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통신요금 인하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내려가면 절대 선처럼 인식되던 통신요금이지만 5G 경쟁활성화와 알뜰폰 육성 정책이 충돌양상에 빠지면서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발단은 SK텔레콤의 온라인 전용 요금제다.

그동안 이동전화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요금을 출시하려면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아야 했다. 요금, 서비스경쟁을 저해한다는 지적에 지난해 폐지되고 신고제가 적용됐다.

이에 SKT는 최근 5G 및 LTE 온라인 요금제 6종을 과기정통부에 신고했다. 온라인 가입을 통해 유통 및 마케팅 비용을 낮춰 가격을 상당부분 낮췄다. 5G 요금경쟁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요금제를 받아든 과기정통부의 속내는 복잡하다. 요금을 내린다고 무조건 환영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알뜰폰 요금제와 충돌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SKT는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 사업자다.

알뜰통신사업자협회에 따르면 이번에 신고된 5G 요금제의 경우 9GB를 제공하는 3만8500원 요금제와 200GB를 제공하는 5만3000원 요금제의 경우 알뜰폰 도매대가가 각각 3만4100원, 5만1000원이다. 알뜰폰 사업자가 적정 이윤을 붙여 판매하게 되면 가격이 비슷해진다. 소비자 입장에선 굳이 알뜰폰을 선택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LTE 요금제는 현재 알뜰폰에 제공되지 않고 있는 요금제들이다. 하지만 유사상품을 비교해보면 알뜰폰이 크게 경쟁력 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 인가제 폐지됐어도 반려권한은 남아있다

SKT에 적용되는 신고제는 KT나 LG유플러스처럼 신고만 하면 되는게 아니라 유보신고제다. 정부가 반려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반려 기준 중 대표적인 것이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내 ‘다른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전기통신서비스를 도매제공하는 대가에 비해 낮은 이용요금으로 그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른 전기통신사업자를 배제시킬 우려가 있는 경우’이다.

즉, SKT 요금제가 알뜰폰(다른 전기통신사업자)을 고사시킬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반려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과기정통부가 SKT 요금제를 반려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성높게 점쳐지고 있다. 말로만 인가제를 폐지했지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SKT 요금제 신고가 알려진 후 이례적으로 국회 여기저기서 요금경쟁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들이 이어졌다. 국회가 대놓고 찬성하는데 행정부가 퇴짜를 놓기도 애매한 상황이 됐다.

세부적인 요금제 조건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수준의 혜택이라면 굳이 알뜰폰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 당장 알뜰폰 업계에서는 해당 상품의 도매제공 및 도매대가 조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 통신사간 경쟁 촉진이냐 알뜰폰 보호냐

결국 과기정통부로선 이통3사간 요금경쟁 활성화와 알뜰폰 활성화 또는 보호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무엇보다 5G 서비스가 1년이 넘도록 비싼 요금제에 품질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5G 경쟁 활성화를 정부 스스로가 막을 경우 큰 틀에서의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정부는 계속해서 이통3사에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촉구해왔다.

이에 지난해 KT가 선제적으로 중저가 요금제를 손보고, 최근 LG유플러스가 혜택을 강화하며 서서히 중저가 부분에서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 SKT의 온라인 요금제는 KT LG유플러스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중저가 부분에서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요금제를 반려할 경우 그동안 해왔던 말을 뒤집는 셈이 된다. 여기에 정부도 우후죽순 50여개에 달하는 알뜰폰 사업자들을 정부가 협상하고 전파사용료를 감면해 끌고 가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다. 이통사와 경쟁할 수 있는 사업자는 KB국민은행,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이통사 알뜰폰 자회사들 뿐이다.

게다가 알뜰폰 사업자들도 아직은 5G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 가입자는 월평균 수백명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5G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알뜰폰 사업자들도 5G 시장은 구경만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번이 도매대가를 인하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알뜰폰협회가 SKT 요금제에 대해 그 무엇을 내놔도 상관은 없다며 대신 도매대가 조정을 요구한 배경이다.
 
◆ 양수겹장 노린 SKT, 명분 실리 둘중 하나는 챙길듯

SKT가 이같은 요금제를 내놓은 배경은 다른 통신사들과는 상황이 다소 다르기 때문이다. SK텔링크라는 상위권 알뜰폰 자회사를 두고 있지만 KT나 LG유플러스에 비해 적극성은 다소 떨어진다. 여기에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사업자다보니 매년 정부와 지난한 협상을 한다. 알뜰폰에 대한 인식이 좋을리가 없다.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통해 결합상품을 이용하지 않거나 자급폰을 구입해 알뜰폰에 가입하는 고객층을 흡수 할 수 있다. 5G 시장에서 주도권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정부의 요금인하에 적극 부응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반려되면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반려될 경우 과기정통부는 "그럴거면 왜 요금인가제를 폐지했냐"는 지적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국회에서도 비판 수위가 높아질 것이다.

SKT는 요금인하 하려했지만 정부의 반대로 못하게 됐다는 명분을 챙길 수 있게 된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하나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요금인하를 막아버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게다가 과기정통부는 보편요금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래저래 오락가락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알뜰폰이 등장한 배경 중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이통사간 경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통사간 경쟁이 본격화 될 경우 알뜰폰에 대한 정책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과기정통부의 통신요금 정책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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