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현재 국내 보안업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ADT캡스와 SK인포섹의 합병이다. 두 기업이 합병됨에 따라 매출 1조원 이상의 보안기업으로 거듭났다.

과연 이 합병회사가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 수 있을까. 물론 SK그룹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한 보안사업 후광 효과는 상수다.

안랩 등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매출액 10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국내 보안시장의 구도에서 봤을 때 이 합병 회사의 출범은 그 자체로 상징하는 바 크다. SK인포섹은 이미 합병 전에도 국내 정보보안 분야 최대 기업이었다.

합병 전이었던 지난해 두 회사는 각각 코로나19 확산이 만연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ADT캡스는 지난해 1~3분기 동안 캡스텍과 ADT시큐리티를 합산해 744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8%가량 성장했다. 인공지능(AI) 안면인식 온도측정 솔루션, 워크스루형 출입인증 솔루션 등 비대면 수요에 따른 신규 서비스와 살균·방역 시장에도 진출하며 성장에 박차를 가했다.

SK인포섹의 경우 지난해 1~3분기 동안 2228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동기대비 15.1% 증가한 수치로 안랩, 시큐아이 등 다른 보안 기업과의 차이를 더욱 벌렸다. 20주년을 맞이해 목표로 한 매출 3000억원 달성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SK인포섹은 주요 사업 분야인 보안관제, 정보보호컨설팅, 솔루션, 시스템통합(SI) 등이 고르게 성장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매니지드 서비스 사업자(MSP) 협력 기반의 클라우드 사업과 제조업 대상 운영기술(OT)/산업제어시스템(ICS) 사업, 중소·중견기업(SMB) 대상 보안사업, 기업의 디지털 전환 수요 증가 등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합병으로 국내 최대 정보보안 기업으로 재탄생 = ADT캡스와 SK인포섹은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융합보안 상품 및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융합보안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양사의 사업 및 연구개발(R&D) 역량을 결집할 계획이다.

합병 이전에도 SK텔레콤의 보안 자회사로 협력을 이어 왔지만 통합법인으로 거듭남에 따라 협력이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두 회사 고객군의 확대와 함께 서비스 시너지가 주목된다. 시장에 가장 주시하는 부분이다.

ADT캡스의 경우 주차, 방역, 무인화, 언택트 솔루션 등 소상공인과 같은 고객이 다수였다. 이와 달리 SK인포섹의 고객군은 기업이다. 이제 ADT캡스는 기업 대상의 물리보안을, SK인포섹은 SMB로의 정보보안을 제공하는 사업 영역 확대라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SK인포섹 관계자는 “정보보안 사업자 1위인 SK인포섹과 70만 고객을 보유한 ADT캡스의 통합법인은 각각의 비즈니스와 고객의 경계를 허물어 나가겠다”며 “개인, 가정, 기업, 사회에 대한 보안과 안전 위협에 전방위적으로 대응하는 융합보안 사업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박진효 통합법인 대표


◆성격 다른 두 기업··· 융화 쉽지 않아 = 회사측은 올해 목표로 통합법인의 융화를 내세웠다. 하지만 단순히 법인을 통합하는 것만으로는 시너지가 발휘되기 어렵다는 것은 이미 타 기업의 합병사례에서 숱하게 보아왔다.

내부 조직의 유기적인 결합이 요구되는데,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이라는 각각의 문화적 이질감이 단기가에 어우러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먼저 임직원들의 급여, 복지, 근무처부터가 문제다. 업계에 따르면 ADT캡스와 SK인포섹의 급여는 크게 차이나는 수준은 아니다. 기업연봉정보 조회사이트인 크레딧잡에서도 ADT캡스가 소폭 높게 평가되는 정도다. 

하지만 사내 문화가 다른 만큼 복지 여건에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구성원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의 개선이 필요하다.

통합법인의 사무실을 어떻게 할지도 고민거리다. 2020년 기준 ADT캡스의 임직원은 4851명, SK인포섹은 1503명이다. ADT캡스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SK인포섹은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통합 이후에도 각자 사무실 체재를 이어갈 것인지, 통합법인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을 것인지도 임직원들의 주요 관심사다.

◆정보보안 1위 기업은 맞지만···=통합 이전에도 SK인포섹은 국내 최대 정보보안 기업이다. 통합 이후에는 양사의 매출이 더해짐에 따라 1조원을 훌쩍 웃돈다. 국내 매출 2위 정보보안 기업인 안랩 매출액의 7배 이상으로 규모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하지만 물리보안으로 눈을 돌리면 ADT캡스-SK인포섹 통합법인의 우위성이 떨어진다. 물리보안 기업 에스원의 2019년 매출액은 2조1515억원으로 통합법인의 2배에 달한다. 박진효 통합법인 대표가 내건 ‘타도 에스원’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을 위해서는 내부거래 의존율을 낮춰야 한다는 문제도 안고 있다. SK인포섹이 금융권 등 외연 확장에 노력한 결과 내부거래 비중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이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등 내부거래에서 발생한다. 비약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외부거래, 특히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중요하다.

SK인포섹 관계자는 “SK인포섹은 베트남 최대 민영기업인 빈(Vin) 그룹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빈CSS와 보안관제 플랫폼 구축 계약을 체결하며 베트남 보안 사업을 확대했다”며 “합병 후에도 중국 및 동남아시아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발판으로 융합보안 상품 및 서비스를 수출하고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피력했다.

통합법인은 올해 상반기까지 합병과 관련된 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통합법인의 첫 수장을 맡게 된 박진효 대표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박 대표가 연초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것은 ‘융화’다. 그는 ”올해는 통합법인의 첫걸음을 시작하는 뜻 깊은 해다. 통합법인으로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목표를 정하고 다함께 정진하자“며 ”ADT캡스와 SK인포섹의 성공적 융화 및 정착에 뜻을 모으자“고 말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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