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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김소영기자] 최근 정치권에서 배달 기사 등 플랫폼산업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과 관련한 의제가 활발하다.

최근 진보적 정책 이슈를 꺼내들고 중도로의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일 “플랫폼 노동자의 4대 보험과 처우 개선을 의제화하겠다”고 밝히자, 여당인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 등도 지난 5일 플랫폼 노동에 관련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는 등 맞장구를 치는 모양새다.

이상헌 의원은 “플랫폼 노동은 전통적 고용형태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어 현행법상 근로자로서의 보호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개정안 취지를 설명했다. 즉, 플랫폼 근로자와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의 정의를 새롭게 규정해 이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 O2O서비스 종사자 약 53만7000명 중 배달 기사 등 플랫폼 노동자로 분류되는 외부 협력인력은 약 52만1000명(97%)으로 파악됐다. O2O 서비스를 통한 거래액도 약 97조원으로 2018년과 대비해 22.3%나 성장했다. 분야별 매출은 식품・음식 분야가 8400억원(28.4%)으로 가장 높았다. 올해는 코로나19로 O2O서비스 시장이 더 확대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4대 보험 의무화 이슈가 본격화될 경우, 당장 O2O 업계및 식품·음식 관련 플랫폼 업계의 손익 계산이 분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플랫폼 노동자들에게 4대 보험을 보장할 경우, 플랫폼 업계가 감당해야할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지가 파악한 결과, 4대 보험에 대한 O2O 플랫폼 업계의 반응은 예상보다 복잡했고, 각자의 입장이 달랐다. 

4대 보험 효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과 정책의 부작용, 그리고 정작 정책의 수혜자인 배달 노동자들도 4대 보험 가입에 대해서는 의외로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 플랫폼 노동자의 4대 보험 비용, 분담은 어떻게?




원칙적으로 4대 보험은 근로자와 사업주가 분담한다. 따라서 사업주는 고용한 직원들에 대해 약정된 4대 보험 의무를 제공하면된다.

하지만 국내 O2O플랫폼 산업에선 현실적으로 이같은 명쾌한 관계성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이 때문에 4대 보험에 따른 비용부담을 누가 지는지부터 논란이 시작된다. 여기에 배달 기사들의 형태도 천차만별이다. 소위 '특고'로 불리는 개인사업자 근로 형태의 기사, 아르바이트로 일주일에 1~2일만 일하는 계약직 기사, 그리고 정규직으로 고용된 배달기사가 혼재하고 있다.

플랫폼 노동장의 4대 보험과 관련해,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는 크게 세 부류다. 즉,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주문앱 플랫폼 회사와 부릉·바로고·생각대로 등 배달대행사, 그리고 배달 기사들이다.

여기에서 주문 앱 플랫폼회사들은 배달기사들과 직접적으로 연관됐다고 보기 어렵다. ‘주문 플랫폼’을 통해 주문을 연결만해주는 역할에 그치기 때문이다.

물론 예외도 있다. 현재 '배달의 민족'의 배차를 받는 2000명의 배민라이더스는 주문앱 업체인 우아한형제들과 직접 계약한 경우다. 따라서 우아한형제들과 배달 기사들간의 계약관계가 성립돼 있다. 물론 이 계약관계를 직접 고용관계로 볼 것인지는 법률적으로 따져야할 문제다. 이와관련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4대 보험과 관련한 이슈는 지금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음식 점주들과 위탁 계약을 진행해 지역 단위로 관리하는 배달대행사는 어떨까. 운송을 대행하는 택배회사와 택배 노동자들의 구조와 같다. 따라서 현재로선 배달대행사들이 직접적으로 배달 기사들과 4대보험 비용을 공동 부담하게 될 개연성이 높다.

하지만 따지고 들어가면 배달대행사들도 ‘배달 기사의 직접 고용주’로 정의하기엔 어려운 면이 있다. 배달 대행사와 배달 기사들간의 고용 관계가 일반적인 회사들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프리랜서, 아르바이트 단기 계약직 배달기사들은 플랫폼을 통해 주문 요청을 받으면 건 단위로 배달을 수행한다. 배달료 일부를 회사, 지사와 나누고 플랫폼엔 앱 사용료를 지불한다. 기본적으로 ‘배달한 만큼 버는’ 구조다.

또한 한 명의 배달 기사가 여러 배달대행업체의 주문을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오늘은 A배달대행업체에 있다가 내일은 B배달대행업체로 이동하는 경우도 많다. 배달대행업계 관계자는 “직접적인 고용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고용이 아닌 것도 아닌 이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 기존 '4대 보험'체계, 특수 노동자들에겐 오히려 불편할수도

그렇다면 4대 보험 정책의 수혜자가 될 배달 기사들의 반응은 어떨까. 당사자인 배달 기사들의 상황도 복잡한 것은 마찬가지다. 

먼저,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으로 추가소득이 필요해진 이들에게 4대보험은 고용보험 2중 납부 부담이 생긴다. 아르바이트를 겸한 투잡족이 늘어나고 있고, 프리랜서 배달 기사의 경우는 여러 배달대행업체 주문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기때문에 3중, 4중의 보험료를 부담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배달 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배달 일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 중 기초 수급자, 신용불량자라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분들도 있다”며 “4대 보험이 오히려 일부 플랫폼 종사자들에게는 보호 장치가 아니라 규제로 인식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비록 일부지만 4대 보험료의 부담 뿐만 아니라 세원 노출을 꺼리는 배달 기사들에게도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도 “배달 기사들은 지금처럼 수입중에서 보험료를 안 떼길 원할 것”이라며 “4대 보험을 과연 원하는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배달라이더협회 관계자는 “4대보험이라는 건 전국민이 원하는 것”이라며 “다만 정부에서 나온 정책 얘기라서 아직은 잘 모르고, 배달기사들에게 보험 얘기를 어떻게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정확히 전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플랫폼업계 일각에선 4대 보험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달 대행업계 관계자는 “4대 보험료가 적용되면 배달료가 상승하고, 또 그것이 배달 물가 상승을 불러 일으켜 결국 국민 경제에 피해가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 플랫폼 노동자 대상 '4대 보험' 향배… 노동계 촉각

배달 기사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4대 보험’ 논의의 향배에 국내 노동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향후 플랫폼 노동자 전 직군에 대한 선례로써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만약 '4대 보험'이 플랫폼 업계, 특히 배달 노동자들을 100% 만족시킬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면 다른 대안은 없을까. 또 배달기사를 비롯한 플랫폼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논의는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할까.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은 '4대 보험'에 맹목적으로 매달리지 말고 실질적인 '처우 개선'방안을 찾는 것에 더 주목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실제 취재 과정에서 플랫폼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근로자라는 형태가 나온 게 불과 100년이 안 됐다“며 ”이제는 새로운 형태의 근로자가 나타났는데 기존의 근로자 복지수단인 4대 보험을 꼭 그대로 가져가야하는가, 그것이 꼭 좋은 건가 하는 의문점부터 시작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연히 안전에 대한 부분은 어느 정도는 지켜져야 한다고 보지만 그게 보험으로 지켜지는 것은 사실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보험제도만 접근하지 말고 현재 갖춰진 사회안전망 중에서 배달 노동자가 활용할 수 있는 걸 검토해 더 안전한 근무환경이 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기자>sor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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