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더 넥스트’ vs 국민은행 ‘코어뱅킹 현대화’, 누가 맞을까 [기획/2022 금융IT-차세대②]

박기록 2022.07.08 11:04:08

* 본 기사는 <디지털데일리>가 7월초 발간한 [2022년 디지털금융 혁신과 도전]에 게재된 내용을 재편집한 것으로, 편집사정상 책의 내용과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두 은행 모두 내부의 최대 IT관심사는 ‘차세대시스템’(Next Generation System)이다. 

‘플랫폼 금융’시대의 최종 승자가 되기위해선 IT인프라의 지원이 필수적이고, 이를 실체적인 인프라로 구현하는 것이 바로 ‘차세대시스템’ 사업이다. 

신한은행은 오는 2024년까지 ‘더 넥스트’로 명명된 사업을 진행중이며, 국민은행은 ‘코어뱅킹 현대화’로 명명된 액션 플랜을 곧 구체화할 계획이다.

두 은행의 '차세대 시스템'에 대한 방법론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현재까지는 그렇다. 

지난해 5월, 먼저 스타트를 끊은 신한은행은 기존 주전산시스템인 유닉스를 x86기반의 리눅스 환경으로 전환해 클라우드 전환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기술의 진화에 따른 정석의 수순이다. 

반면 국민은행은 기존 IBM 프레임 기반의 주전산시스템 환경을 개혁하는 방법을 다각도로 찾겠다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이와 동시에 클라우드를 통한 효율적인 환경 구현을 병행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신한은행처럼 한꺼번이 모든 것을 '빅뱅' 방식으로 추진할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이 과정은 올 하반기 '1차 코어뱅킹 현대화' 사업을 통한 테스트를 통해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듯 확연하게 달라진, 이 두 은행의 행보는 2022년, 국내 금융권의 전통적인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대한 시각이 매우 달라졌음을 상징한다.
 
◆IT환경 ‘환골탈태’,  2030년대 준비하는 신한은행

신한은행의 ‘더 넥스트’ 사업은 프로젝트에 완결성을 무게를 뒀다. 3000억원 이상 투입되는 이 사업은 외형적으론 기존 전통적인 차세대시스템 추진 방식에 가깝다. 1단계(24개월), 2차(42개월)로 단계적 오픈을 하지만 '빅뱅'방식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다. 

이같은 ‘빅뱅’ 방식의 차세대 프로젝트는 그 효용성과 장점이 있지만 장기간 진행되는 프로젝트 완결성에 대한 막대한 리스크도 동시에 부담해야하기 때문에 프로젝트의 철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최근 몇년간 우리은행, 교보생명 등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례를 보더라도 기간내에 프로젝트를 완료하지 못하고 연기하는 경우가 적지않았다. 

물론 신한은행의 ‘더 넥스트’ 프로젝트는 외형상 올드한 ‘빅뱅’방식으로 보일뿐 실제로 내용을 들여다 보면 상당히 급진적이다. 

기존 유닉스 환경에서 x86기반으로 코어뱅킹 차세대스템 환경을 구현하는 기술적인 혁신과 함께, 향후 계정계를 비롯한 코어뱅킹(Core Banking)시스템까지도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조직 내부의 전략적 지향이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국내 5대 대형 은행중 주전산시스템을 x86으로 전환하는 것은 신한은행이 처음이다. 

즉, 신한은행은 차세대스템이 완성되면, 그 바탕위에서 완전한 의미의 ‘클라우드 뱅킹’ 구현이 가능한 환경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IT인프라의 확장이 보다 자유로우며 최적화된 비용구조로 IT인프라 운영 환경이 진화될 것이란 기대다. 

거금이 투입되지만 5년, 10년후를 내다본 ROI(투자수익효과)의 관점에선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라 평가할 수 있다. 물론 코어뱅킹시스템까지 클라우드 환경으로 모두 전환할 경우, 은행 내부 IT조직의 역할도 지금과는 크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어뱅킹’ 시스템 등 은행의 핵심 영역까지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했을 경우, 기존 은행의 IT인력들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해야하는지 전세계적으로도 마땅히 벤치마킹 할 대상은 없다. BOA(뱅크오브아메카)가 IT 전체에 대한 완전한 퍼블릭 클라우드를 목표로 전환을 진행중이지만 아직 의미있는 결과와 경험치를 받아들이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참고로 신한은행의 ‘더 넥스트’ 사업은 총 4개 사업으로 구성됐다. 핵심인 비대면 전용 코어뱅킹시스템 구축에 약 18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LG CNS가 주사업자를 맡으며▲디지털 중심 코어뱅킹 시스템 전환 재구축 ▲상담중심 단말환경 재구축 및 CX 고도화 ▲디지털뱅킹시스템 구조 현대화 ▲디지털 라이프 시스템분리 재구축 ▲데이터 거버넌스체계 정비 및 관리 시스템 구축 ▲NEXT 시스템 아키텍처 설계 및 시스템 통합 구축 등이 주요 개발 과제다.  

이와함께 고객이 영업점과 비대면 채널 구분없이 일관된 서비스를 경험하고 연속적인 뱅킹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영업점, 신한 쏠(SOL), 객상담센터 등 은행 전 채널의 고객 행동 데이터와 마케팅 정보 등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추진된다.

