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A 공정개발 및 EUV 장비 확보가 핵심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의 나노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7나노미터(nm)부터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 양강체제다. 지난 2018년 TSMC가 7나노 공정을 선제 도입하자, 삼성전자는 극자외선(EUV) 공정으로 반격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이 여전히 약세지만, 공정전환 속도는 앞질렀다.

최근 양사는 실적발표를 통해 대략적인 로드맵을 내놓았다. 지난달 30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4나노 공정개발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EUV 기반 7나노 제품 출하, 5나노 공정개발을 마무리했다. 2019년 말에는 6나노 제품을 양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 5나노 제품 양산 목표다.

삼성전자는 3나노 GAA(Gate-All-Around) 공정개발 속도도 높일 방침이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닿는 면을 4개로 늘린 차세대 기술이다. 기존 핀펫(FinFET) 구조보다 1면을 늘려, 전력 효율을 높였다.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는 게이트와 채널의 접촉면이 많을수록,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TSMC는 지난달 16일 고객사들과 3나노 디자인을 협업 중이라고 전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EUV 공정을 활용한 5나노 제품 생산에 돌입한다.

구체적인 3나노 계획은 오는 4월 열리는 북미 기술 심포지엄에서 발표된다. TSMC는 아직 3나노에서 어떤 기술을 채택할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처럼 GAA 방식으로 전환할 수도, 핀펫 방식을 고수할 수도 있다.

계획대로면 삼성전자와 TSMC는 올해 상반기 5나노, 2022년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한다. 3나노는 구현 방식도 다르고 5나노 대비 칩 면적(35%↓), 성능(30%↑) 등에서 우위를 보인다. 사실상 3나노가 분수령인 셈이다.

양사의 나노 경쟁은 GAA 기술력과 EUV 장비 확보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GAA 분야는 이미 개발을 공식화한 삼성전자가 앞선다. 삼성전자는 GAA 다음 단계인 MBC(Multi Bridge Channel) 방식을 선보이기도 했다. 채널을 와이어 형태에서 종이처럼 얇고 긴 모양의 나노시트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나노시트 너비를 특성에 맞게 조절할 수 있고, 핀펫 공정과도 호환성이 높다.
1대당 1500억원에 달하는 EUV 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 유일한 공급사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 EUV 장비 덕을 톡톡히 봤다. ASML 실적을 보면 삼성전자와 TSMC의 장비 쟁탈전이 드러난다. ASML의 2018년 한국 관련 매출은 35%였지만, 2019년은 16%로 2배 이상 감소했다. 반면 대만 관련 매출은 19%(2018년)에서 51%(2019년)로 급증했다. 먼저 도입한 삼성전자는 2018년, 추격에 나선 TSMC는 2019년 양산된 EUV 장비 대다수를 수급했다는 의미다.

ASML은 2018년 18대, 2019년 26대의 EUV 장비를 양산했다. 올해는 35대가 목표다. 2021년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장비 수주 시점과 납품기일이 차이를 보여, 삼성전자와 TSMC는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해에는 약 53대가 수주됐다. 빠르게 장비를 확보 및 설치하는 곳이 미세공정 전환에 유리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매출, 시장점유율 등에서 격차가 큰 만큼 삼성전자는 기술력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반도체 설계까지 하는 업체라 더욱 그렇다”며 “당분간 EUV 공정이 대세를 이룰 전망이라, 해당 장비와 기술 향상이 핵심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TSMC의 2019년 4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52.7%로 예상했다. 2위 삼성전자는 17.8%로 전망된다. 같은 해 1분기 48.1%였던 TSMC는 50% 이상을 회복, 1분기(19.1%)보다 감소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벌렸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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