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정보 속 쉬이 지나칠 수 있는 기술 이슈를 재조명합니다. 뛰어난 기술과 함께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정보기술(IT) 현안을 분석하고 다시 곱씹어볼 만한 읽을거리도 제공합니다. 기술과 세상이 만나는 지점을 따스한 시각으로 ‘클로즈업’하는 연중 기획을 진행합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게임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수혜를 입었다는 사실이 각종 시장조사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강제 재택으로 인해 게임을 포함한 거의 모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의 소비 시간이 늘었다. 앱애니는 2020년 1분기 게임과 비게임을 포함해 전체 앱의 이용시간이 전년동기 대비 20% 증가했다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12일 발간한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2020년 5·6월호)’ 보고서엔 여러 분석 중에서도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게임 시장 변화는 여러 보고서도 다루고 있지만, 흔치 않게 ‘게임 가성비’의 문제를 짚었다.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한 이후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문제다.

◆게임과 넷플릭스가 경쟁하게 된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의 줄임말이다. 소비자가 치른 가격 대비해 제품이나 서비스가 얼마나 성능이 뛰어난지, 얼마나 큰 효용과 가치를 주는지 따진다는 뜻을 담고 있다. 주로 ‘가성비가 좋다’, ‘가성비가 나쁘다’로 말한다.

보고서는 세계 각지에서 발발한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고 경제활동이 재개되면 노동 인구의 여가 시간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줄어들게 되고 그들 중 상당수는 경기 침체 여파가 이어져 이전 대비 소득 감소에 시달릴 것이란 전망을 담고 있다.

이 경우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쓸 것인가를 두고 ‘우선순위’를 정할 때 게임이 넷플릭스를 위시한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와 경쟁을 벌이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이용자들은 4K UHD(초고화질)를 지원하는 가장 비싼 요금을 사용해도 친구와 가족끼리 비용을 분담하면 한달 4000원 미만으로 실질 요금을 낮춰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이 경우 웬만한 모바일게임의 기본 투자금보다 덜 내게 된다는 것이다. 넷플릭스엔 다양한 독점 콘텐츠가 계속 추가되고 있다.

이번 자가격리를 계기로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에 눈뜬 사람들이 게임 플레이 시간을 비디오 시청으로 대체한다면, 중소 개발사와 업체들은 더욱 쉽지 않은 경쟁 상황을 접할 수 있다. 실제 업계에서도 코로나19 사태의 수혜는 잘 나가는 몇몇 게임에 집중돼 있다고도 말한다.

전통적 게이머들은 게임 시장에 남을 수 있겠지만, 캐주얼 게이머와 미래 세대들은 향후 비디오 엔터테인먼트로 눈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는 유튜브 등 비(非)게임에 더 많은 시간을 쓴다는 시장조사 결과도 있다.

◆중국 게이머들도 현명한 소비에 눈뜨다

그렇다면 게임업계가 가성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까. 보고서는 갈수록 게임 개발비와 서버 운영비가 상승하기 때문에, 업계가 계속해서 부가 수익을 추구하게 되고 결국 가성비의 획기적 개선은 요원하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게임업계가 가성비가 아닌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지만, 한정된 여가 시간과 돈을 두고 모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가 쟁탈전을 벌일 때 상당한 약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변화는 코로나19 사태가 먼저 발발한 중국에서 두드러질 수 있다. 여유시간은 많아지고 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게임업계가 코로나 특수를 노린 각종 할인행사를 진행했고 이를 접한 중국 게이머들이 현명한 소비를 학습하고 여기에 눈 뜨게 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한때 중국의 게이머들이 돈을 생각 없이 쓴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유료 결제에 관대한 편이었지만 최근에 ‘가성비’나 ‘효용’을 따지는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이런 변화는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더욱 확연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관측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팬데믹 특수가 가린 착시들

보고서는 하이퍼히포게임즈(Hyper Hippo Games) 사례를 들었다. 이 회사 샘 피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지표를 상당히 경계하고 있다. 지표가 나쁜 것이 아니라 아주 좋게 나타난 상황인데 그렇다. 샘 피셔는 지표와 관련해 “정말 사악한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금의 경영 지표가 곧 다가올 위기에 대응하지 못하게 하고 들뜨게 한다는 것이다. 가처분소득의 감소, 게이머들의 인게이지먼트(충성도) 감소, 이런 가운데 소비자획득비용(UAC)은 높아져 업계가 삼중고에 빠질 수 있다.

몇 달간의 록다운(제재) 여파로 심각한 경기 침체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경제학자들의 경고도 나온다. 게임은 앞서 언급한 넷플릭스 등의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는 물론 지금 억눌려있는 야외 엔터테인먼트 놀이와도 향후 경쟁을 앞뒀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엔 “당장 게임업체들은 상황이 악화됐을 때를 대비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중략) 할 수 있는 일들을 해야 한다”며 “폭풍이 다가오면 짚으로 된 집을 나무나 철골로 바꾸는 데 집중해야지, 밀짚으로 만든 집을 또 하나 짓는데 시간과 돈을 쓸 필요는 없는 일”이라는 조언이 담겼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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