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통신업계, 말로만 질적 경쟁?

2009.04.13 23:53:38 /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최근 KT가 KTF를 합병하면서 통신 대기업 사이에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KT가 합병을 추진하면서 논리로 우리나라의 ICT 산업 발전이라는 거대담론을 택했기 때문이다.

KT는 유선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회사였다. 매출로는 간신히 업계 1위를 지켰지만 수익성이나 성장 측면에서는 경쟁사인 SK텔레콤에 왕좌를 내준지 오래였던 기업이다.

그런 회사가 성장정체를 해결하기 위해 KTF 합병이라는 카드를 뽑았다. 하지만 포장은 유선시장의 성장 부침을 무선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IT 산업의 성장과 청년실업 해소 등으로 이뤄졌다.

정만원 사장으로 수장이 바뀐 SK텔레콤 역시 최근 경영계획을 발표하면서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불확실한 경제상황으로 올해 경영목표, 투자계획을 발표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략의 큰 방향은 KT와 마찬가지로 국내 ICT 산업의 성장과 현재의 경제위기 극복에 SK텔레콤이 앞장서겠다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지독한 경제위기 탓인지 유무선을 대표하는 사업자들이 졸지에 애국기업이 된 분위기다.

KT나 SK텔레콤의 공통된 전략 중 하나는 협소한 내수시장을 탈피하고 우리나라 ICT 산업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해외로 진출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KT와 SK텔레콤이 보여준 해외시장 개척 노력은 인정하지만 내수시장에서의 제로섬 게임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질지에는 의문이 든다.

그간 공염불이 한 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초고속인터넷 가입하면 20만원 이상의 현금을 받을 수 있고, 휴대폰은 의무약정만 하면 공짜로 받을 수 있다. 또한 특정 사업자를 겨냥해 보조금을 더 많이 제공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고 지난해처럼 경쟁이 치열했을 때도 드물었던 가입비 면제도 지금은 일상적인 모습이 됐다.

문제는 지난해 경험이 있듯이 이러한 마케팅으로는 점유율 확대, 수익성 증대는 물론, 장기적인 성장방안이 되지 못한다는 데 있다.

때문에 유무선 대표 기업들의 수장들의 거대담론이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이유이다. 여전히 SK텔레콤은 시장 점유율 50.5%를 사수해야만 하는 입장이고 KT는 이를 무너뜨려야만 하는 상황에서 제로섬 게임이 재연되지 않을 가능성은 오히려 적어 보인다.

소비자들은 공짜폰을 받는 것이나, 초고속인터넷을 바꿀때마다 현금이나 선물을 받는 것 자체가 소비자 후생을 높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현금과 공짜폰을 제공하고 있는 사업자 자신들이 이를 ‘제로섬 게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 무분별한 가입자 쟁탈전 보다는 요금, 서비스 경쟁에 힘을 쏟아야 한다. 세계가 경쟁 무대라고 외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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