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곪은 상처가 결국 터졌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간 갈등이 사상 초유의 채널송출 중단 위기까지 내몰렸다. 소비자 입장에선 자칫 일부 유료방송에서 CJ ENM 채널을 볼 수 없게 되는 지경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올해 초 IPTV·케이블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플랫폼에 프로그램사용료를 전년대비 약 15%~30% 인상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프로그램사용료는 PP 사업자가 유료방송사업자로부터 수신료 명목으로 받는 비용이다.

하지만 일부 유료방송사들은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에 반기를 들고 있다. IPTV를 제외하고 유료방송시장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업계에 따르면 CJ ENM의 인상안에 대해 유료방송사 4곳 중 1곳꼴로 협상 난항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합의를 끝냈거나 조율 중인 상황이다.

가장 크게 대립각을 세우는 곳이 딜라이브다. 딜라이브는 “통상적인 인상률을 봤을 때 20% 인상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CJ ENM은 이미 딜라이브의 전체 프로그램사용료 지출 가운데 2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블 시장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일방적으로 무리한 인상을 요구했다는 지적이다.

CJ ENM은 최악의 경우 채널송출 중단까지 고려하는 참이다. 딜라이브에는 지난달 17일 공문으로 자사 채널 13개(CH.DIA, M-Net, OCN, OCN Movies, OCN Thrills, OGN, O tvN, tvN, X tvN, 온스타일, 올리브, 중화TV, 투니버스) 공급을 중지하겠다고 통보했다. CJ파워캐스트에서도 13개 채널의 디지털 수신기를 회수할 계획이다.

◆CJ ENM은 왜 채널송출 중단 카드를 꺼냈나

CJ ENM의 프로그램사용료 인상에는 다양한 배경이 추측된다. 우선 CJ ENM은 이번 인상이 지난 4년간 동결 끝에 추진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CJ ENM은 “딜라이브가 그간 유료방송 플랫폼들은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종편)에 대한 프로그램사용료는 꾸준히 인상해왔지만 CJ ENM에는 최근 4년간 사용료 동결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지상파나 종편PP는 협상력이 없는 중소·개별PP보다 프로그램사용료 인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상파·종편PP는 최근 몇 년간 평균 10~15% 안팎 인상을 매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CJ ENM의 경우 중소PP는 아니지만 콘텐츠 파워에 비해 상대적으로 프로그램사용료 인상률이 낮은 편이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CJ ENM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면서 수익원 중 하나인 프로그램사용료 인상을 강하게 밀어붙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CJ ENM은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108억원, 397억원으로 특히 영업익의 경우 전년대비 49.7% 급감했다. TV광고 매출이 준 데다 특히 영화 사업은 적자를 낸 상황이다.

◆‘한 회사 두 수수료’ 상계해서 보낸 딜라이브

딜라이브는 CJ ENM의 채널중단 통보가 같은 법인인 CJ오쇼핑의 송출수수료 인하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앞서 CJ오쇼핑은 작년 7월부터 딜라이브에 내는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일방적으로 20% 낮춰 지급해왔다는 것. 이에 딜라이브는 올해 4월분 CJ ENM 프로그램 사용료에서 CJ오쇼핑의 미지급금을 상계해 지급하는 식으로 맞불을 놨다.

이와 관련 딜라이브는 “CJ오쇼핑은 송출수수료를 20% 낮추고 CJ ENM은 프로그램사용료를 20% 높여 결과적으로 40% 인상 부담을 떠안게 됐다”는 입장이다. 특히 CJ ENM의 인상요구는 결과적으로 다른 중소·개별PP 몫을 뺏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프로그램사용료는 한정된 재원으로, 한쪽이 인상되면 다른쪽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

CJ ENM은 CJ오쇼핑의 송출수수료와 CJ ENM의 프로그램사용료는 각각 별건의 계약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CJ ENM은 지난해 CJ오쇼핑을 흡수합병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CJ ENM은 “두 회사가 한 법인으로 합치긴 했지만 대표이사도 따로, 계약주체도 따로”라며 “송출수수료 건은 CJ오쇼핑과 따로 얘기해야 할 문제”라고 선 그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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