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던 절차 다수가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오프라인 쇼핑을 위협하는 온라인 쇼핑뿐만 아니라 비대면 금융·계약·고지 등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이런 비대면 확산이 ‘투표’로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올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기업도 늘었다.

선거 현장에 가지 않고 원격으로 투표를 한다는 시스템 자체는 새롭지 않다.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나 PC로 원격에서 접속해 투표하는 ‘원격 전자투표’ ▲투표소 대신 곳곳에 배치된 무인시스템을 이용한 ‘키오스크 방식’ 등이 있다. 원격은 아니더라도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대신 전자투표기기를 이용한 ‘투표소 전자투표’ 방식 도입으로 투표·개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현재도 다양한 분야에서 전자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운영하는 ‘온라인투표시스템’이 대표적인 예다. 선관위는 해당 시스템을 통해 아파트·기업·조합·대학교 학생회 등에 온라인투표를 지원한다.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학교 등의 공공에서도 해당 시스템을 이용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주주총회가 어려워지면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기업도 크게 늘었다. 국회에서도 전자투표를 이용해 표결하고 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의 적용을 받는 대통령 선거(대선)·국회의원 선거(총선)·전국동시지방선거(지선)에서는 전자투표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국민투표에 사용할 만큼 신뢰성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시각 때문이다.

적용 범위나 방법이 다르지만 전자투표를 적용한 국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 터치스크린 방식부터 스캐닝머신 등 전자투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투표를 미국에서는 전자투표에 대한 보안성 이슈가 끊이질 않는다.

대표적으로 2015년에 미국 버지니아 선관위가 해킹 우려로 전자투표 사용을 취소한 경우다. 또 2018년 해커 올림픽으로 불리는 국제 해킹 컨퍼런스 ‘데프콘’에서는 투표 집계기를 해킹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시연에서 해킹된 투표 집계기는 미국 23개주, 18개주에서 사용되던 기기 2종이다.

또한 올해 2월 미국 민주당의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집계를 위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도입했다가 앱 오류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투표 이후 개표까지 사흘이나 지연됐다. 해당 사건 이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블록체인을 이용한 모바일 투표 플랫폼 ‘보아츠’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는 등 전자투표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국내 블록체인 기술 전문기업 블로코는 ‘블록체인 투표 어디까지 왔나? 대선과 총선, 스마트폰으로 치를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전자투표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블로코는 보고서를 통해 ▲신원이 확인된 유권자에게 모바일 앱 내부적으로 블록체인 키쌍(PKI쌍)을 생성해 신원인증 전자지갑 구성 ▲선관위는 블록체인에 미리 등록된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유권자에게 투표할 수 있는 토큰 전송 ▲누가 어떤 후보에게 투표했는지 알 수 없도록 설계 ▲투표를 위해 생성된 토큰 양과 후보자에게 전송된 토큰 양 비교해 자동 종료 등의 블록체인을 결합한 투표 과정을 소개했다.

또한 이에 더해 ▲임시 주소 공간을 마련해 투표 종료 시점에 해당 임시 주소를 삭제함으로써 추적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방법 ▲스마트컨트랙트를 배포할 때부터 후보자에게 투표에 사용할 키를 생성해 두고 유권자에게 전달해 사용하는 방법 등의 추가 익명성 확보 방안도 제시했다.

국민투표에 전자투표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기술과 이를 제공하는 기업에 대한 신뢰성이 요구된다. 전자투표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법 등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이 기대되는 미래 기술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만능키’는 아니다”라며 “사이버보안에서 100% 안전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블록체인 서비스에도 다수 보안 취약점이 제기되는 만큼 현 단계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총선·대선 투표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대선·총선·지선 투표의 경우 ‘투표지 분류기’와 ‘심사계수기’를 사용한다.

‘전자개표기’로 알려진 투표지 분류기는 개표를 돕는 수작업 보조장치다. 투입구에 투표용지를 넣으면 내부 스캐너를 통해 투표된 기호별로 50장씩 분류한다. 이를 개표원이 모아서 정리한 후 2차로 각 후보 표를 다시 세는 작업을 한다. 이때 은행에서 지폐 매수를 세는 ‘지폐계수기’와 유사한 ‘심사계수기’가 사용된다.

선관위에 따르면 투표지 분류기는 정당 24개, 34.9cm 길이의 투표용지를 넣을 수 있다. 심사계수기는 정당 39개, 52.9cm 길이까지 사용 가능하다. 15일 진행된 총선의 경우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48.1cm라 투표지 분류기를 사용하지 못해 수개표를 진행하며 개표가 지연됐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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