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장으로 단숨에 시총 100조원 기업에 오른 ‘쿠팡 신화’를 기점으로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들의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양대 인터넷 기업을 비롯해 전자상거래 기업과 게임업체에 이르기까지 증시 진출을 앞두고 기업 가치 높이기에 한창이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주요 IPO 후보들의 상장 전략을 비교 분석하고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글로벌 지식재산권(IP) 선점을 위해 북미 웹툰·웹소설 시장에 진출한 네이버와 카카오가 미국 상장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양사 모두 스토리텔링 콘텐츠 분야에서 공격적인 투자로 글로벌 보폭을 넓히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상황이다. 앞선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 성공을 발판 삼아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받는 또 다른 사례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잇따라 북미 기반 웹툰·웹소설 플랫폼 인수를 추진하면서 미국내 기업공개(IPO)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이달 초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인수 규모는 약 6억달러로, 한화로 치면 6500억원이다. 카카오 또한 북미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인수를 공식화했다. 이번에 타파스와 래디쉬가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각각 5억1000만달러(약 6000억원)과 4억4000만달러(약 5000억원)다. 양사 모두 미국 상장 가능성이 점쳐지는 만큼,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투자로 북미 시장 영향력을 넓히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앞서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특별히 쿠팡 상장을 언급하며 “한국 기업들이 이전보다 나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며 “앞으로 1년 뒤 IPO를 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미국 상장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미국 상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상장 시 회사의 기업가치는 현재의 두배 수준인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네이버웹툰은 미국 상장 검토를 공식화했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계로 가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이를 위해 달러화 채권의 추가 발행을 고려하고 있으며, 네이버웹툰의 미국 증시 IPO 가능성도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1일 북미 테크 컨퍼런스 ‘콜리전 컨퍼런스’에서 해외 시장 확장성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웹툰과 왓패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토리텔링 창작자와 사용자가 모인다”며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다양한 나라의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수퍼 IP’ 잠재력 큰 북미 시장 선점이 관건

두 회사의 상장 계획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웹툰과 웹소설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 데다, 다양한 영화·드라마, 나아가 캐릭터·상품 등 2·3차 창작물 제작의 중심이 되는 ‘수퍼 IP’로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은 세계적인 흥행을 일으켰고, 카카오페이지 웹툰을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 ‘승리호’도 넷플릭스 영화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영상화 시너지를 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수만 즐기던 서브컬처였던 웹툰 콘텐츠들을 원소스 멀티유즈 방식을 통해 대중문화로 확장시켰고, 인기 웹툰의 경우 스토리와 재미를 검증받아 안정성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 역시 “웹툰·웹소설은 드라마·영화 제작 시장에 중요한 스토리 소스로 기능하고, 웹툰 플랫폼은 세계적으로 확장하기에 좋은 플랫폼으로 시장 선점 수요가 있다”고 봤다.

북미 지역은 스토리텔링 시장을 선점하기도 좋은 곳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 해외 콘텐츠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만화시장은 전년대비 10.6% 증가한 11억6000만 달러로 추정되는데, 디지털 만화 시장의 경우 2018년 반등한 이후 2019년 다소 감소했다. 이는 현지 플랫폼들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수요는 계속되는 상황이다.

◆ ‘퓨어 플레이어’ 네이버, ‘콘텐츠 시너지’ 카카오

하지만 이는 그만큼 웹툰·웹소설 시장에 대한 현지 업계의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얘기기도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북미 시장에서 웹툰과 웹소설 소비자는 주로 젊은 층이어서 한국처럼 대중화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오히려 투자업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산업”이라고 말했다. 스토리텔링과 관련해 확고한 비즈니스 모델이 서지 않는 한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 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 회사별로 실제 상장 효과가 어떨지는 미지수다. 네이버웹툰은 왓패드 인수를 기점으로 웹툰과 웹소설에만 주력하는 ‘퓨어 플레이어’지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웹소설 사업 비중이 절반에 못 미치고 그 외 음원 유통과 콘텐츠 제작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웹툰·웹소설을 맡는 페이지컴퍼니와 콘텐츠 제작·유통을 맡는 M컴퍼니로 분리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독특한 구조 때문이다.

이러한 각사 특징은 글로벌 상장 계획에 있어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단순히 웹툰·웹소설 시장의 성장 가치만 놓고 보면 퓨어 플레이어인 네이버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비해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 반대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상장 시 웹툰, 케이팝(음원), 드라마 등을 모두 보유한 독립법인이 돼 높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내부적으로 시너지센터를 신설해 페이지컴퍼니와 M컴퍼니간 사업 연계에 신경을 쓰는 것도 그래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위해 발빠르게 투자와 협업 대상을 찾고 있다”면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서 성장 가능성을 얼마나 인정받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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