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 공장에 2800만달러 투자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미국 듀폰이 국내에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생산시설을 마련한다. 일본 업체들이 90% 이상 공급해온 소재다. 일본 수출규제 3개 품목에 포함되기도 했다. 일본의존도를 낮출 기회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성윤모 장관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존 켐프 듀폰 사장을 만나, 국내 투자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2800만달러(약 325억원) 규모의 투자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번 협상으로 듀폰은 오는 2021년까지 투자를 완료한다. 충남 천안에 EUV용 포토레지스트 및 화학기계연마(CMP) 패드 개발·생산 시설을 구축한다. 산업부는 관련 제품의 원재료를 국내에서 조달하는 내용의 협상도 진행 중이다.

듀폰은 지난 1998년부터 한국 내 자회사 롬엔드하스전자재료코리아의 천안 공장을 통해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해왔다. 불화크립톤(KrF), 불화아르곤(ArF)용이다. 반도체 공정 미세화에 따라 EUV 시장이 확대되면서, 투자를 결정했다.

반도체 회로는 웨이퍼에 빛을 쏘아 새긴다. 이를 노광 공정이라 부른다. 회로 간격이 좁을수록 ▲신호처리 속도 향상 ▲동작 전압 및 대기 전압 감소 ▲웨이퍼당 칩 생산량 증가 등의 이점이 생긴다.

선폭을 줄이려면 빛의 파장을 좁혀야 한다. 붓이 얇아질수록 섬세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EUV 파장 길이는 13.5나노미터(nm)다. 불화아르곤(ArF) 공정의 14분 1에 불과하다. 덕분에 EUV 공정은 나노 경쟁에 우위를 보인다.

포토레지스트는 노광 공정에서 활용되는 감광액이다. 이를 바르고 빛을 쏘면, 웨이퍼 위에 회로 모양이 남겨진다. 그동안 EUV용 포토레지스트는 일본 JSR, 신에츠화학, 도쿄오카공업(TOK) 등으로부터 대부분을 수급했다. 국산화 열풍이 불었지만, 이 제품은 시도조차 어려웠다. 듀폰과의 협력이 반가운 이유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듀폰은 아직 일본 업체만큼 기술력을 갖추지는 못했다”면서도 “국내에 이미 설비가 있고, 포토레지스트 공급 경험이 있다. 빠른 시일 내에 EUV용 제품을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부는 이번 투자유치를 시작으로 외국기업의 국내 투자를 유도할 방침이다. 소부·부품·장비(소부장) 유망기업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인센티브를 제안하는 등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다.

성 장관은 “최근 일본 정부의 EUV용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일부 허용 조치가 내려졌지만,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아니다”며 “정부는 소부장 관련 기술경쟁력 확보와 공급선 다변화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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