◆“흑묘백묘, 혁신의 방법은 다양하다”… 장고하는 국민은행

국민은행은 지난 2020년 9월, ‘더 K 프로젝트’로 명명된 ‘정보계’ 차세대 프로젝트를 1년 6개월동안 2단계에 걸쳐 성공적으로 완료한 바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여‧수신, 외환. 대외계를 총괄하는 등 ‘계정계’시스템에 대한 혁신이다. 사실 이것이 본게임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해 ‘포스트 더 케이’ (Post the K)전략을 수립하고 계정계시스템 혁신을 검토해왔다. 그 결과로 나온 것이 바로 ‘코어뱅킹 현대화’ 전략이다. 일단 명칭에서 오는 뉘앙스에서 기존 ‘차세대시스템’과는 차이가 난다. 

앞서 지난 5월10일, 국민은행은 1단계 ‘코어뱅킹 현대화’ 1차 사업 공고를 내고 사업자 선정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해당 제안요청서에는 코어뱅킹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과 같은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또한 주전산시스템의 x86 전환도 별도로 명시하지 않았다. 

국민은행측은 ‘코어뱅킹의 디지털 전환시 필요한 관련 기술 및 플랫폼 구축 사업’으로만 성격을 명시했다. 구축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8개월 이내, 예산은 19억원 수준이다. 사업 규모와 내용을 봤을때는 테스트 성격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1단계 사업의 수행 범위 및 상세 내용과 관련, ▲현상황(AS-IS)코어 뱅킹과 ‘뉴 코어 플랫폼’의 병행가동(Parallel Run)시스템 구축과 데이터 일치 구현을 전제, ▲로 코드(Low-code)방식의 통합 개발 솔루션 기반으로 대상업무 분석, 설계, 구현, 테스트 및 실 적용, ▲마일스톤 1 단계(M1) MVP 업무 병행 운영 확인 후 확대 개발이라고 제시했다. 즉, 기존 메인프레임과 병행 운영한 뒤 혁신 방향을 정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국민은행이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해야하는 데드라인은 있다. 국민은행은 오는 2025년7월까지 IBM과의 OIO(Open Infrastructure Offering)계약이 설정돼있다. 국민은행은 현재 OIO계약에 따라 전산장비 도입시 많은 할인율을 적용받아왔는데, 이 기한을 넘기기 전까지 또 다른 형태의 혁신을 진행해야 한다. 

현재 예상으론 오는 2025년2월쯤 주전산시스템을 메인프레임에서 x86 기종으로 전환하거나 아니면 다른 혁신 시나리오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럴려면 2023년~2024년, 2년간 실질적인 혁신 작업이 진행돼야한다. 의사결정만 내려지면 2년이란 시간은 '차세대'를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더 케이 프로젝트'로 명명된 정보계는 이미 2년전에 끝냈기 때문이다. 
물론 오는 2025년 7월을 넘긴다고 하더라도 국민은행은 IBM과의 ‘연장’ 옵션을 사용해 기존 OIO계약 수준의 할인된 가격으로 계속 운용할 수는 있다. 국민은행이 연장계약 옵션을 사용할 상황까지 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주목할만한 것은, 국민은행의 ‘코어뱅킹 현대화’ 전략이 현재까지 ‘모호성’을 가지고 있는점이다.  
2019년 오픈한 KB금융 김포 통합IT 센터 
국민은행은 <디지털데일리>가 요청한 올해 IT사업 추진 계획에 대한 답변에서 ‘코어뱅킹 현대화’에 대해 ‘리팩토링과 리아키텍팅 수준의 변화를 일컽는다’고 정의했다. 

이것이 정확하게 기존 메인프레임 교체 등 주전산시스템을 포함한 대규모의 하드웨어적 변혁까지 포함하는지 아니면 이것과 관계없이 아키텍쳐의 변화를 통해 코어뱅킹의 실질적인 혁신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결정할 것인지 여전히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아울러 국민은행측은 ‘코어뱅킹 현대화’에 대해 ‘급변하는 시장 상황속에서 디지털전환(DX)을 진행하며 겪는 코어시스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위한 방안중 하나’라고 설명했으나 ‘기존 메인프레임기반의 주전산시스템을 x86으로 교체’ 등과 같은 표현들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국민은행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OIO계약을 더 연장해 기존 IBM 메인프레임을 계속 더 사용하고, 코어뱅킹 아키텍처에 대한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을 통해 ‘차세대 효과’를 노리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국내 최대 규모의 트랜잭선이 발생하는 은행이고, 또한 향후 ‘플랫폼 금융’이 확장될수록 트랜잭션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최대 강점인 IBM 메인프레임의 가치를 더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고객에게 제공되는 디지털 서비스가 백엔드 뱅킹시스템과 연동하는 과정에서 기능과 구조 측면에서 유연하지 못하며 플랫폼 성장속 금융 융합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코어뱅킹시스템이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현재 운용중인 계정계시스템의 개선 필요성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했다. 

국민은행은 이와함께 “코어뱅킹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좀 더 빠른 비즈니스 전개가 가능한 유연한 환경을 구현하기위해 클라우드 지향(Cloud-Native), MSA, API 등 혁신기술을 활용한 코어뱅킹 현대화를 중장기 관점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12년 전인 2010년2월, ‘마이 스타’(My Star)로 명명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2007.4~2010.2)를 완료한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당시 국민은행은 일일 트랙잭션 1억6000만건을 버틸수 있도록 IBM 메인프레임 주전산시스템 환경에서 프레임워크 기반의 계정계(코어뱅킹)시스템을 재개발했다. 만약 국민은행의 ‘코어뱅킹 현대화’가 기존 IBM 메인프레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코어뱅킹 아키텍처’만 새롭게 교체하는 것이라면 그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