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에 과도한 몰입”.... 금융권 ‘IT투자균형 상실’ 우려 목소리

2010.04.19 01:25:58 / 박기록 기자 rock@ddaily.co.kr

자통법, 금융지주사 체제 등 통합금융서비스 IT전략 구현이 더 시급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올해초부터 스마트폰 뱅킹 열풍이 불면서 금융권에서 ‘모바일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10여년전 인터넷뱅킹이 처음 국내 금융권에서 시도됐을때 만큼의 충격이 가해지고 있다”고 높게 평가한다.

 

실제로 은행을 비롯해 증권, 카드, 보험, 상호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스마트폰 기반의 뱅킹서비스 출시 경쟁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권업계에선 이미 직접적인 주식거래 수수료 수입이 발생하는 스마트폰 기반의 HTS(홈트레이딩 서비스) 고객을 잡기 위해 스마트폰 할부구매비 지원 이벤트까지 벌일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와함께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의 합작으로 하나SK카드가 출범하는 등 ‘통신+금융’ 융합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때 보다 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금융권 일각에서 스마트폰 뱅킹에 대한 과도한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기 있어 주목된다. “금융 비즈니스 모델의 관점에서 냉정하게 봤을 때 현재의 상황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금융 IT실무자들은 내심 불만 = 특히 이러한 지적은 금융권 내부 IT업무 담당자들에게서도 나오고 있다.

 

한 시중 은행의 관계자는 "언론에서 지나칠 정도로 스마트폰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오피스의 경우도 실제로 금융회사가 이를 구현하는 데는 기술적으로 많은 고려가 뒤따라야 한다"며 "자칫 속도 경쟁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와함께 IT실무자의 입장에서는 IT투자의 우선 순위가 모바일로 바뀌다보니 정작 차분하게 진행해야 할 다른 IT과제들까지도 상대적으로 소홀해 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금융회사들에서는 당초 올해 상반기 예상했던 전자금융부문 투자 스케줄이 스마트폰 기반 금융서비스 개발 일정과 맞물리면서 후순위로 밀리거나 보류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한편으론 모바일에 대한 과도한 쏠림 현상을 지적하는 이면에는 금융권 IT실무자들은 정서적으로는 아직 스마트폰이 금융회사에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란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름 설득력이 있다. 

 

과거 인터넷뱅킹시스템 구축 때도 나타났지만 이럴 경우에는 모바일에 대한 방어적 투자 기조가 나타난다.    

 

주요 금융회사들은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서비스의 경우, 올해 대부분의 IT투자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보다 구체적인 실행계획에 대해서는 유보적인데 이는 남들에 비해 크게 뒤쳐지지 않을 정도만 따라가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이와관련 금융솔루션 전문업체의 A부사장은 “당장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수익모델이 뚜

렷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IT실무자들과는 달리 최고 경영진의 관심이 스마트폰 서비스 경쟁에만 과도하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너무 패션에 집착하게 될 경우 자칫 IT투자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금융회사 뿐만 아니라 IT업계에도 바람직스럽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물론 금융권에서는 이와 반대의 목소리도 분명하게 존재한다.

 

“스마트폰은 분명한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화두이다. 당장 수익성이 안보인다고해서 남들 따라하기 전략에 안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IT예산 집행의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크게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스마트폰 뱅킹서비스 경쟁, 속도조절 필요”= 하나은행이 지난해 12월 10일, 국내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스마트폰(아이폰) 기반의 뱅킹서비스를 선보였을 때만해도 당장의 수수료 수입을 전제로 한 수익성보다는 새로운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통한 자산관리서비스 등 ‘새로운 실험’을 완성하는데 무게를 더 두었다.

 

기존 거래 중심(Transaction)중심의 모바일 뱅킹서비스는 이미 시장에 존재했기 때문에 스마트폰 특유의 장점을 살린 혁신적인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기대가 컷다.

 

그러나 이후 각 은행마다 차별화된 스마트폰 뱅킹서비스를 내놓기보다는 단순히 서비스 출시 경쟁으로 가는 듯한 분위기로 흐르는 듯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최근 발표를 통해, 올해 3월말 현재 스마트폰 뱅킹 및 증권거래서비스 가입자 수는 은행(9만3000명)과 증권(1만6000명) 등 총 10만9000명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 2월부터 시작한 미래에셋ㆍKB투자ㆍ동양ㆍSKㆍ하나대투ㆍ키움증권 등 6개사의 증권거래서비스의 경우 3월 중 신규 가입자수 1만4000명, 거래금액 135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또 금감원은 오는 5월이면 국내 금융권에서 주요 금융회사들의 거의 모두 스마트폰 기반의 금융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5개월만의 빠른 성장이라기 보다는 속도경쟁이 빚은 결과”라는 데 의견이 더 많다.

 

◆ 모바일을 제외한 올해 금융권 IT투자 우선순위는? = 만약 스마트폰의 출현이 없었다고 가정하고 모바일에 대한 관심이 예년과 같은 수준이었다면 금융권에서는 어디에 IT투자를 집중시킬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는 조금씩 다르다. 다만 ▲자본시장통합법 환경,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지원하기위한 통합금융서비스 전략 ▲차세대시스템 완성후의 과제인 IT품질 고도화 ▲리스크관리시스템의 강화 ▲IT거버넌스 등에 대한 IT투자도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는 데 대체적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관련 전문가들은 금융지주회사 차원에서 금융그룹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한 통합 CRM(고객관계관리시스템), 통합 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 등은 올해부터 많은 IT자원을 투입해 본격적으로 시스템 구현에 나서야 할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자본시장통합법이 지난 2009년 2월부터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 금융권에서 완성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자본시장통합시스템, 파생상품 관련 시스템 등에 대한 금융회사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이와함께 IT공유(세어드 서비스 센터) 중심의 IT아웃소싱 확대에 따른 IT서비스의 품질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IT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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