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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아는 만큼 찍는다”… DJI 메빅에어2, 입문자가 느낀 매력은

이안나
매빅에어2로 촬영한 장면
매빅에어2로 촬영한 장면
- 특별한 영상 촬영·편집 쉽게 가능…입문자 별도 교육 선행 필요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여행을 좋아하고 영상을 즐겨보는 시대, 드론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취미생활을 안겨줬다. DJI 신형 드론 ‘매빅에어2’는 지난달 11일부터 국내 출시됐다. 생수 한 병 크기에 무게는 570그램으로 작고 가볍다. 그러나 4K 60프레임, 8K 하이퍼랩스·슬로모션을 지원 등 촬영 성능은 뛰어나다.

비행시간은 최대 34분으로 DJI 드론 중 가장 길다. 특히 입문자를 배려한 기능이 곳곳에 추가됐다. 전후방과 하단에 탑재된 센서가 장애물을 탐지한다. 드론과 조종기 간 전파 간섭을 줄이는 오큐싱크2.0을 탑재했다. 드론이 알아서 출발 지점으로 되돌아오는 ‘리턴투홈’ 기능을 개선했다.

기본 패키지 가격 99만원. 입문자도 가격 장벽을 넘어 매빅에어2를 통해 드론 매력에 빠질 수 있을까. 두 차례 비행장에 들러 십여 차례 비행을 시도했다. 연습을 하면 할수록 입문자도 충분히 고품질 영상을 찍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혼자서 섣불리 시도하다 위험천만한 순간을 여러 번 경험했다. 자율주행으로 영상을 자동 촬영·편집하더라도 입문자에겐 사전 조종법 숙지가 훨씬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 “어디서, 어떻게 날리지?”…외국어 설명서에 개인공부 필요=드론은 아무데서 날릴 수 없다. 비행제한구역·관제권·위험구역 등 모두 벗어난 안전 지역은 서울에 많지 않다. 강동구 둔촌동에 100% 사전예약제로 운영하는 한강드론공원이 있지만 14일까지 운영하지 않는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다. 서울을 벗어나지 않고 안전하게 날릴 수 있는 장소를 한참 찾았다. 고심 끝에 양천구 신정비행장을 발견했다.

매빅에어2는 제품 설명서와 ‘DJI FLY’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에 글과 영상으로 작동 방법을 알려준다. 그러나 한국어 설명이 없다. 입문자가 작동법을 익히기 위해선 외국어를 유창히 잘 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올린 유튜브와 블로그 등을 참조해야한다. 조종기 조작, 전용 앱 설명을 여러개 영상으로 익혔지만 부족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출시일에 맞춰 빨리 구매한 입문자라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은 더욱 희박하다.

◆ 입문자 대상 ‘리턴투홈’, ‘튜토리얼’ 등 장점=비행이 허가된 곳이지만 공원에서 사람들이 돌아다닌다는 점은 긴장감을 줬다. 드론이 이륙할 때 소리는 상당히 크다. 주변 사람들이 소리를 듣고 쳐다봤고, 일부는 구경을 한다며 아예 자리를 잡았다. 부담감이 커졌다. 드론과 스마트폰을 번갈아 보는 시선처리도 부자연스러웠다. 스마트폰에서 작동방식을 알려주는 튜토리얼이 진행된다. 초보자 모드를 설정하면 드론이 움직이는 거리가 사방으로 제한된다.

튜토리얼은 잘 따랐지만 그 후엔 실수와 사고가 이어졌다. 출발지점으로 돌아와 착륙하게 만드는 ‘리턴투홈’을 눌렀다. 멀리서 돌아온 드론은 허공에서 착륙할 지점을 찾고 그 위에서 수직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출발을 다리 아래서 시작한 게 문제였다. 중간에 차량이 지나다니는 다리를 아랑곳하지 않고 내려오는 것처럼 느껴져 재빨리 착륙을 취소하고 방향을 바꿨다.

