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가 NHN에 백신 엔진을 제공한다는 당초 입장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엔진 제공 합의로 봉합 국면에 들어갔던 무료 백신’ 갈등이 2라운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연구소(대표 오석주)는 10일 NHN에 자사의 백신 엔진을 제공하지 않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함에 따라 정식 계약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NHN과 백신 엔진 제공에 합의하면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안철수연구소는 수익성이나 성장성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고 기존 고객의 불만까지 살 수 있다는 우려가 안팎에서 지적되면서 최종적으로 이같은 입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무료 백신 ‘PC그린’의 정식 서비스 시기가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 간에 본계약이 이뤄지지 않자, 최근 들어 관련 업계에서는 엔진공급이 전면 백지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안철수연구소는 NHN에 백신 엔진을 공급하지는 않는 대신에, 향후 종합적 차원에서 사용자의 보안 수준 제고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NHN과 계약 포기, 왜?=안철수연구소는 최근 최고경영자(CEO)와 최고기술책임자(CTO)의 역할분담 경영체제로 전환한 후, NHN에 엔진공급에 따른 영향과 효과에 대한 면밀한 검토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거대 포털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단순히 무료 백신을 제공하는 것은 사용자의 보안 수준을 높이는 데 근본적으로 기여할 수 없다는 당초 방침을 내부적으로 재확인해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안철수연구소는 지난해 NHN이 네이버 PC그린을 통해 무료백신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자, “정보보안 소프트웨어 산업 기반을 약화시킬 것”이라면서 크게 반발하다 PC그린의 멀티엔진 플랫폼 전환에 따라 V3를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빛자루’ 특별판을 통해 자체적으로 실시간 무료백신 서비스를 시작했다.


공익 차원에서 다양한 보안 위협에 노출된 사용자의 PC환경의 안전과 보안 산업 생태계 보호, 국민적인 보안수준 제고를 위해 NHN과 지난 1월 MOU를 맺고 진지하게 검토해왔지만 백신 엔진 제공이 사용자의 보안수준 향상이나 보안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히려 사용자 보안의식과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은 악화되고 국내 보안산업은 퇴보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판단해 최종적으로 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회사측은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단순 마케팅수단으로 전락한 ‘무료백신’ 현상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고 진정한 보안수준 제고와 보안산업 발전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공익적 관점에서 실질적으로 국내 보안수준을 높여서 사용자들을 보호함과 동시에 우리나라의 인터넷 환경 안전을 책임지는 정보보안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계획은=NHN에 엔진 공급을 포기한 안철수연구소는 국내 보안수준을 높여서 사용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기 위한 유·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입장은 고수하고 있다.


공익 관점에서 이미 제공하고 있는 무료 보안 서비스인 ‘빛자루 특별판’을 통해 사용자의 보안 수준을 높이는 데 직접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PC 주치의’ 개념의 새로운  프리미엄급 유료 보안서비스인 ‘V3 365 클리닉’을 제공해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원하는 사용자 요구에 대응하며 수익모델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안철수연구소는 특히, 세계적인 수준의 보안 전문가들로 구성된 악성코드 및 해킹 긴급 대응 조직이 24시간 365일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전세계 보안위협 모니터링 및 기술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사용자 보호에는 관심이 없고 돈벌이만을 위해 악성코드 유포, 가짜 프로그램 제작 등을 비롯한 무책임한 악덕 기업들에는 당당하게 정면 승부하여 진정으로 사용자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안철수연구소 김홍선 CTO는 “일반적으로 무료 배포를 통해 사업적 이익을추구하는 일부 단순 소프트웨어와 달리, 백신을 비롯한 정보보안은 책임있는 사후지원·서비스가 필수적인 인프라 성격의 소프트웨어”라며, “그에 맞는 전문적 보안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 보안기업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진정으로 사용자, 정보보안 산업, 긴급사태시 국가 보안인프라 경쟁력 등 모든 경제 주체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지 기자> 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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