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납득안가는 인터넷진흥원장 공모 연기

2009.05.17 18:57:50 / 이유지 기자 yjlee@ddaily.co.kr

한국인터넷진흥원 초대원장 공모가 또 다시 연장됐다. 인물난 때문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뜻밖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3개 기관을 통합시킨 명실상부한 정보통신·IT정책 집행기관이 될 것이 아닌가.


더구나 실세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기관장인데 모르긴 몰라도 학계, 업계, 관계할 것 없이 국내 IT분야에 이름 좀 날린 사람이라면 적지 않은 사람이 줄을 대려고 했을 것이란 게 상식인데 인물난 이라니.


과연 인물이 없기 때문에 공모가 연기된 것일까.


앞서 한국인터넷진흥원 설립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첫 접수기간 마감일인 지난 8일에는 참여율 저조로, 지난 15일에는 적격 후보지원자 불충분을 이유를 들어 공모기간을 열 이틀 뒤인 오는 27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기존의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한국인터넷진흥원(NIDA),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KIICA)이 통합된 방통위 산하기관으로, 직원 수만도 500명 이상에 달하는 메머드급 산하기관이기 때문에 수장을 뽑는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는 당연히 수긍한다.


이와관련 방통위측은 시간에 쫓겨 지원자 접수를 마감하고 심사일정을 진행할 경우, 나중에 ‘적격자가 없음’이라는 판단이 내려지기라도 하면 원장 다시 공모절차가 이뤄지게 되는 등 자칫 통합기관 출범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에 인선을 또 다시 연기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이같은 방통위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시선은 자꾸 엉뚱한 쪽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동안 관심을 가지고 인터넷진흥원 초대원장 공모 과정을 지켜본 관련 업계에서는 혹시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바로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다.


실제로 한국인터넷진흥원 출범이 가시화된 지난해말부터 현재까지 초대원장 하마평에는 여러 인사가 올랐고, 여러 이야기가 나왔었다.


예를 들면, KT 임원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예정된 석호익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에서부터 주대준 전 대통령 경호차장, 황중연 현 KISA 원장, 김희정 전 국회의원 등까지 다양한 인물이 그동안 입에 오르내렸다. 이 때까지만해도 기자의 입장에서는 ‘관전의 재미’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친이’계 대표적인 사람 중 한명으로 통하는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도와주고 있는 모 인사에서부터 청와대에 로비를 하고 있는 교수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인물에 관한 이야기로까지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이쯤되면 관전의 재미는 사라지고, 슬슬 걱정이 된다.


새로 출범할 인터넷진흥원의 초대 원장은 기관은 세 조직이 합쳐지는 대표기관이 되는만큼 정보보호, 인터넷진흥, 방송통신 국제협력 등 세 조직의 업무와 특성을 이해할만한 전문가여야 한다.


그런데 최근 회자되는 이야기는 후보자의 경험이나 전문성이 아닌 여당내 실세, 대통령 등 현 정권과의 친화력 등 비 전문적 요소들로 채워지고 있다. 


누구는 현 정권과의 친화력면에서 뛰어나니 가능할 것이고, 누구는 이전 정부에서 녹을 먹었던 사람이어서 어렵다는 식이다.


신임 원장 공모가 두차례 연장된 배경을 놓고 뒷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못뽑는 게 아니고 혹시 안뽑는거 아닐까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인물난때문이 아니라 무슨 정치적 배경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얘기다.


가장 먼저 출범한 한국콘텐츠진흥원 초대원장으로 이재웅 전 한나라당 의원이 임명됐을 때에도 낙하산 논란이 제기됐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위상을 고려해볼 때, 한국인터넷진흥원장 인선을 놓고 과거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인사때와 같은 논란이 발생한다면 이는 정보통신·IT업계 전체에 불행이다.


IT는 가장 정치색이 없어야 하는 분야이다. IT정책은 정권의 부침에 관계없이 향후 10년, 20년을 보고 펼쳐나가야만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IT강국으로 이끈 초고속인터넷 보급 정책은 지난 1990년대 초반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정권의 변화에 관계없이 정책적 일관성을 유지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기존까지 국가와 IT·정보통신 관련 기관과 업계에서 열심히 복무하면서 쌓았던 경력과 전문성, 성과와 자질, 그리고 향후 인터넷진흥원 초대원장으로서의 비전과 열정, 의지를 가장 최우선에 놓기를 기대한다.   

<이유지 기자> 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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