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공무원의 숫자를 늘려야 한다. 이런 주장을 펼친다면 십중팔구 극심한 반대 여론에 부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업부 성격에 따라 만성적으로 공무원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성범죄자 전과자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연쇄 살인을 저지른 ‘강윤성 사건’은 공무원 인력 부족이 불러오는 참상을 보여준 예다. 지난 7월 기준 법무부의 전자감독 인력은 281명, 1대 1 전담인력은 19명이다. 1명당 약 18명을 감독해야 하는 판국이다.

사건 초기 법무부는 ‘전자발찌를 끊지 못하도록 더 튼튼하게 만들겠다’는 대안을 내놨지만 실제 실효성 있는 조치인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법무부가 내놓은 예산안을 살피면 전자감독 사업 예산이 상승하긴 했으나 ‘신속수사팀 200명 구성’ 등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러 공공기관이 이와 같은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대표적인 곳 중 하나가 작년 8월 국가 개인정보 컨트롤타워로 출범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다.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침해가 발생할 경우 이를 조사·행정처분하는 감독기구다.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 ‘이루다’의 개인정보 유·노출 및 오·남용이나, 각 기업·기관들의 개인정보 관리 소홀을 살피는 규제기구 역할을 수행한다.

국민 개개인의 권익을 지키는 역할을 맡은 만큼 개인정보위의 활동은 국민의 권익과 직결된다. 개인정보위의 판단이 늦어진다면 침해에 대한 보상이나 견제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개인정보위가 출범 이후 1년간 처리한 개인정보 침해조사 건수는 106건이다.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 ‘이루다’를 비롯해 페이스북, 이동통신사 등 다양한 사례를 조사했다.

그러나 동기간 신규 접수된 개인정보 침해신고는 320여건이다. 처리 건수의 3배에 달하는 양이다. 신고·접수 일자가 처리 일자와 정비례하진 않겠지만 현재 처리 속도가 유지될 경우 2021년 신고한 건에 대한 판단은 2023년이나 2024년 경에나 나오게 된다.

개인정보위에서도 문제의식을 갖고 추가 인력 확보에 힘을 쏟았고, 18명이던 현장조사관을 30명까지 증원하기로 했다. 다만 여전히 ‘관련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무부의 전자감독 인력도, 개인정보위의 침해조사 인력도 모두 국민 개개인의 안전, 권익과 직결된다. 하지만 부족하다고 해서 임의로 정원을 늘리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니기에 형평성의 논란이 있고, 공무원을 늘린다고 결정할 때의 반발 여론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공무원 수 증가는 사회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취재 현장에서 봤을 때, 부족한 공공기관 인력 충원은 불가피한 결정으로 보인다. 강윤성 사태를 방치할 수는 없다. 개인정보 침해 신고 후 2~3년을 기다릴 수도 없다.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여유가 있는 기관의 인력은 줄이고, 인력 충원이 절실한 기관에 이동 배치하는 등의 유연성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일부 기관에서 인력이 부족하지만, 누군가의 주장대로 ‘인력이 낭비되고 있다’는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내부 시스템의 개선도 절실하다. 수요에 맞춰 무한정으로 공무원 수를 늘릴 수는 없다. 기술을 활용해 업무를 효율화해야 한다. 내부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기관 내에서조차 현황 파악을 못하고, 그렇잖아도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엑셀 자료를 전달받아 수작업으로 이를 정리하는 현실은 서글프기까지 하다.

일일이 눈으로 폐쇄회로TV(CCTV)를 감시하던 과거 체제에서,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카메라에 특정 이슈가 발생할 경우 자동으로 해당 화면이 강조되는 ‘지능형 CCTV’가 좋은 예다. 적은 인력으로도 더 많은 업무를 맡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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