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권하영기자] 20대 국회 과방위 마지막 국정감사 막이 내렸다. 과방위는 국책 과학기술 연구소·기관부터 정보통신기술(ICT)‧미디어 등을 책임지는 정부부처 및 산하기관에 대한 감사를 맡았다. 4차 산업혁명, 미래산업 먹거리와 가장 밀접하다.

이번 국감 기간 과방위원들은 때때로 피감기관에 대한 합리적 질타를 하기도, 정쟁만을 위한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기대 또는 실망이 뒤섞였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20대 국감을 끝낸 주요 과방위원 면면을 살펴본다.

◆정책질의에 합리적 비판, 제대로 일한 ‘베스트’ 과방위원=‘조국 사태’로 모든 국회 상임위가 현안질의보다는 정치공세에만 내몰렸다. 과방위도 마찬가지다. 이 와중에 정책 질의와 합리적 비판 등을 던지며 참담한 정국 속에서 국회 위상을 조금이나마 세운 위원들을 소개한다.

# 일하는 상임위 일등 공신 노웅래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의원 기피 대상 불량 상임위 과방위를 일하게 만든 일등 공신은 노웅래 위원장이다. 노 위원장이 과방위를 맡은 후부터 0건이었던 법안 통과 건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조국 사태가 과방위까지 번지며 이번 국감은 수차례 파행을 맞았지만, 노 위원장은 원만한 의사진행을 이끌기 위해 노력했다. 국감을 앞둔 지난달 25일 전체회의에서 지금부터라도 최소한 일하는 국회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독려했으며, 지난 21일 국감 종반에는 연내 입법처리에 힘써야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특히, 노 위원장은 비효율적인 1박2일 국감풍경을 없애고 합리적인 의사진행 운영을 해냈다. 이에 지난 18일 과기정통부 종합감사는 오후 9시16분에 산회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 바른미래당 ‘A+’, 신용현‧박선숙 의원에 박수를…=과방위 바른미래당 의원은 여야 당쟁 속에서 꿋꿋이 자리를 지키며 정책질의를 펼치며 다른 당 의원들에게도 모범을 보였다. 바른미래당 간사 신용현 의원은 한국당이 파행할 때마다 중재하며 원만한 의사진행을 도왔다. 신용현‧박선숙 의원은 매사 합리적 자세로 진중하게 국감에 임했으며, 막말도 고성도 없었다. 신 의원은 과학자다운 면모를 내비치며, 과학기술 연구자 처우개선과 라돈사태 이후 생활방사선 문제, 국가연구개발 중장기계획 등에 대해 짚었다.

박선숙 의원은 지하실로 밀려난 국가 연구시설의 열악한 환경을 지적했으며, 전수조사를 이끌어냈다. 인공지능(AI) 스피커 사생활 침해 문제도 조명해 과기정통부는 음성데이터 삭제방안을, 방통위는 개인정보침해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사물인터넷(IoT) 보안문제를 비롯해 설리법으로 일컫는 인터넷 준실명제도에도 힘을 실었다. 국감 말미에 던진 “임기 마치는 그 순간까지 감시하는 국회 본연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발언은 화룡점정이다.

# 가려운 곳 긁어주는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과방위 더불어민주당 간사 김성수 의원은 통신‧방송 주요 현안에 대한 질의를 이어간 인물이다. 특히, 통신‧방송업계에서 화두로 떠오른 핵심 사안을 중점적으로 질문하며 가려운 곳을 잘 긁었다는 평가다. 김 의원은 망 사용료를 비롯해 유료방송 인수합병(M&A), 유통구조개선방안, 알뜰폰 정책 등을 주로 물었다. 김 의원은 중소 콘텐츠제공사업자(CP) 망 사용료 부담을 호소하는 왓챠 발언에 힘을 더해, 통신사로부터 국내외 CP 망사용료 평균단가 공개를 이끌기도 했다. 기업 간 계약인 만큼 구체적인 단가 금액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수치화된 지수로 공개됐다.

