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의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과방위는 지난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시작으로 4일 방송통신위원회, 7일 원자력안전위원회, 10일 한국연구재단, 11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15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 17일 한국방송공사 순으로 국감을 진행했다. 18일 과기정통부 종합감사를 끝낸 과방위는 오는 21일 방통위 종합감사로 일정을 마무리 짓는다.

올해 과방위 국감은 처음부터 끝까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여야 공방으로 얼룩졌다. 야당이 조 전 장관의 자녀 연구논문 및 가족 펀드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여당이 이를 방어하는 식이었다. 가짜뉴스 규제와 포털 실시간검색어 공정성 논란도 대부분 정쟁으로 소모됐다.

주요 ICT 현안으로는 원전 안전과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구글 등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의 망 이용대가, LG유플러스-CJ헬로 등 유료방송 인수합병, 화웨이 통신장비 보안 우려 등이 대두됐다. 하지만 의원 질의는 물론 피감기관과 증인들의 답변 역시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조국으로 시작해 조국으로 끝난 과방위 국감=이번 과방위 국감을 지배한 키워드는 철저히 ‘조국’이었다. 특히 2일 과기정통부 국감에서는 연구윤리를 명목으로 조 전 장관 가족 특혜 논란이 집중적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가장 시급한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비롯해 5G 플러스 전략 등 각종 ICT 현안은 뒷전으로 밀렸다.

특히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대대적으로 공세를 벌였다. 조 전 장관 자녀 조씨의 연구논문 제1저자 허위기재 의혹과 함께 조 전 장관 가족이 출자한 사모펀드가 관청 연구 일감 몰아주기로 부당 이익을 취하려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연루된 연구교수와 기관에 징계 조치는 물론 연구비 환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차례 나왔다.

10일 한국연구재단 출연연구기관 국감에서도 조국 사태로 불거진 미성년 자녀 공저자 문제가 중점적으로 거론됐다. 조 전 장관이 전격 사퇴한 직후 열린 15일 과기정통부 산하기관 국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주관한 서울 버스 공공와이파이 사업에 대해 조 전 장관이 연루된 특혜가 있었다는 일부 야당 의원들의 거센 질의가 전개됐다.

◆가짜뉴스·실검조작 의혹 놓고 여야 공방 치열=지난 4일 열린 방통위 국감에서는 ‘가짜뉴스’와 ‘실검조작’ 광풍이 대부분의 ICT 현안을 삼켰다. 특히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허위조작정보 규제 방침을 밝혀 온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가짜위원장’으로 몰아붙이며 플래카드를 걸고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허위조작정보 규제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포털 실시간검색어가 정권 입맛에 따라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허위조작정보 근절을 위해 방통위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맞섰다. 박근혜 정부 당시 가짜뉴스 유포 대응을 찬성했던 자유한국당이 ‘내로남불’을 하고 있다는 저격도 나왔다.

이에 한 위원장은 허위조작 정보 유통 규제에 관해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등 포털 측 증인들도 실검 조작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글로벌 CP 망 무임승차 논란에 여야 한목소리=올해 과방위 국감에서 창과 방패처럼 싸운 여야 위원들이 이례적으로 같은 목소리를 낸 쟁점이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인터넷기업(CP)과 국내 기업 간 망 사용료 역차별 문제였다. 다만 증인으로 참석한 해외 기업 대표들은 시종일관 애매한 답변으로 답답함을 남겼다.

4일 방통위 감사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코리아 한국 지사장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특히 존리 구글코리아 대표에게 망 이용료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으나 “구체적인 사항은 기밀”, “글로벌 관행에 따르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됐다. 이에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은 모르쇠로 일관한 글로벌 IT 사업자 태도를 지적하며 별도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윤상직 의원(자유한국당)은 구글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하겠다고 공언했다.

◆지상파 수난 시대…여야 제각각 보도 편향성 지적=14일 MBC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국정감사에서는 MBC의 대규모 적자와 보도 편향성 문제를 놓고 여야 간 공방이 펼쳐졌다. 야당은 방문진이 최 사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압박한 가운데, 김상균 방문진 이사장은 “다음 정기 이사회에서 검토해보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17일 열린 KBS 국감은 시작부터 고성이 오갔다. 여당 의원들은 KBS의 정경심 교수 자산관리인 인터뷰 내용 검찰 유출 의혹을 제기한 한편, 야당 의원들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알릴레오’ 방송에서 나온 여기자 성희롱 발언을 두고 집중포화를 날렸다. 양승동 KBS 사장은 “사회적 논란과 파장이 커진 것에 대해 사장에게 책임이 있다”며 물러섰다.

◆화웨이 5G 장비 보안 등 ICT 정책 질의로 회귀=치열한 정쟁이 계속됐던 과방위 국감은 18일 열린 과기정통부 종합감사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로 야당의 조국 공세가 힘을 잃은 데다 20대 국회 마지막 국감을 차분히 매듭짓자는 데 여야가 공감한 덕분이다.

대신 이날 국감에서는 화웨이 5G 장비 보안 우려와 유료방송 인수합병 재편 등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인공지능(AI) 마스터플랜 마련, 양자통신기술 클러스터 구축 등 과학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언도 이어졌다. 지하실로 밀려난 국가 연구시설의 열악한 환경 개전도 지적됐다.

특히 증인으로 참석한 멍 샤오윈 화웨이코리아 지사장에 장비 백도어 가능성을 우려하는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멍 지사장은 이에 “백도어는 절대 없었으며, 전 세계 노(No) 백도어 협약에 서명할 의지도 있다”고 선을 그었다.

◆첫 국정감사 무대 오른 과기정통부·방통위 수장들=한편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과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정감사에 참석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각각 반도체 및 과학기술 전문가와 노련한 방송통신 전문가로서 업계의 기대를 받았지만 이어진 국감에서는 구체적인 해결방안 보다는 “검토하겠다”, “대안을 만들겠다”는 답변으로 넘어가는 모습이었다.

최기영 장관은 주력 분야인 반도체와 소재·부품·장비 외에 5G 등 일부 ICT 현안에 대해서는 이해 부족을 드러내 일부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했다. 취임 전부터 가짜뉴스 규제 입장으로 야당의 집중 공세를 받았던 한상혁 위원장은 국감에서 한발 물러나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허위조작정보 규제를 방침으로 밝혔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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