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사 보조금 전쟁, 일벌백계해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이목지신(移木之信). 중국 춘추전국시대 고사다.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이다.

중국 첫 통일국가 진나라의 토대를 만든 효공 때 상앙이라는 재상이 있었다. 그는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진의 천하통일 기틀을 만들었다. 법치주의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법을 지키는 것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탓이다. 그래서 상앙은 나무를 하나 세우고 이를 옮기는 사람에게 보상을 약속했다. 아무도 이를 옮기지 않았다. 보상액을 올리자 옮긴 사람이 나왔다. 약속한 금액은 바로 줬다. 국가에 대한 신뢰를 심은 셈이다. 그 뒤 법을 공포하자 법은 잘 지켜졌다.

최근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전쟁을 두고 이런저런 말이 많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도 칼을 빼들었다. 통신사 보조금 전쟁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국내 통신시장은 포화다. 가입자를 늘리려면 경쟁사 가입자를 빼앗아야 한다. 통신사는 서비스 및 품질 경쟁을 하겠다고 여러 번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보조금을 쓰는 것이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기에는 좋다. 처벌도 솜방망이다. 처벌이 솜방망이니 급하면 또 보조금이다.

한 회사가 보조금을 쓰면 다른 두 곳도 써야 한다. 안 쓰면 안 쓰는 곳만 불리해진다. 바로 과열이다. 구조적 문제니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사실 그리 어려운 문제도 아니다. 규제를 새로 만들 필요도 없다. 방통위가 그동안 여러 차례 내놓은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와 그 가이드라인에 따른 처벌만 제대로 하면 된다. 공언한대로 경쟁 유발사업자를 가려 최대 3개월 가입자 모집 정지 등만 내리면 자연스럽게 정리될 문제다. 옆집이 보조금을 쓰니 쓰는 것인데 우리집만 3개월간 영업까지 못하게 되면 누가 나서서 돈을 쓰겠는가.

정해진 제도도 제대로 운영하지 않으면서 내놓은 이런 저런 정책과 해명이 업계든 소비자에게든 먹힐리 없다. 신뢰가 없는데 무슨 말인들 믿어지겠는가. 업계는 업계대로 불만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방통위는 미래도 불투명하다.

벌써부터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한 처벌 수위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길어야 보름정도 순차적으로 영업정지를 내리는 선에서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에도 솜방망이만 휘두른다면 방통위는 끝까지 그렇고 그런 조직이었다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많은 것 바라지 않는다. 신뢰받는 행정 기대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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