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파인텍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 배터리 장비와 터치키 등 부품사업으로 실적 반등을 노린다. 지난해 심어놓은 신성장동력 씨앗이 올해부터 열매를 맺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파인텍은 디스플레이 대세가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넘어가는 과정에서 본딩(Bonding) 장비를 개발해 주력 매출원을 발굴했다. 해당 장비는 고온의 쇠막대를 이용해 전도성 필름(ACF)을 녹여 인쇄회로기판(PCB)과 패널을 합착시키는 장비다. PCB는 패널을 고정하면서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응용해 세계 최초로 접는(폴더블) 디스플레이 본딩장비를 개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는 등 전반적인 디스플레이 투자 규모가 줄면서 돌파구가 필요했다. 파인텍은 최근 급성장 중인 전기차 배터리 분야를 공략하기로 했다. 지난 2019년 8월 관련 자회사를 만드는 등 배터리 장비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17일 충남 천안사업장에서 만난 파인텍 관계자는 “제조 대상이 디스플레이에서 배터리로 바뀔 뿐 큰 틀에서 장비의 로직은 비슷해 기존 기술을 신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며 “(배터리 사업에서) 작년 50억원 내외 실적을 냈고 올해 초에도 이미 50억원 이상을 수주했다. 연내 200억원 정도의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인텍은 디스플레이에 이어 배터리에서도 삼성과 손을 잡았다. 초기에는 배터리 소재를 빠르게 감는 권취 공정 이후 형상을 유지하도록 테이핑하는 권취후공정 설비를 삼성SDI에 공급했다.

최근에는 배터리 셀 절연을 위한 테이핑 및 외관특성검사를 진행하는 장비를 개발했다. 삼성SDI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고 오는 5월부터 납품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기존 제품보다 높은 기술력을 갖췄고 가격도 높아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파인텍 관계자는 “새롭게 공급할 장비가 삼성SDI 라인에 안착할 경우 주요 공정 장비 개발도 추진할 방침”이라며 “여러 공정에 장비를 투입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쟁사 대비 소극적이었던 삼성SDI가 투자 기지개를 켠 점은 파인텍에 긍정적이다. 삼성SDI는 지난달 헝가리 법인에 9400억원 투입을 결정하는 등 해외 생산기지 강화에 나서고 있다. 향후 헝가리 2공장 등이 세워지면 협력사들과의 장비 거래도 늘어나게 된다.

또 다른 먹거리로 낙점한 것은 터치 키와 스마트폰 후면커버다. 기존 파인텍 부품사업은 디지타이저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디지타이저는 삼성전자의 S펜을 구동시키는 데 활용되는 부품이다. ‘갤럭시노트20’ ‘갤럭시S21울트라’ 등의 판매 부진으로 관련 매출이 줄면서 대안이 필요했다.

터치 키 관련 제품으로는 ‘터치리스(Touchless)’ 시스템을 개발했다. 적외선 신호를 발산하는 움직임 감지 센서를 적용한 기술이다. 사용자가 손이나 물체를 갖다 대지 않아도 허공에서 취해지는 손동작을 감지해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파인텍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엘리베이터, ATM 은행기기, 키오스크 등 쓰임새가 다양해질 전망”이라며 “아직 사용자 경험이 부족하지만 적응되면 매우 편리해진다”고 말했다. 이미 국내 주요 엘리베이터 업체들과 거래가 시작됐다.

스마트폰 후면커버도 파인텍이 기대하는 요소다. 유리 대신 ‘글라스틱’이라는 소재로 도전한다. 플라스틱에 유리 성질을 투입한 제품이다. 회사 관계자는 “(글라스틱은) 유리보다 가볍고 잘 안 깨지고 싸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베트남에 관련 시설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파인텍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0년 매출액 812억원 영업손실 57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와 신사업 개발비용으로 적자전환했다. 올해는 사업 영역이 확대된 만큼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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