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5G 세제혜택 연내 일몰…과기정통부 “재추진”
-기재부 제출 KDI 보고서, 5G 산업육성 정책 이해도 부족 지적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문재인 정부가 ‘디지털뉴딜’ 정책 성공을 위해 통신업계에 5G 투자를 독려하면서 세제혜택을 약속했지만, 정작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5G 세액공제를 연내 일몰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운 한국판 뉴딜 중심축 중 하나인 디지털뉴딜을 놓고, 엇박자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디지털 뉴딜 핵심은 단연 5G다. 가장 기본인 5G 인프라를 깔고, 그 위에 다양한 융합 신사업을 키워 국가 미래성장동력을 마련하자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5G 고속도로’를 주창하면서, 기업에 투자를 요청하고 있다. 통신사에 세액공제 혜택을 당근으로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5G 세액공제 내용이 담긴 조세특례제한법은 연내 일몰된다. 기재부는 5G 세제혜택 효과가 없다는 보고서를 수용했고, 디지털뉴딜 주무부처 중 하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난감해졌다. 과기정통부는 세법개정안 시행령에 5G 세제혜택 부분이 담길 수 있도록 다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산하 KDI 보고서, 어떤 내용 담겼기에?=정필모 의원(더불어민주당)실에 따르면 기재부는 5G 세제혜택과 관련해 “특례를 유지할 실증적 근거를 확인할 수 없다”며 오는 12월 일몰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결론을 내린 이유는 기재부 산하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작성한 ‘2020 조세특례 심층평가 – 초연결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보고서가 주효했다.

이 보고서는 “정부개입, 수단‧운영의 적절성과 중복제도 존재 여부 등에서 특례지원 타당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특례와 5G 기지국 건설 투자 간 인과성이 확보되지 않고 경제성이 다소 미흡하다. 정책적 타당성은 매우 낮고 효과성 발현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우선, 이 보고서는 조세특례 평가에서 수도권 이외 지역의 5G 기지국 건설에 대한 1% 추가적 공제율 적용이 타당하냐를 전제로 삼았다. 지난해 통신3사는 인구밀집지역인 수도권과 6대 광역시 중심으로 5G 기지국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조세특례가 5G망 조기투자를 이끌 수는 있으나, 혁신 융복합산업 생태계 구축에 대한 기여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5G 기지국이 주로 수도권과 대도시 지역에 집중 공급되는 상황에서 추가적 증대효과도 낮고, 해외진출 가능성도 제한적”이라며 “5G 기지국의 확대라는 물적 자본 투자만으로 5G 보급이 확대되는 것이 아니며, 이것이 관련 산업으로 연쇄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은 불확실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보고서는 통신3사가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자료의 한계로 인해 각종 분석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문제 시발점은 결국 수혜자인 통사3사가 영업비밀이라는 사유로 자료제출을 거부한데서 기인하고 있다”며 “수혜자(통신3사)는 특례 필요성이 높다고 인식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과기정통부, “5G 조세특례 다시 추진한다”=과기정통부는 KDI 보고서 내용을 반박하며, 기재부와 협의해 5G 조세특례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보고서 전제조건부터 문제 삼았다. 5G가 비수도권 지역에 많이 깔려야 지역간 균등한 5G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과 5G 투자 초기 상황을 고려했을 때 과밀억제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무리하다는 지적이다. 또, 5G 기본 인프라를 먼저 마련해야 이후 신규 서비스 및 신산업 등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 기둥 없이 지붕부터 지을 수 없는 노릇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투자와 상용화가 함께 가야 하는 상황에서, 5G 초기단계부터 과밀억제 잣대를 적용하면 왜곡되고 효율성을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수도권이냐 비수도권이냐가 아니라, 전체적인 국가적 투자와 규모를 늘려야 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5G는 기본인프라인 만큼, 일단 좀 더 촘촘히 많은 기지국을 깔아야 한다”며 “미국, 중국, 영국 등은 5G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세금 감면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통신3사 자료 제출 요소는 조세특례 결론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조세특례제한법 142조에 따르면 관계 행정기관의 장 등에게 의견 또는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통신3사는 민간기업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의무가 없다.

KDI가 통신3사에 요구한 자료는 ▲2019년 법인세 신고 예정 내용 ▲월별 시군구별 5G‧4G 기지국 건설 현황 ▲월별 시군구별 5G‧4G 가입자 현황 ▲설문조사 설계를 위한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입자 자료 ▲설문조사 동의자에 한정한 이메일 혹은 전화번호 ▲향후 연도별 기지국 건설 계획 ▲연도별 5G 설비구입 및 건설 관련 비용 자료 ▲연도별 4G 기지국 투자금액 및 건설비용 관련 자료 등이다. 법인세와 기지국 현황 등은 국세청과 과기정통부를 통해 받을 수 있는 부분이고, 가입자 통계 등은 영업비밀 자료에 해당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올해 초 기재부를 통해 공식적인 요청이 와서 자료를 제출했다. 이것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본다면, 자료를 다시 제출하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다”라며 “세법개정안을 통해 5G 조세특례를 받을 수 있도록 시행령을 준비하고 있고, 기재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KDI 보고서와 관련해 5G 정책방향과 반대되는 내용이라며, 사실상 국가 5G 전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추경 확대에 따라 기재부가 보수적으로 민간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을 판단할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결론적으로 정부의 세제혜택 약속을 믿고 25조원 투자를 공언한 통신업계만 속이 타는 상황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KDI 공공투자관리센터 김동준 전문위원은 “5G가 중요하지 않다거나, 현재 5G 정책에 대한 평가를 내린 것이 아니다. 수도권 과밀억제 구역 외 5G 기지국 설치와 관련한 조세 특례 효과를 분석한 것”이라며 “지원 방식 및 형태가 기지국 증가 목적에 부합하지 않았으며, 과기정통부에서 자료를 받았지만 대다수 판단에 필요한 자료는 통신3사가 갖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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