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유료방송사업자에 대한 지상파 방송사의 재송신료(CPS) 인상 요구가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이미 지상파 방송에 수신료와 광고 시청으로 부담을 지고 있는 소비자들이 재송신료까지 더해 이중·삼중 비용을 치르고 있단 지적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12일 더케이호텔 대금홀에서 ‘방송 콘텐츠와 시청자 복지’ 세미나를 열고 유료방송과 지상파 방송 간 CPS 분쟁을 조명했다. CPS는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유료방송사업자가 가입자 1명당 지불하는 재송신 대가를 말한다. 월 280원을 시작으로 현재 월 400원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2019년 이후 다시 CPS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상파 방송과 유료방송사 간 CPS 협상은 그러나 늘 잡음을 동반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속적으로 CPS 인상을 요구한 반면, 유료방송사들은 시청률 하락세인 지상파가 협상력 우위를 앞세워 과도한 CPS를 요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합리적인 CPS 산정 방식을 마련하기 위해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가를 두고도 논란이 반복됐다.

이날 세미나는 이러한 분쟁이 단순히 사업자 간 수수료 인상 갈등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소비자 피해로 전가될 수 있는 문제임을 지적하며 시작됐다. 발제를 맡은 한진만 강원대 교수는 “방송의 주인은 국민이며 전파의 소유권도 국민에게 있다”면서 “소비자들은 지상파 방송을 시청할 때 시청료·광고료를 부담하고, 유료방송에 가입해 매달 가입료도 부담한다”고 강조했다.

한진만 교수는 “시장원칙대로라면 지상파 시청률이 낮아졌을 때 재송신료도 낮아져야 하는데 매출이 하락한 지상파 방송사는 계속해서 CPS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유료방송사는 홈쇼핑 송출수수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케이블TV에서 홈쇼핑 채널이 과다해지는 등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도 제한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지상파가 8VSB 가입자에 재송신료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한 교수는 “8VSB는 아날로그 시청자가 디지털 환경에서 시청할 수 있는 전송 방식으로, 정부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도입했음에도 지상파 방송사가 CPS 부과를 주장하고 있다”면서 “가입자와 매출이 감소하는 SO들의 8VSB 상품 요금 인상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했다.

한 교수는 “재송신료 산정 방식과 관련해 정부가 방송유지명령, 가이드라인 등으로 중재하고 있으나 법적 강제력은 없는 상황”이라며 ‘로컬 초이스’와 ‘요금 표시제’ 등으로 시청자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제언했다. 로컬 초이스는 지상파 채널을 별도 상품으로 패키지화해 요금 부과하는 방안, 요금 표시제는 유료방송 요금 고지서에 지상파 재송신료를 명시하는 것을 말한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CPS 인상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데 공감을 이뤘다. 홍종윤 서울대 박사는 “소비자들이 지상파에 유료방송을 통한 간접적인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데 정작 이 상황을 잘 모른다”면서 “사업자 협상력에 따라 재송신료가 오르면 결국 소비자 주머니에서 나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정부가 개입해서 사업자 협상력에 의존하지 않고 시청자 관점에서 적정 수준 대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호철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팀장은 “지상파 3사는 정부로부터 주파수 면제, 방발 기금 지원, 광고 총량제 도입 등 여러 혜택을 받고 있는데 정작 유료방송과의 CPS 협상은 사업자 간 사적 거래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유료방송에서 번 돈이 공적 운영하는 사업자에게 흘러가는 형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소한 공영방송 KBS2 채널만은 의무재송신채널이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황선욱 소비자시민모임 상임고문은 “KBS2는 광고를 받고 시청료를 받고 유료방송 재송신료도 받고 있다. 결국은 소비자들이 다 내고 있다”면서 신 팀장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서로 업무를 미루지 말고, 지상파의 콘텐츠 가치에 대해 정확하게 심사해서 산정하고 관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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