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오피스텔, 모텔 등 집합건물을 대상으로 한 통신사들의 출혈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문제해결을 위해 연구반을 구성한다.

7일 방송통신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다음 주 집합건물에서의 방송통신 결합상품 출혈경쟁 및 이용자차별 해결을 위해 연구반을 구성, 가동에 들어간다.

최근 몇 년간 IPTV 사업자들은 집합건물을 대상으로 한 B2B 시장에서 과열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개인(B2C) 시장과는 달리 경품고시 등 규제가 존재하지 않다보니 과도한 요금할인 및 현금·경품 살포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통신사들간 과열 경쟁에 지역의 소규모 종합유선방송사(이하 개별SO)들은 고사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통상적 수준을 넘어선 통신사들의 경품, 현금 공세에 고스란히 가입자들을 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 객실당 20만원 현금 제공…건물주만 혜택보는 시장

A 통신사는 14개 방이 있는 모텔에 초고속인터넷은 한 회선(2만5000원)만 제공하고 나머지는 회선당 500원에 와이파이를 통해 제공하기도 한다. IPTV도 한 회선만 1만2000원을 받을 뿐 나머지 회선은 6500원의 요금만 부과하고 있다.

일부 회선만 구매하고 나머지 객실은 공유기를 통해 서비스하는 경우도 있다. 월 2만4000원 한 회선만 구매하고 공유기를 통해 10개 방에 인터넷을 공급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객실당 인터넷 요금은 2400원이 된다.

방, 객실당 20만 안팎의 현금이나 사은품을 제공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통신사들은 세대당 20만원 현금을 주고 방송요금은 1만원가량을 받는다. 36개월 약정임을 감안하면 실제 건물주가 내는 요금은 4500원 가량에 불과하다.

인천의 한 호텔에서는 통신사가 인터넷을 단자 당 6000원에 공급하고 건물주에게는 객실당 25만원의 현금을 지급한 사례도 있었다.

통신사들이 집합건물에 집중적으로 화력을 쏟는 이유는 단순하다. 규제가 없고 한번에 많은 가입자(회선)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개별SO의 대표는 “통신사들이 단자수를 늘리기 위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덤핑 영업을 하고 있다”며 “통신사들이 주요 MSO들을 인수합병 해서 이제는 개별SO 지역에서 이같은 영업행태가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 방통위, 통신사에 경고…다음주 연구반 구성

얼핏봐도 일반 개인 시장과는 비교도 안되는 과열 마케팅 경쟁이 펼쳐지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개인 시장의 경우 고시를 통해 경품의 수준, 과장 광고 등을 규제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기업시장은 아예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이용자 피해여부를 문제 삼을 수도 있지만 집합건물의 경우 이용자가 건물주이기 때문에 실질적 피해가 없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개별SO의 도태가 빨라질 수 밖에 없고 장기적으로 시장이 통신사로 완전히 재편될 경우 요금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건물주는 이익이지만 집합건물에 실제 거주하는 이용자의 경우 선택권을 배제받거나 비싼 요금을 내는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건물주는 요금을 할인 받지만 개별세대에는 가격을 올리거나 공짜라고 홍보한 후 관리비 등의 명목으로 요금을 받아내는 사례들도 있었다. 256세대의 한 오피스텔의 경우 통신사와 월 161만원에 계약을 맺었지만 실제 세입자들에게는 1만5000원씩 총 384만원을 청구했다. 건물주 입장에선 매달 220여만원의 차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계약돼 있는 상품과 실제 제공하는 상품이 다른 경우도 있다는 것이 개별SO들의 설명이다.

이에 개별SO들은 B2B 시장도 B2C 시장처럼 관련 고시를 마련해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금 사은품 규모를 공급대수가 아닌 실제 요금을 납부하는 대수 기준으로 제한하는 것을 비롯해 인터넷 1회선으로 다수 객실에 연결하는 것을 제한해 공정경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별SO 관계자는 “개인시장의 경우 이용약관 등에 경품고시 한도가 정해져 있는데 이를 집합건물에도 적용해야 한다”며 “한도가 정해지면 영업사원들도 과도하게 영업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이 많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도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결국 시장을 통신사들이 독점하게 되면 요금인상, 이용자 선택 축소 등 피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정부가 개별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공정경쟁 환경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관련 시장에서의 과열 경쟁에 대해 통신사 임원들을 불러 주의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다음주에는 연구반을 만들어 해당 시장에서의 과열경쟁, 이용자 피해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해당 시장에서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연구반 구성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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