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상반기 오픈마켓 확장…카테고리별 전략적 운영·빠른배송 고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새벽배송업체 마켓컬리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며 본격적인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취급상품을 식품에서 비식품·서비스(숙박)까지 확대한 데 이어 소비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오픈마켓으로도 진출한다. 초기와 달리 컬리만의 특색이 희석됐다는 지적을 새로운 차별화 전략으로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컬리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직매입기반 기존 사업모델에 더해 오픈마켓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한다. 더 많은 판매자들에게 판매 기회를 제공하고 소비자들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서다. 서비스 영역을 확장해도 우수한 품질을 제공한다는 컬리 기본 방향은 유지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예상하고 있었다는 반응이다. 앞서 컬리는 2019년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으로 통신판매중개업, 인터넷 광고 및 기타 관련 광고업을 추가했다. 고객과 연결해준 대가로 판매자에게 일정 수수료를 받는 통신판매중개업과 광고사업 모두 오픈마켓과 관련 있다. 최근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체 ‘페이봇’을 인수하며 오픈마켓 준비에 본격 착수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몸집을 키우기에는 오픈마켓만한 게 없기 때문에 컬리도 언젠간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직매입과 오픈마켓을 동시에 가져가는 구조는 다른 e커머스 업체들과 동일하기 때문에 여기서 컬리가 어떤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과제”라고 전했다.

직매입과 오픈마켓을 동시에 운영하는 대표적 기업은 쿠팡이다. 여기에 새벽배송 시장에서 컬리와 경쟁하고 있는 오아시스마켓과 SSG닷컴도 직매입을 시작으로 각각 올해 4월, 6월 오픈마켓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상품 구성 다양화를 위해서라는 목적은 동일하지만 판매자들을 입점하는 방식엔 차이가 있다.
SSG닷컴은 오픈마켓 카테고리에서 식품·명품과 일부 생필품·패션을 제외했다. 온라인 구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일반 셀러들이 취급하기 어렵거나 SSG닷컴이 기존 잘하고 있던 분야는 직매입으로만 운영하기로 한 것. ‘유기농·친환경’을 강조하는 오아시스마켓은 오픈마켓의 경우 직매입 상품보다 기준을 조금 완화했다. 다만 무분별한 입점을 막기 위해 판매자들도 담당 상품기획자(MD)들을 만나 승인 절차를 거친다.

컬리도 상품·고객서비스(CS) 등 검증 과정을 거쳐 신뢰할 수 있는 셀러들을 선별해 입점시킨다는 구상이다. 단 상품 검증 과정을 도입하는데 따른 인력비 증가도 감안해야한다. 오아시스도 입점 승인 절차를 도입하며 MD를 대폭 충원했다.

컬리 관계자는 “비식품을 늘리고 있지만 늘어나는 고객 수요에 비해 성장 속도가 느리다고 판단, 이에 대한 대안으로 오픈마켓을 택했다”며 “식품도 햇반처럼 공산품 위주로 들여오는 등 카테고리별 전략적 운영으로 차별화 지점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판매자와 소비자들에게 ‘다르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느냐다. 컬리는 자체 정산 시스템과 간편결제를 도입해 판매자·소비자 편의성을 높인다고 전했다. 다만 정산 시스템 고도화가 네이버처럼 정산 시기를 앞당긴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재까지 컬리는 '스페셜'한 상품이 다수 구비됐다는 점이 소비자들 호응을 이끌었다. 오픈마켓에 후발주자로 도입 후에도 이러한 콘셉트가 유지될지, 혹은 다른 색깔을 보이져 가져갈지가 업계 관심이다.

배송 다양화에 있어서도 컬리는 SSG닷컴과 오아시스보다 불리한 조건에 있다. 두 회사는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갖춰 물류 거점으로도 활용한다. 새벽배송 뿐 아니라 주간배송도 운영할 수 있는 이유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컬리는 새벽배송만을 운영한다. 빠른 배송의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선 장기적으로 오픈마켓 판매자 배송속도도 높여야한다. 

오픈마켓 상품은 판매자가 직접 택배사들과 계약해 진행하다 보니 배송속도가 느려 소비자들 사이 아쉬움이 있는 상황. 이에 새벽배송 업체들은 물류 일괄 대행서비스인 풀필먼트 서비스도 고려하고 있다. 오아시스는 모회사 지어소프트 종속기업 실크로드와 협업으로 유통 풀필먼트 서비스 연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오프라인 매장 확장 속도도 높였다. SSG닷컴 모회사 이마트 4년간 물류 인프라 1조 투자 계획에도 오픈마켓 사업자 배송 지원이 포함돼있다.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컬리는 물류 거점을 검토·확장하는데 경쟁사 대비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컬리는 우선 수도권 중심으로 장지·김포 외 물류센터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컬리 관계자는 “연말까지 가면 두 공장이 모두 풀가동되니 그 사이 다른 센터를 만들 수 있고 남는 여력이 있으면 입접업체들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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