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일본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무너지고 있다. 현지 업체들이 잇따라 사업을 접고 있다. 일본 최대 디스플레이 기업 재팬디스플레이(JDI)도 위기다. 승부수를 띄웠지만, 쉬운 상황은 아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JDI는 최근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투명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평소 투명한 상태를 유지하다가, 사용할 때 화면이 작동되는 제품이다. 아직 상용화한 업체는 없다.

JDI는 자체 개발한 투명 디스플레이의 투과율이 87%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일반 유리가 60~70% 정도로 알려졌다. JDI 주장이 맞다면, 엄청난 성과다. 

국내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투명 디스플레이가 나온 지 꽤 지났다. 하지만 상용화되려면 아직 멀었다”며 “(JDI 발표대로) LCD 투과율이 그렇게 높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LCD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달리 백라이트(BLU)가 필요, 투과율 높이기 어렵다.

지난달에는 JDI 자회사 JOLED가 잉크젯 프린팅 기반 공장을 완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본 이시카와현 노미 사업소에 5.5세대 OLED 공장을 세웠다. 잉크젯 프린팅은 노즐이 위에서 RGB(레드·그린·블루) 소자를 분사, 패턴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기존 열 증착 방식은 소자 증발, 단열재 필요 등의 문제가 있다. 이 부분에서 자유로운 잉크젯은 원가절감에 유리하다.

문제는 잉크젯은 상용화되지 않은 공정이라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공정 기술이 까다로운 만큼 JOELD가 수율 확보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QD) 디스플레이에 잉크젯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제야 상용화를 앞뒀다는 뜻이다.

JDI의 적극적인 행보는 회사가 처한 상황 때문이다. JDI는 일본 경제산업성 주도로 소니, 도시바, 히타치제작소 등의 LCD 패널 사업을 통합해 만든 회사다. 지난 2012년 출범했다. 한국과 중국 업체에 밀린 디스플레이 산업을 살리기 위한 차원이었다.

하지만 JDI는 기대와 달리 부진하다. 지난 2014년 상장 후 5년 연속 적자다. 최근 11분기 연속 순손실이다. 지난 3분기 역시 254억엔(약 27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직 회계임원 횡령 혐의, 공장 가동 중단 등 부정적인 이슈가 이어졌다.

주요 고객사 애플이 JDI 살리기에 나섰다. 애플, 위스트론 등은 JDI에 4억3000만달러(약 5000억원) 규모 투자를 제안했다. 애플은 아이폰에 JDI의 LCD패널을 활용 중이다. 공급처 다변화를 위한 지원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JDI마저 무너지면 애플 입장에서도 난처해진다”며 “한국, 중국 업체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JDI 부활을 돕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반도체도 분위기가 좋지 않다. 지난달 파나소닉은 대만 누보톤에 반도체 관련 모든 지분을 넘기기로 결정했다. 네덜란드 필립스 기술 기반으로 반도체 자회사를 만든 지 67년 만에 사업 철수다. 엘피다메모리 파산,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적자 전환, 도시바 메모리 사업 매각 등 일본 반도체 산업의 수난시대다. 

글로벌 이미지센서 1위 소니가 유일한 희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 3분기 글로벌 반도체 사업 매출 순위 9위에 올랐다. 다만 이미지센서 분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추격이 거세다. 삼성전자는 이미 1억화소 돌파, 기술력으로는 소니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장비업체 관계자는 “일본 반도체, 디스플레이의 위기는 오래전부터 언급된 문제다. 한순간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JDI는 최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LCD는 중국 업체가 잡고 있어 사면초가에 처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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