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뉴스캐스트와 언론사의 탐욕

2009.01.06 11:09:40 / 심재석 기자 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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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네이버가 뉴스 편집권을 언론사에 돌려준다는 ‘뉴스캐스트’가 도입됐다. 이에 따라 네이버 초기화면의 뉴스박스에는 각 언론사들이 직접 편집한 뉴스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언론사들의 ‘뉴스 편집권 쟁취’라 볼 수 있는 뉴스캐스트는 언론사들의 탐욕만 드러내는 결과를 낳고 있다.

지난 5일 동안 뉴스캐스트가 진행된 결과, 언론사들은 뉴스캐스트를 통해 중요한 뉴스, 가치 있는 뉴스를 전달하기 보다는 더 많은 클릭을 유도하기에 바빴다. 페이지뷰가 많을수록 광고 단가가 비싸질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5일, 미네르바가 다음 아고라에 쓴 글 한편은 하루종일 네이버 메인화면을 장식했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미네르바의 '마지막에 기댈 것은 결국 희망입니다'라는 제목의 이 글을 기사화 했고, 이를 뉴스캐스트에 송고했다.

뉴스캐스트는 30여개의 언론사의 기사라 무작위적으로 돌아가도록 돼 있음에도, 대부분의 언론사가 이 글을 기사화하다 보니 미네르바 기사는 하루종일 네이버 초기화면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미네르바 기사는 각 언론사들의 트래픽 낚시질의 도구로 이용됐을 뿐이다. '다양한 뉴스의 유통'이라는 취지가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이 정도는 애교수준이다. 한 언론사는 뉴스캐스트 기사에 성인 배너광고를 잔뜩 달아놓아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네이버가 주는 트래픽으로 성인물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또 전문가들은 각 언론사들이 제목만 그럴 듯한 뉴스로 독자들을 낚을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언론사들은 지금까지 똑같은 내용의 뉴스를 제목만 바꿔 송고해 최신 뉴스 검색에 걸리도록 하거나, 실시간 검색어를 고의적으로 포함시킨 뉴스를 억지로 생산하는 등의 어뷰징(abusing) 활동을 벌여오기도 했다.

하지만 뉴스캐스트는 '다양한 뉴스의 유통'이라는 명분 때문에 도입됐다는 점을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다.

언론사들의 정보유통의 다양성을 이유로 네이버에 뉴스 편집권 양보를 요구했고, NHN은 언론사들의 이런 요구와 사회적 압력 때문에 20%의 뉴스 트래픽을 포기하며 울며 겨자먹기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

결국 네이버는 "정보 유통의 플랫폼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며 뉴스캐스트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 상황이라면 네이버가 ‘쓰레기’ 정보유통의 플랫폼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뉴스캐스트 운영에 대한 언론사들의 원칙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더이상 언론으로서의 체면은 유지하기 힘들어 보인다.

<심재석 기자> 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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