않았던 탓이다. DR은 미래에 발생할 사고를 대비하는 일종의 '보험' 같은 성격이 크기 때문에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향이 있다.

일단 정부는 국정자원 화재를 계기로 디지털 정부 인프라 취약점을 되돌아보고 정보시스템 이중화 방식을 전면 재설계할 방침이다. 노 본부장은 "이중화는 작은 단위 장애를 복구하면서 서비스 연속성을 유지해 준다면, DR센터는 동일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인프라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동작하는 모든 것을 쌍둥이처럼 복사해 동일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정자원 DR센터도 지역별로 분산돼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노 본부장은 "시스템뿐만 아니라 인프라도 별도 구축해야 하고, 소프트웨어적인 개발도 필요하기 때문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작업"이라며 "금융기관의 경우 데이터와 서비스 민감도가 있는 부분에 DR을 구축하고 있지만, 공공은 예산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DR센터를 운영할 공간은 마련했지만 서비스를 동일하게 구현하기까지 한계가 이어지는 실정"이라고 부연했다.

노 본부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DR 체계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했을 것으로 봤다.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를 구축할 때 DR을 기본 요소로 탑재하는 방향으로 인식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 본부장은 "공공은 (데이터센터와 같은) 환경을 갖출 때 DR 체계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며 "단순히 시스템 하나를 구축해 서비스를 개통하는 개념을 넘어, 이번 화재를 교훈 삼아 DR를 함께 설계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현태 파이오링크 인프라사업본부장이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파이오링크]
노현태 파이오링크 인프라사업본부장이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파이오링크]

◆ 외산은 못하는 국내 최적화…국산 ADC·HCI로 채우는 'DR 공백'

그러나 국내 DR 체계는 외산 솔루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특징이다. 그러나 구축 비용이 높고 국내에 최적화된 정책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국산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 본부장은 "특히 시스템 영역의 경우 서버·스토리지 등 데이터를 저장하는 부분에서 외산 비중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네트워크 인프라와 보안은 다르다. 노 본부장은 "네트워크 인프라 영역은 25년 전만 하더라도 외산이 독점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파이오링크가 선두를 달리고 있고 국산 비중도 커지는 추세"라며 "보안도 국산화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산 대비 국산 장점은 무엇일까. 노 본부장은 "DR을 구축할 때에는 기본적으로 서비스에 대한 전체 흐름을 다 이해해야 한다"며 "단독으로 서비스를 구현하는 게 아니라 연계가 돼 있기 때문인데, HCI 안에 구축을 한다고 가정하면 각기 다른 고객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랬을 때 외산의 경우 고객 요구를 맞춘다기 보다 스탠다드(Standard)한 기능을 제공하고 고객이 여기에 맞춰 설계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제공한다"며 "반면 국산을 고객 설계에 맞춰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이 경쟁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이한 파이오링크는 ADC 제품을 필두로 회사를 설립했고, 웹방화벽을 중심으로 네트워크 보안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다음 네트워킹과 보안을 결합한 보안 스위치를 출시했고 시스템 영역으로 넘어간 HCI 제품을 선보이며 사업을 확대했다.

대표적으로 GSLB 기능을 탑재한 국산 ADC 'PAS-K'가 있다. PAS-K는 트래픽 부하분산, 이중화, 가속, 장애 감지 기능을 제공하고 L4·L7 로드밸런싱을 제공해 데이터센터 안정성을 위한 인프라를 지원한다. '팝콘(POPCON) HCI'도 주력 제품이다. 팝콘 HCI는 영구 라이선스로 비용 부담이 적어, VM웨어와 같이 구독 정책을 펼치는 외산 제품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멀티 인프라 환경을 제공하고 운용과 관리가 간편하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 공공에서 두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기업 및 금융, 병원에서도 관심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노 본부장은 "파이오링크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최적화된 전문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DR 기능을 지원한다는 것은 실시간 데이터 백업은 물론 가상화돼 있는 가상머신(VM)에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쪽으로 이를 넘겨 서비스가 운영될 수 있게끔 하는 개념"이라며 "여기에 원격지에 연결해 실시간 복구가 가능하게 해 전체적으로 이원화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파이오링크는 네트워크 측면에서 GSLB를 탑재한 ADC를, 시스템 측면에서 HCI를 갖춰 DR센터에 필요한 필수 요소를 완성했다. 노 본부장은 "파이오링크는 외산보다 더 많은 기능을 갖고 있지 않지만, 기능이 많다고 해서 좋은 제품인 것은 아니다"라며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표현했다.

여기에 클라우드 보안 스위치 기술력도 더하고 있다. 노 본부장은 "통상 외산은 보안 기능을 스위치에 탑재하지 않는다"며 "파이오링크는 다양한 스위치를 단일 컨트롤러에서 제어하는 방식으로 외산에서 할 수 없는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특화돼 있다"고 자신했다.

노 본부장은 DR센터 구축에 관심이 있다면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대부분 (DR체계를 구축할 때) 데이터 손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백업 환경을 우선시하곤 하는데, 그러다 보니 전체 서비스를 전환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미비한 점이 있다"며 "주요 서비스부터 구간 전체를 전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해 단계적으로 접근할 때"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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