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이제와서 소비자에게 불편을 주겠다고?

2009.06.11 17:17:22 /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지난해 하반기 잠잠했던 이동통신 시장이 2분기 들어 다시 제로섬 게임 양상으로 돌입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4월 104만명, 5월 130만명, 6월 135만명이 번호를 이동했던 시기다. 당시 KTF는 창사 이래 처음 적자를 기록할 만큼 이통업계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올해 2분기, 지난해와 상황은 다르지 않다. 4월에 107만명, 5월 141만명 등 오히려 상황은 더 악화되는 모습이다.   

매번 이통3사 수장들은 과열경쟁을 주도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왔지만 늘 결과는 이렇게 반복되곤 한다. 이유는 현재의 점유율을 유지하려는 SK텔레콤과 더 성장하기 위한 KT와 LG텔레콤간의 충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장이 과열되자 이통업계가 번호이동에 인위적으로 제동을 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통3사는 이미 합의를 통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이동전화 번호이동 운영지침’을 보고하고 7월부터 시행하려 했지만 일단 방통위 상임위원들이 반려한 상태다.

내용은 이렇다. 기존에는 번호이동의 경우에만 3개월 재이동 제한 기간을 적용했지만 개정안은 신규로 명의를 변경한 후 번호이동을 3개월간 제한하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하도록 한 것이다.

이통사업자의 과열경쟁을 악용해 수시로 번호이동을 하는 ‘메뚜기족’과 ‘폰테크’를 차단하기 위한 취지란다.  

하지만 소비자가 직접하는 경우에는 번호이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결국, 소비자에게 번호이동의 불편함을 줘 번호이동을 막고 마케팅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요금경쟁’, ‘서비스 경쟁’ 등 본연적인 경쟁을 활성화 시키겠다고 누누이 강조했던 이통3사가 본연적 경쟁보다는 보조금 경쟁을 하더니, 이제와서 늘어나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위해 소비자에게 불편함을 주겠다는 취지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주기 위해 이통 3사가 담합을 한 것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 비용이 과다하다고 생각하면 쓰지 않으면 된다. 그렇게 누누이 얘기했던 본질적인 경쟁에 비용을 투입하면 된다. 답 없는 ‘치킨게임’은 이어가더니 이제 와 번호이동을 제한하겠다는 의도는 궁색하다.   

애플이라는 회사는 ‘앱스토어’라는 서비스를 통해 단숨에 세계 이동통신 시장의 지형을 바꾸어 놓았다. 일본과 미국 이통사들은 감소하는 음성 매출은 데이터를 통해 만회하고 있다. 한국의 이통사들은 글로벌을 지향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쟁방식은 구태하고 혁신적 서비스와 제도 도입은 마지못해 쫓아가는 모양새다.

경쟁을 자제했던 지난해 4분기 평균 번호이동 가입자는 지난달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이제 와서 소비자에게 불편을 주려는 생각보다는 공짜폰보다 더 큰 매력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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