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차세대시스템' 추진은 언제쯤?…농협은행, '정보계' 착수 [기획/2022 금융IT-차세대③]

박기록 2022.07.12 11:40:06

* 본 기사는 <디지털데일리>가 7월초 발간한 [2022년 디지털금융 혁신과 도전]에 게재된 내용을 재편집한 것으로, 편집사정상 책의 내용과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
앞회에서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차세대시스템 전략을 비교해본 것처럼, 이제 국내 은행권 차세대스템 프로젝트의 방법론에는 정답이 없다. 

현재 가동중인 코어뱅킹(Core Banking)시스템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지만 그것이 주전산시스템 환경의 전면 교체와 같은 물리적인 변화를 포함하는 것인지, 아니면 소프트웨어적인 방법론을 이용해 대응할 것인지는 선택의 문제로 남았다. 

현재 국내 5대 은행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스케줄에 따라 차세대시스템 전략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과거와는 달리 동시다발적인 빅뱅식 차세대 추진으로 SI(시스템통합)실행 인력의 진공 상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하나은행은 지난 2009년5월, IBM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기반으로 주전산시스템을 전환한 차세대시스템의 가동에 들어간 바 있다. 당시 하나은행은 21개월(2007.8~2009.5)에 걸쳐 ‘팍스 하나’(Pax Hana)로 명명된 빅뱅 방식의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올해로 운영 14년차를 맞이하고 있다. 따라서 하나은행의 차세대시스템 착수 여부도 이제는 매우 중요한 관심사가 됐다. 다만 하나은행은 이후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기존 개발된 차세대시스템을 포함한 IT인프라 체계에 상당한 증설을 한 번 진행한 바 있다. 하나은행은 ‘팍스 하나’ 가동 7년 후인, 지난 2016년 1200억원을 들여 당시 외환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하나-외환 IT시스템 통합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합병 은행의 몸집에 걸맞는 수준의 대규모 IT시스템 증설이 진행한 것이다. 사실상 현재의 하나은행 차세대시스템은 2016년 당시의 증설로 인해 큰 부담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당시는 외환은행 노조의 ‘외환+하나’ 조기 합병에 대한 반발 등이 거셌다. 하나금융그룹은 합병 은행을 신속하게 출범시켜야한다는 내부적인 이유때문에 업무 시스템 전반에 대한 애플리케이션 고도화를 차분하게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따라서 하나은행도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질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같은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 ‘ICT 리빌드’의 개념이다. 하나은행은 향후 차세대시스템 혁신을 포함한 IT혁신 사업을 위해 올해 상반기 ‘ICT 리빌드’ 사업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하나은행이 지향하는 ‘ICT 리빌드’의 방향성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제시되지 않았다. 

기존 유닉스기반의 주전산시스템을 x86기반으로 전환하는 등의 시스템 혁신을 포함하고, 여기에 코어뱅킹 아키텍처에 대한 재구축 등의 얘기는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은 단계지만 ‘ICT 리빌드’의 실체가 보다 윤곽이 드러나면 이 부분도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은행 "정보계차세대시스템 착수, 2023년 8월 가동 목표" 

올해 3월, NH농협은행은 데이터기반의 고객 관리 구현을 위해 2023년 5월 오픈 목표로 ‘차세대 정보계시스템’ 프로젝트 착수했다. 농협은행이 밝힌 ‘차세대 정보계시스템’은 영업점, 고객행복센터, 비대면 채널 등을 통해 고객의 상담 내용, 거래 방식 및 실적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여 활용하기위함이다. 

2023년 1월 1단계-데이터 허브, BI포탈(비즈메타, 데이터 거버넌스)이 우선 가동되고, 2023년 5월-2단계 마케팅 허브 시스템이 가동될 예정이다. 정보계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통해 고객 맞춤형 마케팅 환경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세대 정보계사업의 주요 개발과제는 ▲데이터 적재 및 분석을 위한 ‘데이터 허브’ ▲고객마케팅 지원을 위한 ‘마케팅 허브’ ▲데이터 품질 및 대시보드 관리를 위한 ‘BI 포털’ 구축 등이다. 