과방위 한국당 최전방 공격수 박대출 의원(자유한국당)=박대출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과방위 야당의 공격수 역할을 다 했다. 조국 사태를 비롯해 유튜브 보수언론 노란딱지, 포털 실검 조작 등과 관련해 최전선에 섰다. 박 의원은 단순히 호통 치는 질의에 그치지 않고, 나름의 근거를 갖춰 공방에 임했다는 평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조형물에 새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이름에 대해 지적하며 이병권 KIST 원장으로부터 “기준을 만들어 삭제하겠다”는 답변을 이끌기도 했다. 또한, 화웨이 보안 논란을 증명하기 위해 미국 파이나이트 스테이트가 발표한 화웨이 장비보안 분석 보고서 영상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소프트웨어‧보안지킴이 송희경 의원(자유한국당)=과방위 한국당에서 가장 많은 정책질의를 한 의원을 꼽으라면 단연 송희경 의원이다. 송 의원은 소프트웨어와 보안에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소프트웨어와 보안은 5G 시대와 4차 산업혁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산업이다. 이에 송 의원은 소프트웨어 제값받기와 인력양성을 줄곧 강조했으며, 사이버보안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송 의원은 정부‧공공기관에 정보보호 업무를 총괄하는 정보보호책임관(CSO) 지정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중소기업이 정보보호 설비 투자 때 투자금액 5% 세액공제도 요청했다. 사이버안보 컨트롤 타워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또, 원전 주변 드론 방어대책에 질의한 송 의원은 불법 드론을 무력화시키는 전파교란기인 드론 잡는 총을 국감장에 가져와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무소속이지만 강하다” 김경진 의원(무소속)=김경진 의원은 한국당이 한상혁 방통위원장에 등돌리며 방통위 국감이 파행으로 치닫자 “국민 볼 낯이 없다”며 일하는 국회에 한 표를 던졌다. 유료방송 M&A, 실버택배 대상 우편물 고용대상 확대 등 굵직한 이슈와 민생 현안에도 관심을 쏟았다. 유료방송 M&A의 경우, 유료방송시장 재편이 늦어지지 않고 속도를 내기 위해 부처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tbs교통방송 정치편향성에 대한 논란이 오갈 때 김 의원은 올바른 지배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막말에 호통까지…‘워스트’ 과방위원=
아쉬움도 남았다. 몇몇 위원은 정치공세에만 매몰됐고, 막말에 고성도 오갔다. 증인과 참고인을 상대로 국회 갑질을 연상케 하는 발언도 수차례 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치공세 선봉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김성태 의원은 비례대표에 한국당 간사인만큼 야당을 대변해 공세를 퍼부어야 하는 입장이었다. 한국당은 한상혁 위원장을 비난하는 유인물을 노트북에 붙이고, 선서 때 등을 돌리는 행동,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등 파행도 서슴지 않았다. 김 의원은 양자산업 육성 등에 팔을 걷으며 미래 ICT 산업 육성을 위해 힘쓰고 있으나, 이번 국감에서는 포털 실검, tbs교통방송 등 정치적인 의사진행발언 위주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대드는 건 못 참아!” 정용기 의원(자유한국당)=정용기 의원은 야당 지도부로 국감 전면에 섰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국감에서 각각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특혜 의혹과 구글 유튜브 좌편향성을 주장하는 데 질의 대부분을 소모, 올해 과방위 국감을 여야 정쟁 국감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이강택 tbs교통방송 사장에 대한 고압적인 태도도 신중치 못한 처사다. 정 의원은 지난 21일 방통위 종합감사에서 참고인이강택 tbs교통방송 사장에게 “어디서 오만방자하게”, “국회를 능멸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장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았다곤 하지만 오히려 증인에 대한 국회의원 갑질 태도를 드러낸 꼴이 됐다.

‘프로 막말러’ 박성중 의원(자유한국당)=박성중 의원은 철저히 한국당 입장에서 문재인 정부를 저격했다. 이 과정에서 수차례 막말을 쏟아내 구설에 올랐다. 방통심의위가 친문재인 방송은 방관한다며 거친 욕설을 쏟아내는가 하면 한상혁 위원장을 ‘진보 좌파 꼭짓점 인사’라며 비아냥대는 등 압도적인 막말러로 활약했다. 박 의원은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의 지난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에도 “아내 관리도 못하나”라는 성차별적 발언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증인에 대한 경청 태도 없이 호통만 반복한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 의원은 지난 4일 방통위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한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에게는 시종일관 “‘예스’냐, ‘노’냐, 그것만 말하세요”, “길게 설명하지 마시고”라며 대답을 끊고 면박을 줬다.

