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가상자산 거래 소득에 대한 과세와 관련, 업계에서도 합리적인 유예 기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과세 인프라를 구축하기에 시간이 부족할 뿐더러, 주식 양도소득세 확대 시행일이 2023년 1월 1일인 것과 비교하면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14일 한국블록체인협회는 가상자산 거래 소득에 대한 과세안이 포함된 소득세법 개정안과 관련해 “가상자산사업자들의 준비를 위한 합리적인 기간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협회는 “시행일을 주식의 양도소득세 확대 시행일과 같은 2023년 1월 1일로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발표된 2020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국내 거주자의 경우 가상자산의 양도 및 대여로 발생한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한 뒤, 20%의 세율을 부과한다. 비과세 구간은 250만원까지다. 따라서 가상자산으로 500만원을 번 사람은 25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250만원에 20% 세율을 적용, 세금으로만 약 50만원을 내게 된다. 지방세 2%를 합하면 실질적으로는 22% 세율을 적용 받는다.

비거주자 외국인의 경우에도 가상자산 양도 및 대여로 발생하는 소득이 국내 원천 기타소득으로 분류되어 세금이 부과된다. 거래소 등 가상자산사업자를 통해 양도 및 인출하는 경우에는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원천징수 의무를 부여한다.

이 같은 과세안의 시행일은 오는 2021년 10월 1일이다. 하지만 업계는 시행일이 지나치게 이르다는 입장이다.

협회는“가상자산으로 인한 소득에 과세하는 것은 조세원칙에 부합하며 업계는 이를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과세에 협력하기 위해서는 거래소 등 가상자산사업자의 과세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하는데, 그 시행 시기가 너무 촉박해 준비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오는 2021년 3월부터 시행되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개정안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들은 유예 기간 6개월이 지난 2021년 9월까지 사업 신고를 마쳐야 한다.

협회는“신고가 수리되어야만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므로, 아무리 서둘러도 2021년 10월부터 과세 자료를 추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금법 개정에 따른 신고 기한이 9월 말까지인데 10월부터 당장 세금 인프라를 구축하기에는 벅차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재로서는 신고 수리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사업 존속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인적자원과 물적자원을 동원해 과세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더욱 무리가 있다. 협회에 따르면 과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선 거래소들이 모든 이용자를 거주자 및 비거주자로 구분한 뒤 개인 별, 기간 단위 별 데이터를 과세 자료로 추출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협회는 이러한 업계 사업자들의 부담을 대변하고자 세법개정안이 제출된 국회 소관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실에 의견을 전달했으며, 과세 유예도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의 양도소득세 확대 방안은 상대적으로 과세 인프라가 갖추어졌음에도 그 시행일을 2023년 1월 1일로 정한 데 비해 가상자산 과세 도입은 이번이 처음임에도 오히려 2021년 10월 1일로 촉박한 준비 기간을 부여한 점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오갑수 협회장은 “가상자산 관련 사업자들이 내년 3월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사업 존속 여부조차 불확실한 상황에서 과세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아 준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업계가 성실하게 과세에 협력하고 국가 세수 확보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합리적인 준비 기간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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