농협은행측은 2023년8월까지 ‘차세대 정보계시스템’과 더불어 농협은행의 모든 데이터를 통합하고 실시간 제공하는 체계가 완성되면 농협은행 고객은 언제 어디서나 나를 알아주는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농협은행은 이를 통해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의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초혁신 디지털뱅크 도약’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은행은 2020년 11월 정보계 개편 추진단(TF)를 구성해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조직 세팅을 마쳤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 2017년 1월말 계정계 시스템에 대한 IT분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시스템 고도화를 병행, 계정계시스템의 IT 증설을 마무리 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당시 정보계시스템은 손을 대지 않았다. 농협중앙회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N.E.X.T(가칭)로 명명된 농협그룹 전체를 대상으로 한 IT혁신 전략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농협은행의 정보계시스템 차세대 사업이 포함시켰다. 

이와함께 농협은행은 올해 농협금융그룹의 서비를 아우르기위한 ‘올원뱅크 차세대 플랫폼’도 동시에 추진한다. 하나의 앱으로 고객에게 전반적인 금융 니즈를 통합해 제공하는 종합금융 플랫폼 구축이 목표다. 

농협은행은 올해 4월에 올원뱅크 차세대 플랫폼 구축에 착수해 2023년1월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프로젝트를 통해 ▲계열사 핵심서비스 원스톱 제공, ▲생활 금융서비스 확충, ▲PaaS클라우드 및 MSA 적용이 주요 개발 과제다

한편 수협은행은 2022년 2월,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했다. 앞서 수협은행은 지난 2011년 9월 ‘넥스트로’(Nextro)로 명명된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해 가동해왔었다. 이후 지난 2016년말 수협중앙회에서 주식회사 형태로 분리된 수협은행은 중장기 비전 중 하나로 ‘비용효율적 IT발전 전략 수립·추진’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LGCNS가 주사업자를 맡은 10개월간 진행한 이번 수협은행의 차세대시스템 사업은 다만 애플리케이션 전체를 모두 개발하는 일반적인 은행 차세대시스템과는 달리 주전산시스템을 유닉스에서 x86 리눅스 기반으로 전환하는 이른바 ‘U2L’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단기간에 끝낼 수 있었다. 구축 일정이 짧기 때문에 구축 비용도 당연히 적게 들어간다.  

이는 15년전, 국내 금융권에서 한 때 주목을 받았던 ‘리호스팅’ 사례와 그 방법론에서 유사하다. 지난 2005년, 삼성생명은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없이 주전산시스템 환경을 기존 메인프레임 환경을 유닉스로 개방형 환경으로 신속하게 전환한 사례가 있다. 

수협은행은 리눅스 환경으로 전환함에따라 보다 유연한 오픈 아케텍처 기반의 운영 환경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다만 이같은 U2L과 같은 하드웨어 중심의 아키텍처 변화만으로는 차세대시스템의 효과를 궁극적으로 이끌어내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은 업무 중심의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후속으로 진행해야한다는 게 금융 IT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의 제주은행은 약 25년 만에 차세대 전산시스템(JERA) 구축을 완료하고 지난해 10월, 연휴를 이용해 차세대시스템으로의 환경 전환에 성공했다. 제주은행은 기존 메인프레임 기반의 주전산시스템을 x86기반으로 전환해 클라우드 등 보아 유연한 IT대응이 가능해졌다. 이 사업은 LG CNS가 주사업자를 맡았다. 제주은행 계정계와 정보계 2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총 8개 비즈니스 개선 과제 개발이 진행됐다.  

한편 전북은행은 올해 3월, 주전산시스템 교체 사업을 위한 공고를 내고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유닉스 기반 주전산시스템을 리눅스로 전환하는 U2L(Unix to Linux) 사업이다. 사업 규모는 1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앞서 지난 2013년 전북은행은 LG CNS를 주사업자로 국내 금융권 최초로 자바(JAVA)를 개발언어로 채택, 모델주도형구조(MDA)로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전개해 오픈한 바 있다. JB금융그룹내 은행 계열사인 광주은행도 지난 2016년 국내 최초로 타 은행 비즈니스 모델, 전북은행 MDD 모델을 그대로 이식하면서 광주은행에 맞는 IT환경을 단기간 내 시스템에 적용했다.

이후 인터넷은행에도 이 시스템이 적용돼 주목받았다. 카카오뱅크가 LG CNS를 주사업자로 전북은행 시스템을 이식하는 형태의 시스템 구축을 진행했다. 또, 토스뱅크 역시 전북은행 시스템을 활용하는 뱅킹 시스템 구축을 진행한 바 있다. 양 은행 모두 1년 내외의 짧은 기간에 성공적으로 복잡한 은행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