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속 금융점포…어색하지만 폭발적인 잠재력 [기획/2022년 금융IT-채널혁신③]

박기록 2022.08.18 15:24:32

금융산업에 있어서 ‘메타버스’(Meta-Verse)는 사실 일반인들이 생각보다는 것보다 훨씬 더 흥미로운 이슈다. 

메타버스라는 개념을 통해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공간(空間)이 펼쳐지고, 거기에 새로운 형태의 금융서비스의 역할이 필수적으로 뒤따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선보인 주요 메타버스 플랫폼의 특징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경향은 더욱 뚜렷해 진다.  

마치 ‘다중 우주이론’의 개념처럼, 메타버스는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무한히 복제시키고, 이와 동시에 그 복제된 공간만큼 금융 서비스를 동시에 급팽창시킬 수 있다. 이론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투자금융회사인 JP모건이 선보인 메타버스금융 플랫폼 'ONYX'의 사례처럼, 금융회사가 가상세계(공간)을 지배하면 그에 따른 비즈니스 기회도 무한하게 창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최근 오프라인 금융 점포를 크게 줄여나자고 있는 국내 금융권이 이를 대체하는 방안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것은 현단계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금융실명제의 문제 등 제도적으로 손봐야할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대신 은행권은 인공지능(AI)뱅커의 도입을 통해 기존 오프라인 금융 점포 및 채널 서비스 부문을 보강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AI뱅커를 통해 ▲입출금 통장 개설 ▲예ㆍ적금 통장 개설 ▲잔액 및 잔고 증명서 발급 ▲신용대출 신청 ▲예금담보대출 신청 등 대출 업무까지 사람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메타버스'에 맞는 금융서비스 모델은 따로 있다”   

메타버스는 무엇보다 가상공간, 메타버스에 친숙한 MZ세대 등에게는 중요한 채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다만 1년전과 비교해 국내 금융권에서는 ‘메타버스’가 많이 친숙해지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효용 수단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소한 1~2년은 더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금융 메타버스’가 새로운 금융플랫폼 모델로서 생각보다 빠른 진화를 보이지 못하는 기저에는 메타버스를 기존 금융권의 영업점 점포를 대체하는 개념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즉, 기존 금융회사 온오프라인의 영업점 역할을 그대로 메타버스 공간으로 수평이동시키겠다는 집착때문에 진전이 더디다는 지적이다. 

결국 금융 메타버스가 할 수 있는 ‘금융 영업점 점포’로서의 역할은 기존의 관념에서 다르게 접근해야만 그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열린다. 

이러한 새로운 메타버스 금융의 미래 역할을 제시한 사례중 하나가 NH농협은행의 ‘독도버스’다. '독도버스'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제시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의 가치는 따로 설정돼 있다.

'독도버스'의 참여자들은 새로운 형태의 메타버스 공간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자신의 스토리를 빌드업해 가는 과정을 즐긴다. 여기에서 금융의 역할은 오히려 제한적이다. '도민권'이라는 강력한 인센티브 요소가 존재하지만 그 자체로 금융이라고 할 수는 없다. 

메타버스를 벗어나 실제화된 금융서비스는 기존에 구축된 농협은행의 서비스 프로세스를 이용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고객과 메타버스 공간에서 접점 기회를 꾸준히 가져갈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실제로 이번 '8.15 독도버스' 그랜드 오픈 행사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참여자들이 뜨거운 호응을 보냈는데, 이는 '공간'으로서의 본원적 역할에 일단 충실했기때문으로 평가된다.  

