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국내 반도체 업계에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메모리반도체는 70% 이상을 차지하지만 시스템반도체는 3%에 불과한 탓이다. 시스템반도체는 2배 이상 큰 분야다. 이를 놓치면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 정부와 기업 등은 메모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쉽지 않다.

시스템반도체 핵심으로 꼽히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은 국내 기업이 손댈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체 CPU 개발에 나섰지만 잠정 포기했을 정도다. GPU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긍정 요소가 있다. 국내 실리콘아츠가 도전장을 내고 상당 부분 진척을 이뤄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출신 윤형민 대표가 지난 2010년 설립한 업체다. 윤 대표는 삼성에서 시스템아키텍처 분야를 담당하다 GPU를 사업화했다. 실리콘아츠는 10년 동안 ‘레이트레이싱’ 기반 GPU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레이트레이싱은 빛의 4대 요소인 ▲반사 ▲굴절 ▲투과 ▲그림자 등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기술이다. 이를 추적해 사실적인 빛의 효과를 구현하고 특정 장소를 재현해낼 수 있다. 그동안 게임, 영상 등이 이미지를 일일이 그려 투입했다면 레이트레이싱을 통해 번거로운 작업을 덜 수 있다.

윤 대표는 “실리콘아츠는 GPU를 만드는 유일한 한국 회사다. GPU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데 우선 그래픽 시장에 집중하고 점차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GPU 업계는 엔비디아가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앞서나가고 AMD, 인텔 등이 추격하는 구도다. 이들 업체는 PC, 서버 등 고객사와 주로 거래한다. 모바일은 엔비디아도 아직 공략하지 못한 분야다. 실리콘아츠는 틈새시장을 노린다.
엔비디아도 레이트레이싱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엔비디아의 경우 레이트레이싱 기반 GPU는 전력사용량이 많아 PC 게임에만 적용 가능하다. 실리콘아츠는 연산구조를 달리해 저전력 제품을 개발했다. 기성 업체가 하나의 구조에 복수 데이터를 다루는 ‘SIMD’ 방식을 채용한 반면 실리콘아츠는 하나의 구조에 한 데이터만 다루는 ‘MIMD’ 방식을 채택했다.

윤 대표는 “전력효율에서 미국 업체 대비 크게 앞선다. 모바일에서는 저전력이 최우선인 만큼 장점이 있다”며 “성능 차이는 칩 여러 개를 투입해 메울 수 있다. 향후 PC, 서버 등에서도 활용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재 인텔 엔비디아 구글 삼성전다 등 글로벌 기업이 포함된 크로노스 그룹은 레이트레이싱 표준을 정하고 있다. 관련 표준이 정해지면 실리콘아츠는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레이트레이싱을 적용하려면 연관 업체의 제품과 호환이 필요하다는 점은 변수다. 모든 업체가 제품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표준 논의 과정에서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표는 “레이트레이싱 기술력을 알리기 위해 여러 학회에서 발표도 하고 퀄컴 이사 출신 스티븐 브라이트필드 CMO가 실리콘밸리에서 적극 활동 중”이라면서 “이미 CES2020에서 관련 기술을 전시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레이트레이싱을 지원한다고 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커지고 있어 향후 레이트레이싱 활용도는 높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리콘아츠는 인텔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고 미국 스타트업 뉴젠그래픽스에 레이트레이싱 지적재산권(IP)을 제공하기로 했다. 표준 제정 시 다수 고객사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에는 대전테크노파크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이 밀렸지만 실리콘아츠는 기술특례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향후 레이트레이싱 IP를 통해 수익을 내고 그래픽에 이어 인공지능(AI)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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