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SW 해외진출, 열정만으론 불가능

2010.06.21 13:58:04 / 심재석 기자 sjs@ddaily.co.kr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지금까지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해외진출에 실패한 것은 국내 시장에 안주하려 했고, 열정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지식경제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개최한 ‘글로벌 SW코리아 포럼’에서 오해석 대통령 IT 특별보좌관 축사 중 일부다.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국내 SW 기업들 중 상당수는 국내 시장, 특히 공공시장에 의지해 온 면이 있다.

하지만 대통령 ‘IT특별보좌관’이 이런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은 다소 위험해 보인다. SW 해외진출 실패 책임을 각 기업의 열정부족으로만 이해하는 정부가 마련할 대책은 없기 때문이다.

오 보좌관은 또 이날 축사에서 현재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이 1970년대 건설업의 상태에 있다고 비유했다.

그는 한국 건설사들이 1970년대부터 중동지역에 열정적으로 진출했다면서, 그 결과 현재 한국 건설사들은 기술적으로도 세계 톱클래스 반열에 올랐고, 아랍에미레이트 원전수주 등의 업적을 거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그 당시의 건설업체들처럼 열정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서면 충분히 글로벌 시장에 국내 소프트웨어를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 오 보좌관의 인식이다.

이 역시 일부분 사실이다. 1970년대 오일가격 상승으로 막대한 외화를 번 중동 국가들이 대규모 건설 사업을 발주하기 시작했고 우리 건설업체들이 여기에 참여해 중동 건설 붐이 불었다. 국내 건설업체들은 뜨거운 중동의 태양아래서 모든 열정을 불태워 신화를 써 내려갔고, 현재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당시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진출이 단순히 열정만으로 가능했던 것은 아니었다. 되돌아보면 이들 건설업체들에 대한 정부의 각종 혜택이 있었기에 신화는 가능했다.

아직 미지의 국가였던 한국의 이름 모를 건설업체들이 중동에서 잇따라 대형 공사를 수주할 수 있었던 것은 원가의 50%에 달할 정도의 저가로 입찰에 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식∙비공식적으로 이들 건설업체들의 출혈을 보조했다. 일부 비판론자들은 이에 대해 ‘특혜’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해외진출을 위해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이 거의 없다. 건설업체들의 해외진출이 열정만으로 가능하지 않았듯, 소프트에어 업체들도 열정만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제 와서 1970년대식의 지원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역할은 공정한 시장을 만들어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는 것이다.

대기업 SI업체 중심의 SW유통시장, 만연한 SW불법복제, SW 가치에 대한 낮은 인식 등의 문제만 없었었도 국내 SW 업체들은 훨신 더 많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었을 것이다. 정부의 지원은 이같은 문제점을 없애는 데 집중돼야 한다.

국내 SW 개발자들의 수준은 이미 높은 수준에 달해 있다. SW 발전을 발목잡는 문제점들만 없어져도 해외시장 진출은 가능할 것이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디지털데일리 뉴스를 만나보세요.
뉴스스탠드


  • IT언론의 새로운 대안-디지털데일리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카드뉴스] 기업의 지속가능성 해법은 결국···
· [카드뉴스] B tv 서라운드, 거실을 영화관으로
· [이지크로]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에스크로
  • 동영상
  • 포토뉴스
LG전자, “CGV 갈 때 스마트폰만 들고 가세… LG전자, “CGV 갈 때 스마트폰만 들고 가세…
  • LG전자, “CGV 갈 때 스마트폰만 들고 가세…
  • 설 연휴, 아프면 어쩌나 “T맵이 문 연 병원 알…
  • 삼성 ‘프리즘’ vs LG ‘AI’…에어컨 이어…
  • 통신3사, 광주 지하철 전 노선 5G 개통…연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