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CJ ENM과 딜라이브 간 프로그램사용료 분쟁이 일단락됐다. 정부가 분쟁중재위원회를 통해 CJ 손을 들어주면서다. 딜라이브는 당초 사용료 동결을 주장했지만 결국 인상된 사용료를 내게 됐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를 비롯해 콘텐츠업계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적절한 콘텐츠대가 산정을 위한 시금석이 마련됐다는 입장이다. 반면 케이블TV 등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이번 결과가 잇따른 사용료 인상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정부의 이례적인 메이저리그식 중재 방식에 대해서도 형평성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 이하 과기정통부)는 지난 16일 CJ ENM과 딜라이브간 프로그램사용료 분쟁에 대해 CJ ENM이 제안한 인상률을 중재안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앞서 각계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분쟁중재위원회를 꾸려 다수결 투표를 진행했으며, 4대3으로 한표 차에 CJ ENM이 웃게 됐다.

그동안 양사는 프로그램사용료 인상을 놓고 마찰을 빚어왔다. CJ ENM은 딜라이브에 20% 인상을 요구했으나, 딜라이브는 과도한 인상률이라 보고 동결을 주장했다. 이에 CJ ENM이 채널송출 중단(블랙아웃)까지 예고하자, 정부가 중재에 나섰다. PP와 SO간 수신료에 대해 정부가 직접 나서 인상률을 정해준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특이한 부분은 중재 방식이다. 과기정통부는 국내와 미국 프로야구의 연봉조정 방식을 따온 다수결 투표를 제안했다. 양사가 각각 새로운 인상률을 제시하면, 7명의 중재위원들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식이다. 각자 일방적인 주장보다 위원들의 선택을 받을 만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도록 해 의견차를 좁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당초 관련 업계에서는 매년 반복되는 PP와 SO간 프로그램사용료 갈등에 관해 정부가 어느 정도 협상 기준점을 제시하고 일종의 가이드라인과 같은 중재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다수결 투표를 진행하자 예상을 못했다는 분위기다. 특히나 사용료 인상이라는 결과를 받아든 SO업계는 당황하는 눈치다.

유료방송업계는 이번 결과가 잘못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관계자는 “명확한 기준 없이 다수결로 결정해버리면, 앞으로 중소 SO들이 제대로 된 협상을 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면서 “지상파·종편과 CJ ENM 등 대형 PP들의 협상력이 커진 상황에서 갈등의 해결이 아닌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업자들간 돈이 오가는 계약 문제를 정부가 다수결로 정한다는 것 자체가 합리적이지 않다”면서 “4대3으로 한표가 당락을 가른 것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데, 협상을 통해 양쪽 의견차를 좁히는 게 아니라 그냥 한쪽 편을 드는 게 형평성에 맞는 건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콘텐츠사용료가 연쇄적으로 인상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케이블 시장이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도 낮고, 그렇다고 이용요금을 올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요금은 현실화되지 않았는데 매년 콘텐츠사용료가 올라 수익 대비 비용만 상승하게 되면 시장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라고 언급했다.

반대로 콘텐츠업계는 그간 과소평가된 콘텐츠 가치를 재설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반박한다. PP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사적계약이라는 핑계로 방치했던 콘텐츠 배분에 대해 그나마 가르마를 터준 격”이라며 “유료방송사들도 콘텐츠대가를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보고 무조건 줄이려고만 하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콘텐츠 ‘선공급 후계약’ 관행도 이번 기회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상 프로그램사용료 협상은 콘텐츠가 공급된 다음해에 이뤄지는데, 예컨대 2019년도 공급분에 대해 2020년에 계약을 맺는 식이다. PP업계는 그러나 상품을 먼저 공급하고 나중에 계약을 맺는 것은 협상에 불리할뿐더러 시장원리와도 맞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CJ ENM은 이번 중재안 발표와 관련해 “과기부 중재 결과를 존중한다.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웰메이드 콘텐츠 제작에 더욱 힘쓰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딜라이브는 “공식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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