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배터리 투자 '꿈틀'… 美 배터리셀 투자 검토

김도현 2021.03.23 08:10:37

- 현지 고객사 공략·생산능력 확대 '일석이조' 효과 기대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SDI가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따라 기지개를 켠다.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등 경쟁사 대비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팎으로 더 늦으면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투자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미국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삼성SDI는 미시간주에 배터리팩 공장을 두고 있지만 배터리셀 라인은 없다.

배터리팩은 배터리셀을 관리하는 모듈을 하나로 조립한 최종 제품이다. 반도체로 치면 후공정인 패키징 단계다. 해당 계획이 현실화하면 실질적인 배터리 라인을 구축하는 셈이다.

그동안 삼성SDI는 유럽 고객사 위주로 배터리 사업을 진행했다. 미국 공장을 통해 현지 고객사 확보 및 생산능력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다.

배터리 업계 고위관계자는 “삼성SDI의 미국 투자는 종종 언급되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최근 들어서는 특정 지역을 언급하는 등 공장 증설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가 오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SDI는 국내 울산, 헝가리 괴드, 중국 시안 등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두고 있다. 지난 1월 헝가리법인 약 94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생산능력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괴드 1공장 내 생산라인 추가가 진행 중이며 2공장은 연내 착공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라인 1개에 3000억원 내외가 투입되는 것을 고려하면 향후 추가 투자가 예상된다.

중국 시안과 톈진 공장의 확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테슬라를 겨냥해 톈진의 원통형 배터리 생산공장을 증설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통상 배터리는 장기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미리 생산능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입찰조차 불가하다”면서 “국내외 경쟁사가 대규모 배터리 투자를 단행하자 삼성SDI도 움직여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독일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힌 점은 삼성SDI에 긍정적이다. 삼성SDI는 대표적인 각형 배터리 업체다. 중국 CATL, 스웨덴 노스볼트 등 대비 기술력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폭스바겐 물량 확대가 기대된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