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가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터뷰]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

- "DID 이어 지자체 블록체인 협업사업에도 집중"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비트코인 붐에 ICO(가상자산공개) 붐, 올해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붐까지 거치면서 국내에도 수많은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생겼고 또 사라졌다. 

유독 변화가 빠른 블록체인 업계 특성 상 3년만 버텨도 ‘장수 기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스타트업은 설립 5년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는데, 규제조차 없는 블록체인 업계에선 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침을 뚫고 5살 된 기업은 있다. 지난 2016년 설립된 국내 1세대 블록체인 기업 아이콘루프 얘기다. 

아이콘루프는 최근 탈중앙화신원증명(DID)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함과 동시에 여러 지방자치단체 사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업으로서 IPO(기업공개)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게 아이콘루프의 목표다.

◆쯩에 비짓미까지, 활용처 넓히는 마이아이디

DID는 올해 아이콘루프를 이끈 주요 키워드다. 아이콘루프의 DID 플랫폼 ‘마이아이디(MyID)’는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에 꾸준히 회원사를 끌어들이고 있다. 마이아이디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쯩’과 ‘비짓미’도 사용처를 확보하면서 아이콘루프는 DID 시장의 주요 사업자로 자리잡았다.

쯩은 DID를 기반으로 실명인증을 하는 서비스다. 최근 신한은행이 모바일뱅킹 ‘쏠(SOL)’의 인증수단으로 쯩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사진)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에 쯩이 도입되는 사례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한은행뿐 아니라 NH농협은행도 12월에 쯩을 사용한 실명인증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며, 기업은행도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DID 기반 출입 서비스인 비짓미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사용자가 늘어났다. 기존 비짓미에서 주요 기능만 뽑아 ‘비짓미 전자방명록’ 서비스를 개발, 여러 사업장에 무상으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전자방명록 서비스는 사업장에 비치된 QR코드를 방문자가 직접 스캔하는 방식이다. 수기명부를 통한 감염 위험이나 방문자가 QR코드를 보여줌으로써 발생하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막을 수 있다. 

아이콘루프의 전자방명록 서비스 '비짓미'.

다만 이 같은 DID 서비스들이 현재 수익을 창출하는 건 아니다. 김 대표는 “DID 플랫폼은 플랫폼만을 제공하는 형태라, 아직까지는 수익이 발생하기 힘든 구조”라며 “플랫폼 사업자의 주요 수익모델은 광고인데 DID 플랫폼은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기 때문에 광고로 수익을 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DID가 향후 IPO 등 회사 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버팀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확실한 캐시카우가 있는 회사는 아니기 때문에 미래에 블록체인이 바꿀 시장을 개척하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려면 최소한의 서비스가 있어야 하고, DID는 주요 서비스 중 하나”라고 말했다.

비슷한 사업을 진행 중인 다른 DID 연합체들과도 경쟁보다는 시너지를 내고 싶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DID 연합체들끼리 비교하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모든 DID 서비스가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루어질 순 없기 때문에 경쟁보다는 서로 시너지를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정한 DID 표준이 생겨야 한다는 논의에 대해서도 “실제 활용가능한 DID 서비스를 어느 정도 확보한 다음에 표준화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 서비스도 블록체인 기반으로…강원도‧제주도와 집중 협업

DID와 함께 아이콘루프가 공격적으로 추진 중인 것은 지자체와의 협업이다. 각종 정부 사업을 수주하고 지자체에 블록체인 기술을 공급함으로써 국내 대표 블록체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아이콘루프는 서울시, 강원도, 제주도 등 여러 지자체와 협업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의 각종 행정 서비스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옮긴 데 이어 올해는 강원도와 제주도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요즘은 강원도의 ‘만성질환 통합 관리 플랫폼’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해당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주관하는 ‘2020년도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사업’의 10개 선정 과제 중 하나다. 병원 방문이 어려운 만성질환자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건강정보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김 대표는 “진료 기록 같은 데이터는 의사 소견이 들어갔기 때문에 개인 데이터인지 병원 데이터인지 애매해 관리가 힘들었다”며 블록체인 기반 관리 플랫폼으로 건강 정보 관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제주도는 DID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좋은 사용처다. 김 대표는 “제주도는 관광지역인 만큼 도내에서 이동하는 사람들의 패턴이 서울 직장인의 이동 패턴과 너무 다르다”며 “포털사이트의 QR코드로 방문 기록을 남기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기록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요되는 시간 동안 확진자는 제주도를 계속 돌아다니게 되므로 DID가 제주도 방역 시스템에 적합했다”며 협업 배경을 밝혔다.

제주도 관광방역에 쓰인 아이콘루프의 '쯩'

협업에 따라 제주도 관광방역 시스템은 ‘쯩’ 애플리케이션에 탑재됐다. 방문자는 사업장에 비치된 QR코드를 스캔해 방문을 인증한 뒤 ‘관광방역 인증’을 발급받고, 해당 인증을 방문자 단말기에 암호화해 보관할 수 있다. 개인의 방문기록정보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분산 저장되므로 프라이버시가 침해되지 않는다. 확진자 발생 시에만 정보를 결합해 동선을 추적함으로써 신속한 확인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여러 지자체들이 지역 화폐와 지역 재난지원금 등을 경험하면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경험을 했다”며 “그런 경험들이 지역 경제를 위해 민간 사업자와 협업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고 강조했다.

◆“시리즈B 투자‧IPO도 목표”

DID 서비스와 지자체 협업을 기반으로 아이콘루프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현재 시리즈B 투자와 IPO 등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시리즈 A단계 투자로 100억원을 조달한 아이콘루프는 올해 7월,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앞선 후속투자(브릿지투자)를 통해 60억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김 대표는 “DID 부분은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리즈B 투자도 목표로 두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IPO에 대해선 “준비에만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지속적으로 준비 중”이라며 “투자사들도 IPO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DID 서비스를 출시하고 확장하며 인프라를 구축하는 단계였고, 내년에는 회원사들이 알아서 들어오게끔 함으로써 자연스러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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