차후 금융과 어우러진 생활 플랫폼과 재테크 정보, 여행 및 취업, 교육 정보 등을 메타버스에서 자연스럽게 제시될 수 있으면 그 자체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결국 은행들이 기존 영업점 역할의 보조적 기능, 또는 ‘가상현실 세계에서의 은행의 역할’을 합리적으로 찾아내고 설정한다면 메타버스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금융 메타버스 모델, 아직 정답은 없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이같은 메타버스 점포에 대해 정형화된 모델은 없다. 지난 1년여간 실험이 본격적으로 시도됐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마다 각자의 관점에서 창의적인 메타버스 점포 모델을 만들어 내고 있고, 이는 2금융권으로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12월 6일 글로벌 메타버스 전문업체인‘오비스(oVice)’와 함께 메타버스 공간에서 소상공인들이 실제 업무를 볼 수 있는 ‘우리메타브랜치’를 처음 선보였다. 이는 기존 ‘우리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를 메타버스로 구현한 것이다. 

전담직원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정책금융대출, 상권·입지 분석, 각종 사업계획 수립 지원 등 소상공인을 위한 1대1 맞춤 컨설팅을 제공한다. 상담 및 컨설팅 채널로서의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것으로, 대체로 이같은 수준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11월말, 가상현실(VR)기술을 활용한 ‘KB 메타버스 VR브랜치’ 테스트베드를 구축했다. 이 또한 다양한 형태의 상담 기능 위주로 서비스를 특화했다. KB 메타버스 VR브랜치는 가상공간에 실감나는 영업점을 구축한 것으로,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기반의 UI와 인터렉션을 개발해 고객과 직원 아바타를 이용한 일대일 자산 상담이 가능하도록 했다. 

VR브랜치는 크게 인트로, 메인홀, 개인종합창구, VIP라운지로 구성됐으며 인트로는 미래 KB금융타운을 이미지화했고, VIP라운지에서는 직원 아바타와 상담을 통한 투자성향분석과 포트폴리오 설계를 체험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편의점 혁신점포를 메타버스 공간에 구현한 ‘GS25 X 신한 스토어’를 선보였다. 신한은행 향후 메타버스 플랫폼에 입점하게 될 편의점 공간을 미리 볼 수 있도록 제작했다 .

앞서 지난해 11월, 기업은행도 싸이월드제트와 업무협약을 통해 플랫폼내 메타버스 영업점 ‘IBK 도토리은행’을 오픈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은행측은 ‘IBK 도토리은행’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누구나 방문해 기업은행의 개인상품 및 서비스 체험이 가능한 은행권 최초 메타버스 플랫폼 영업점이란 점을 강조했다.

30년전, 일본에서 들여온 CD(현금지급기),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을 시작으로 국내 은행권은 끊임없이 점포 혁신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IT의 놀라운 발전으로 이제는 AI로 학습된 인공인간까지 등장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돌이켜보면 다양하게 시도된 점포 혁신 모델중에는 실패한 것들도 적지않다. 비록 겉은 화려해 보였지만 이 과정에서 다양한 오류와 실패가 있었다. 하지만 혁신은 본래 이러한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최적의 결과물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메타버스 모델도 다양화 속도… “MZ 고객이 타깃”
 
올해 국민은행은 대형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ZEPETO)에 ‘KB청춘마루 in 큽월드(KB world)’를 오픈했다. ‘KB청춘마루 in 큽월드’는 그동안 오프라인으로만 즐길 수 있었던 서울 홍대 거리의 랜드마크인 KB청춘마루 내부 전시와 루프탑 공간을 메타버스에서 체험해볼 수 있다. 

국민은행측은 ‘KB청춘마루’의 메타버스 오픈을 통해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어 더 많은 고객과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청춘마루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버스킹, 대관 등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가 전통적으로 취약한 2금융권에서는 ‘메타버스’가 중요한 마케팅 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NH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MZ세대 취향 반영해 테마파크 콘셉트로 ‘NH저축은행 가상세계’를 선보였다. 네이버Z의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ZEPETO)에 가상현실 맵 ‘FIC 뱅크 월드’를 오픈한 것이다. 메타버스 가상 공간을 통해 모바일금융 플랫폼 ‘NH FIC Bank(픽 뱅크)’와 브랜드의 인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12월 캐피탈업계 최최고 ‘메타버스 드라이빙 존’을 오픈했다. ‘제페토’플랫폼에 손님은 시공간의 제약없이 하나캐피탈이 제공하는 다양한 경험을 가상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