양손으로 조종하며 한동안 버벅이며 운행을 마친 후, 녹화가 전혀 되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카메라로 촬영만 한 셈이다. 비행시간이 DJI 제품 중 가장 긴 34분이라고 해도 초보자에겐 부족한 시간이었다. 다시 드론을 띄웠지만 배터리는 얼마 남지 않았다. 배터리가 20% 아래로 떨어지면 기체가 저절로 '리턴투홈' 기능을 실행한다. 다양한 기능 중 10%도 쓰지 못했다고 느껴졌다.
◆ 안전기능 개선했지만 만사 해결 기대하면 'No'=다시 시도하러 갔을 땐 사람들이 없을 시간인 오전 일찍 공원을 찾았다. 여전히 드론이 육안으로 보이지 않을 만큼 멀리 가면 긴장감이 들었다. 단순 운전이 아닌 ‘퀵샷’을 시도했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피사체를 선택하면 드론이 자율주행 촬영하는 기능이다. 화면에 나온 자신의 모습을 선택하면 움직일 때마다 드론이 따라와 촬영한다. 로켓샷·나선형·회전형 등 종류가 다양하다.

하나의 나무를 드래그 하고 퀵샷을 실행했다. 이때부턴 조종기를 건드리지 않아도 드론이 적절한 구조로 360도를 돌며 영상을 찍는다. 한바퀴를 거의 다 돌았을 시점, 처음으로 ‘쉽다’고 생각하려는 순간 드론이 나무에 걸리며 추락했다. 화면엔 잎사귀와 풀들만 보였다. 재빨리 ‘리턴투홈(RTH)’을 눌렀지만 ‘RTG 작동할 수 없음’, ‘GPS 신호 부족’, ‘짐볼 모터 과부하’ 등 경고성 메시지들이 연이어 떴다.

퀵샷을 설정한 후 스마트폰으로 화면만 보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부근에서 작동이 멈춘 건지 알 수 없었다. 기기와 연결이 끊어진 것을 확인했다. 유튜브로 작동법을 익힐 당시 추락했을 때 대처방식까진 살펴보지 않았다. 앱에 ‘내 드론 찾기’ 같은 기능은 나중에야 눈에 보였다. 그 순간엔 마지막으로 찍힌 영상 장면을 보며 추락장소를 추측해 찾아갔다. 다행히 나무에 걸려있지 않고 잔디밭에 떨어져있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않는 장소였다. 운이 좋아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

원인은 센서가 장애물을 인식하지 못한 문제였다. 매빅에어2는 앞뒤, 하단에만 장애물 인식센서가 있고, 양옆엔 없다. 즉 360도를 돌며 피사체를 찍다가 옆에 있는 나무를 인식하지 못하고 부딪힌 것이다. 드론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옆에 있는 장애물들을 인식 못 하니 조심해야 한다’는 글들이 자주 보였다. 추락 후에도 다행히 드론은 멀쩡하게 작동됐다. 내구성이 좋다는 평가를 내렸다. 다만 취미로 시작해보는 것에 대해선 좀 더 시간을 갖기로 했다.
◆ 촬영도 영상 편집도 '알아서'… 스마트폰으로 간편제작도=드론 운전은 충분한 공부와 연습이 필요하다. 이 조건만 갖추면 매빅에어2는 촬영·편집 면에선 우수한 편이다. 만족할만한 영상을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다. 퀵샷으로 사진을 찍으면 앱 자체적으로 결과물을 만들어준다. 앱은 드론이 추락 직전까지 찍었던 영상을 바탕으로 아무일 없었다는 듯 15초 분량 편집 동영상을 완성했다.

사용자도 앱 내에서 음악과 편집, 속도, 색감을 조정해 편집할 수 있다. PC로 결과물들을 옮기지 않아도 간단한 영상은 스마트폰으로 충분하다. 드론을 ‘처음’ 써보려는 사람들에겐 매빅에어2는 가격이나 기능 활용 면에서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다. 처음엔 중저가형으로 구입해 연습한 후, 실전용으로 사용하고 싶을 때 혹은 드론 사용법을 자세히 알려줄 사람이 있을 때 매빅에어2는 훌륭한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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