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간 갈등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중재에 나섰지만, 오히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문체부가 일방적으로 음저협 편을 들어줬다며 OTT 업계 반발이 큰 상황이다. 문체부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사실상 법적 공방이 예고된다.

웨이브·티빙·왓챠 등이 참여하는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이하 OTT음대협)는 지난 17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문체부에 OTT에 대한 음악사용료 징수규정을 재개정하라고 촉구했다.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까지 나서겠다고 했다.

관련해 문체부 저작권국 관계자는 “여러 과정을 거쳐 4개월간 검토 후 내린 결정”이라며 “OTT 측이 소송에 나서면 그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도 문체부가 징수규정 재개정에 나설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사실상 법적 다툼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크게 3가지 쟁점이 핵심 사안으로 꼽힌다.

◆ “왜 OTT만 차별해” 형평성 논란

앞서 문체부는 지난 7월 음저협이 제출한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을 수정 승인하면서 ▲OTT 사업자에 대한 ‘영상물전송서비스’ 규정을 신설해 ▲2021년부터 매출의 1.5%를 음악사용료로 내고 ▲2022년부터 연차계수 적용으로 요율을 매년 상향해 ▲최종적으로 2026년에는 매출의 1.9995%를 음악사용료로 내도록 했다.

OTT음대협은 그러나 OTT가 다른 케이블TV나 IPTV와 똑같이 방송물 콘텐츠를 서비스하면서도 과도한 요율을 차별적으로 적용받고 있다며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현행 징수규정에 따르면 케이블TV의 경우 0.5%, IPTV는 1.2%, 방송물재전송서비스는 0.625%를 적용해 OTT(1.5%~1.9995%)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 점을 들어 OTT음대협은 행정법상 평등원칙과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당초 음저협이 넷플릭스를 기준 삼아 2.5% 요율을 요구한 것부터 형평성에 맞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경숙 상명대 저작권보호학과 교수는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위주인 반면, 국내 OTT 업체들은 실시간방송과 방송물 VOD가 주를 이루고 있어 지상파 다시보기나 케이블TV·IPTV와 유사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연차계수 적용도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문체부는 “연차계수는 국내 시장 상황과 OTT 사업자 여건을 고려해 요율을 점진적으로 현실화할 수 있도록 추가한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OTT 측은 “다른 플랫폼에 적용하는 연차계수는 1% 미만으로 책정해 기본 요율을 인하해주는 것이었는데, OTT에 대해서는 오히려 1% 이상의 연차계수를 곱해 매년 추가로 인상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 ‘OTT’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이와 같은 형평성 논란은 결국 신생 산업인 OTT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문체부는 이번 수정 승인안에서 OTT에 ‘영상물전송서비스’라는 새로운 규정을 신설해 적용한 상황이다. 문체부는 이에 대해 “기존 방송물재전송서비스 규정은 방송사의 자사 홈페이지를 통한 다시보기(VOD) 서비스를 위해 마련된 조항으로, OTT처럼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기기 상관 없이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상업적 서비스는 ‘영상물전송서비스’로 정의돼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OTT음대협은 “이미 주요 방송사들도 자사 홈페이지뿐 아니라 앱을 통해 시간과 장소 제약 없는 월정액 유료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법적 지위도 ‘부가통신사업’으로 OTT와 동일하다”면서 “기술적 특징과 콘텐츠 구성, 유료판매 방식이 모두 똑같은 데도 별도의 신규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기존 방송물재전송서비스와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규정을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 “해외 저작권 신탁관리단체들도 대부분 영상물 전송서비스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다”는 문체부 주장에 대해 “해외 신탁단체의 경우 ‘전송’ 영역에서 OTT만 차별적으로 별도 규정을 두고 있는 사례는 확인된 바 없으며, 징수규정은 국가별 상황에 따라 상이하기 때문에 국내 시장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고 OTT 측은 맞서고 있다.

◆ 개정안이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는

OTT 업계는 이번 문체부의 수정 승인에 대해 행정소송법상 집행정지 신청 및 취소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승인안의 승인 효력이 정지되지 않으면 국내 OTT 시장은 물론 음악 저작권 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상당할 것이란 주장이다.

우선 OTT 사업자로서는 음악사용료의 과도한 인상으로 결국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 이용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OTT 업체들의 수익 구조는 이미 상당 부분인 70%가량을 콘텐츠제공사업자(CP) 몫으로 지불하는 상황이다. 특히 신생 업체들임에도 국내 시장에서 넷플릭스 등 글로벌 대형 플랫폼과 경쟁해야 하는 특수성을 안고 있어 녹록지 않다는 설명이다.

서비스 이용료를 인상하지 않으려면, 음악 비중이 적은 콘텐츠 위주로 공급하거나 아예 콘텐츠에서 음악을 제거하는 방안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권리자와 이용자 모두 피해를 입게 되는 셈이다. 이에 OTT 업계는 권리자와 이용자의 보호가 문화와 산업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저작권법의 취지를 들어 문체부의 이번 승인안이 공익에 부합하지 않고 저작권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문체부는 “저작권은 창작자의 창작활동 결과물에 대한 경제적 보상이기 때문에, 저작권료를 지나치게 낮추면 창작자의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것이 될 수 있다”면서 “국내 콘텐츠에 정당한 대가를 지급해야 콘텐츠산업 발전으로 이어지며, 콘텐츠를 토대로 경쟁력을 갖는 국내 OTT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저작권 시장에서 음저협의 독점적 지위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문체부는 이번 수정 승인안에서 권리신탁단체에 대한 사후 승인 및 정산 절차를 삭제하도록 한 음저협의 개정안을 그대로 수용해 사실상 음저협이 마음대로 음악사용료를 받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존 징수규정에서는 사용료 징수규정이 없는 서비스일 경우 음저협이 사용자와 협의한 내용을 개정안에 반영해 문체부 승인을 받고 사후 정산하도록 했지만, 개정안에서는 이러한 절차를 없애고 문체부에 보고하는 것으로 완화된 상황이다.

OTT음대협은 이에 “음저협 같은 저작권신탁관리업자가 이용자에게 음악사용료를 받을 때는 금액이나 요율을 문체부의 승인을 받아 정하도록 한 저작권법을 위배하는 것이고, 문체부가 음저협에 대한 공적 규제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저작권료 자체 문제가 아니라 저작권 독점사업자가 가격을 마음대로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따져봐야 한다”면서 “저작권료가 인상되면 그걸로 끝이 아니라 다른 인접된 사용료 인상 요구도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결국 음악 사용과 제작 투자가 축소돼 미디어 시장에 악영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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