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유망기업탐방] 엔티에스, '日 독점' 반도체 웨이퍼 가공 공략 '잰걸음'

김도현 2022.07.10 13:58:48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후공정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공정 개선 속도 지연 영향이다. 회로패턴 미세화로 전공정 난도가 올라갔다. 투자비도 급증했다.

후공정은 반도체를 디바이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인쇄회로기판(PCB)과 연결하는 패키징 단계가 대표적이다. 패키징에서 여러 칩을 조합하는 등으로 성능을 향상하고 있다.

그동안 패키징 설비는 일본이 주도해왔다. 반도체 기판을 다듬고 자르는 게 핵심이다. 정밀 가공 기술을 갖춘 일본 업체가 사실상 독점했다.

엔티에스는 2002년 설립했다. 초정밀 가공 장비(그라인더)가 핵심이다. 국내 최초로 발광다이오드(LED) 및 반도체 웨이퍼 표면 초정밀 가공 장비 및 공정 솔루션을 사업화했다. 그라인더는 경도가 가장 높은 다이아몬드 휠을 통해 웨이퍼를 가공하는 역할을 한다. 2005년에는 중국 사무소를 설립하고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작년 매출액은 126억원이다.

창업주 선충석 대표가 줄곧 대표를 맡았다. 최대주주는 아니다. 2020년 기준 선 대표 지분율은 3.06%다. ▲신용보증기금 21.80% ▲중소기업은행 14.76% ▲선예원 상무 11.53% ▲한국무역보험공사 8.60% 순이다. 2017년과 2018년 회생절차로 ▲주식병합 ▲출자전환 ▲주식 재병합 등이 이뤄졌다.

엔티에스는 2019년 7월 일본 수출규제로 기회를 잡은 업체다. 특정 회사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 확산으로 새로운 협력사에 기회가 돌아왔다. 국내는 물론 해외도 마찬가지다.

지난 4일 인천 본사에서 만난 선예원 엔티에스 상무는 “엔티에스 연삭(그라인더) 및 연마(폴리셔) 장비의 신뢰성을 인정받아 전세계 반도체 고객사를 대상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엔티에스는 본사 35명, 중국 소주법인 30명이 근무하고 있다.

초기 웨이퍼 사업은 발광다이오드(LED)를 성장시키는 사파이어 웨이퍼 위주였다.

선 상무는 “사파이어 자체가 단단한 특성을 가지는데 이를 머리카락 수준으로 얇게 갈아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웨이퍼 손상을 최소화하는 게 관건”이라며 “가공 노하우를 내세워 중국과 러시아, 말레이시아 등으로도 수출했다”고 말했다.

LED 사업이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활성화하면서 엔티에스 매출 80% 이상은 수출이 됐다. 그라인더를 비롯해 매뉴얼 장비, 카세트인&아웃 전자동화 장비, 전공정 무인자동화 솔루션 등을 외국에 판매했다. 국내는 삼성전자 서울반도체 LG디스플레이 등이 고객사다.

실리콘 웨이퍼 공략은 사업영역 확장 차원이다. 사파이어 웨이퍼 구경이 최대 6인치(150mm)인 반면 실리콘 웨이퍼는 12인치(300mm)이어서 장비가 더 커져야 한다.

선 상무는 “전공정 완료 후 웨이퍼 테스트를 마친 웨이퍼는 오염된 부분을 제거하고 칩의 두께를 줄이기 위해 백그라인딩(Back grinding) 공정을 진행한다”며 “반도체 웨이퍼의 직경이 12인치로 커지고 두께가 매우 얇아지며 피절삭재의 손상없이 완벽한 표면 상태와 얇은 두께를 구현할 수 있도록 연삭 장비의 중요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실리콘 웨이퍼는 특히 더 일본 장악력이 높았다. 디스코, 동경정밀 등이 전 세계 반도체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었다.

선 상무는 “단기간에 스트립 그라인더를 개발했고 경쟁사 대비 생산성을 2배 높였다”면서 “패키지 그라인딩에서 자주 발생하는 휠 이슈도 자체 솔루션을 적용해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후공정기업 ASE가 엔티에스 거래처로 알려졌다. 반도체 스트립 그라인더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정밀하게 고속 연마해 칩과 범프를 노출시키는 작업을 수행하는 기기다. 기판 두께를 얇게 하기 위해서다.

엔티에스는 전공정 분야도 타깃으로 삼고 있다. 8인치 웨이퍼 연삭장비(엣지 그라인더)를 출시했다. 다이아몬드 휠로 웨이퍼 외경과 모서리를 갈아내는 설비다. 기존 6인치에서 8인치로 제품 라인업을 넓혔다. 이 장비는 중국 웨이퍼 업체에 납품 중이다.

선 상무는 “엣지 그라인더는 웨이퍼 측면 부위를 가공하는 제품으로 반도체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공정을 맡는다”며 “엔티에스는 실리콘 외에도 실리콘카바이드(SiC), 갈륨나이트라이드(GaN) 등 차세대 웨이퍼도 처리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엔티에스는 12인치(300mm) 웨이퍼 장비 진출도 고려 중이다. 6인치 및 8인치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국내외 고객사와 장비 개발 및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12인치는 대형 반도체 제조사가 고객사다. 엔티에스가 진출할 경우 업계 판도 변화 등이 점쳐진다.

선 상무는 “대부분 일본이 선두주자인 정밀 가공 장비 시장에서 20여년 동안 경쟁하고 있다. 그라인딩 기술 기반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