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딜라이브와 CJ ENM이 협상을 타결하지 못할 경우, tvN 등 13개 채널 방송 송출이 중단될 수 있다.(사진 tvN 홈페이지 캡처)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CJ ENM과 딜라이브가 맞붙었다. 프로그램 사용료 15~30% 인상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tvN 등 13개 채널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국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유료방송 플랫폼을 상대로 ‘블랙아웃’을 통보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현재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온 딜라이브는 CJ ENM 요구가 과도하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CJ ENM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는데, 이제부터라도 콘텐츠 값을 제대로 받겠다고 강경태세를 취했다. CJ ENM은 딜라이브가 인상안을 수용할 수 없다면 채널을 끊겠다고 경고했다.

인기 콘텐츠를 무기로 협상 우위에 선 PP, 인터넷TV(IPTV)에 밀려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통신사와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온 케이블TV의 현주소다. 과거 갑을(甲乙) 관계가 완전히 역전됐다.

변화한 시장을 고스란히 담은 현상이지만, 가만히 두고만 볼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양측 힘겨루기에 피해를 보는 쪽은 결국 시청자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중심으로 구성된 약 201만명 딜라이브 가입자는 본인 선택과 관계없이 tvN, OCN, 엠넷(Mnet) 등 인기 채널을 TV에서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시청료를 지불하는 가입자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부분이다.

블랙아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지상파와 케이블TV 간 재송신 협상이 지연되면서 KBS2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1500만 전국 가입가구 KBS2를 강제로 볼 수 없게 됐다. 이때는 전국 케이블TV 방송사가 KBS2 방송 송출을 중단했기 때문에, 현재 CJ ENM과 반대되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다행히 재송신료 협상이 타결되면서 블랙아웃 사태는 하루 만에 종결됐지만, 정부는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당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송출 중단 예고에도 수수방관하다 일을 키웠다는 맹비난을 받았다. 중재안을 내놓기는 커녕,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은 블랙아웃 시점에 강원도 군부대를 위문 방문했다. 방통위는 송출 중단 2시간 이상 지난 후에야 뒤늦게 전체회의를 열었다. 방통위는 사전에도, 사후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일을 키웠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후, 정부는 블랙아웃 재발을 막겠다며 재송신 협상 가이드라인 등을 내놓았다.

이번에는 CJ ENM이 블랙아웃을 예고했다. CJ ENM은 딜라이브에 채널 중단 내용을 시청자에게 고지해야 한다는 이메일을 전달했다. 개별 유선방송사업자(SO)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감돈다. 

과거와는 달라야 한다. 플랫폼사업자, 방송채널용사업자, 지상파 그 어느 곳도 쩐의 전쟁을 위해 시청자를 볼모로 삼을 수는 없다. 정부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중재를 위한 노력을 병행하는 한편, 가이드라인에 그치지 않고 법적 구속력을 갖춰 시청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제도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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