‘가짜뉴스‘ 물고 늘어졌지만…박광온 의원(더불어민주당)=박광온 의원은 가짜뉴스만을 물고 늘어졌다. 허위조작정보와 관련해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되 플랫폼 사업자에게 혐오 표현 규제 책임을 지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가짜뉴스를 정쟁 무기로 삼은 야당 공세에 효과적으로 맞섰으나 실효성 있는 대책 제시에는 실패했다. 이 외에 눈에 띄는 정책 제언은 없었다. 대기업이 보유한 현금에 비해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사실은 매해 반복된 건이다. 박 의원은 지난해 삼성전자에 이어 올해에는 SK텔레콤과 KT의 현금성 자산 증가율을 문제 삼으며 서비스·콘텐츠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부분 민원성 질의가 줄을 이은 반면, 준비 부족으로 새로운 현안 발굴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 노련미에도 ‘필살기’는 없었던 이상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상민 의원은 산적한 ICT 현안에 대해 과기정통부가 뚜렷한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최기영 장관의 리더십 부족을 언급했다. 따끔한 질책이었지만 그 이상의 정책적인 필살기는 없었다. 현대건설 부실시공 논란 등 기업 증인에 대해서도 의미 없는 추궁만 계속됐다. 다만 노련한 4선 여당 의원으로서 여야 공방을 적극적으로 중재한 점은 돋보였다. 특히 “상임위 평균 입법 비율에 못 미치면 국회의원도 임금을 반납하겠다는 공동 선언을 해야 한다”는 이 의원의 성찰 의지가 실현되길 바란다.

5G엔 약하다? 큰 기대 비해 아쉬웠던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변재일 의원은 올해 국감에서도 정보통신부 차관 출신의 과방위 정책통다운 해박한 지식을 뽐냈다. 2G 주파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기 종료 여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심사 지연, 지상파 UHD 프로그램 편성 저조 등 굵직한 ICT 현안을 공론화했다. 하지만 일부 5G 현안과 관련해선 이해도가 낮은 모습을 보였다. 구형 5G폰 단말이 28GHz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지 않는 점을 지적했으나, 이는 28GHz 생태계가 초기 단계이며 전국망 구축이 대부분 3.5GHz 대역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을 간과한 질의다. 28GHz 대역은 핫스팟 형태로 거점 중심의 보조적 역할 또는 기업(B2B)용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또, “청주 지역에 5G 기지국이 구축되지 않았는데 왜 5G 단말기를 판매하냐”는 등 지역 민원성 질의도 눈에 띄었다.

이 외에도 과방위 소속 김종훈, 이개호. 이종걸, 이원욱, 윤상직, 최연혜 의원 등이 마지막 20대 국감에 참가했다. 치열했던 여야 공방 속 모두 한자리씩 공격과 수비를 맡으며 나름 열심히 질의를 준비했으나 이번 국감에서는 특출함 대신 무난했다는 평가가 어울린다.

◆식물 상임위에서 일하는 상임위로=이번 20대 국회는 법안처리율 30% 미만이라는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정쟁으로 얼룩졌다. 종반부로 흘러갈수록 정치편향에 집중하며 ‘조국 사태’ 하나로 민생법안‧경제활성화 등 산적한 중요 현안을 뒷전으로 미뤄버리는 웃지 못 할 풍경도 펼쳐졌다. 과방위도 이러한 분위기에 휩쓸려 ‘식물 상임위’라는 비판을 받았다.

거듭된 파행에 법안 심사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2016년 과방위는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않는 불량 상임위로 낙인 찍혔다. 지난해부터 과방위는 ‘일하는 상임위’를 외치기 시작했으나, 패스트트랙 정국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사이에 둔 여야 대립으로 개점휴업은 계속됐다.

20대 국회 과방위에 접수된 법안은 총 935건, 이 중 743건은 여전히 계류 중이다. 처리된 183건 중 본회의 통과된 법률안은 80건에 불과하다. 올해 과방위는 총 25회 전체회의를 개최했으나 청문회‧국정감사 등을 제외한 법안검토 및 심사는 4회에 그쳤다. 법안심사소위는 과학기술원자력을 담당하는 1소위는 3번, 정보통신방송을 맡는 2소위는 4번의 회의만이 열렸을 뿐이다.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를 앞두고 과방위는 각오를 다시 다졌다. 특히, 과방위는 올해 국감에서 기업 경영인들을 줄 세워 증인으로 부르지 않고, 효율적인 감사를 위해 실무 책임자 중심으로 증인과 참고인을 꾸리는 등 변화된 모습을 뒤늦게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노웅래 위원장과 박선숙 의원 등 주요 위원들은 끝까지 책임 있는 자세로 입법기관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계류된 중요 법안 통과 등 마지막까지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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