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국가정보화기본법’, ‘전자서명법’, ‘전기통신사업법’ 등이 20대 국회를 통과하며 ICT 업계의 오랜 숙원들이 해결됐다. 21대 국회에서는 최근 통과된 법안들의 하위법령 작업과 함께 단통법 개정, 유료방송 사후규제, 정보통신융합법 고도화 등 만만치 않은 입법과제를 처리하게 된다.

<디지털데일리>는 21대 국회서 다루어질 주요 ICT 입법정책 현안을 짚어보고 바람직한 제도개선 방향을 분석해 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ICT 분야는 법·제도 개정속도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니 기존의 법·제도가 오히려 ICT 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로 작용하는 사례들이 등장하곤 한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고 임시허가제도를 개선하는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정보통신융합법)'을 통과시켰다.

정보통신융합법을 통해 2019년 1월부터 시행된 ICT 규제샌드박스는 시행 후 1년간 120건이 접수됐고, 이 중 102건이 처리(신촉처리 62건, 임시허가 18건, 실증특례 22건)되었으며, 80건의 신속처리・임시허가 중 16건이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오랜기간 해묵은 과제들을 개선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적지 않다. 우리의 규제샌드박스 제도는 실증특례 중심인 외국에 비해 규제 신속확인, 임시허가, 실증특례 등 제보적용 범위가 폭 넓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접수부터 심사까지 평균 50일 소요, 영국·일본 등 외국(평균 180일)보다 빠른 심사도 강점이다.

하지만 임시허가 유효기간과 실증특례 신설과 관련한 문제제기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규제샌드박스 유효기간을 둘러싼 논란을 비롯해 기존 산업과 신산업간 갈등 등이 대표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이에 정부는 규제샌드 박스 효과 극대화를 위해 법령개정을 추진 중이다. 20대 국회에서도 ICT 규제 혁신을 위해 임시허가・실증특례 제도를 개선하는 다수의 정보통신융합법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다. 21대 국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먼저 규제 샌드박스 유효기간 설정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정보통신융합법에서 임시허가와 실증특례의 유효기간은 2년이고 1회 연장 가능하므로 최대 유효기간은 4년이다. 하지만 유효기간 동안 근거 법령이 개정되지 못할 경우에는 사업과 시험・검증을 일시에 중단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규제 샌드박스 지정 시점에서는 허용되었던 것이 다른 상황의 변동 없이 2년 또는 4년의 시간만 경과했다는 이유로 금지된다는 것은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이에 국회입법조사처는 “현행 법령의 유효기간을 갱신의 주기로 보고 갱신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 방안, 유효기간의 만료시점을 근거 법령이 개정된 때로 전환하는 방안 등 규제 샌드박스 유효기간 설정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산업‧서비스 이해관계자간 갈등 해결을 제도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카카오택시, 타다 등 앱 기반의 공유승차 서비스는 결국 택시 등 기존 산업의 강한 반발로 사실상 무산됐다. 최근의 ICT 신기술・서비스들은 산업간 경계를 허무는 융복합을 특징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제도의 이해관계자들과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입법조사처는 “이러한 갈등이 해결되지 못할 경우에는 법・제도의 개선뿐만 아니라 규제 샌드박스와 같은 임시적 조치도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는 민관이 참여하는 해커톤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고 있지만 그 자체를 공식적인 이해관계 조정 수단으로 보기에는 참여자의 대표성이 낮은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ICT 규제 혁신을 위해서는 신기술 도입에 대한 이해관계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공식적인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ICT 규제 샌드박스 운영의 다양화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규제 샌드박스는 ICT 규제의 문제점에 대해서 민간이 신호를 보내고 정부가 신속하게 조치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민간이 더욱 활발하게 ICT 규제 샌드박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규제 혁신의 효과가 높아진다.

입법조사처는 “공유차량 등 분야간 조정이 필요한 사안 등 대형 과제와 블루투스 저울 등 내부 조정으로 가능한 사안인 소형과제로 구분해 규제 샌드박스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구개발의 기획 단계에서도 규제 컨설팅과 규제 샌드박스의 가능성을 점검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규제 샌드박스 운영 결과를 공개해 잠재적 신청 기업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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