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CJ헬로는 이동전화 시장의 독행기업(Maverick)일까.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CJ헬로의 알뜰폰 사업부문의 위상이 심사의 변수로 떠올랐다. 유료방송 인수합병에 대해 정부나 사업자 모두 원론적으로 이견이 없는 가운데 알뜰폰의 경우 경쟁제한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SK텔레콤과 KT, 그리고 상당수의 알뜰폰 사업자들은 CJ헬로 알뜰폰의 분리매각을 주장한다. LG유플러스는 분리매각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 3년전 독행기업 CJ헬로 알뜰폰, 지금은?=분리매각을 주장하는 진영의 논리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CJ헬로가 바로 독행기업이기 때문이다. 독행기업이란 공격적인 경쟁전략을 통해 기존 시장질서의 파괴자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서 가격인하와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을 말한다.

CJ헬로는 알뜰폰 시장 1위 사업자다. 3년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이동통신 시장의 독행기업으로 평가 받은 바 있다. CJ헬로가 SK텔레콤으로 넘어가게 될 경우 경쟁을 주도할 사업자가 사라지기 때문에 이동통신 도소매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공정위의 불허결정으로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심사는 진행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당시 미래부도 2년내 재매각 등 분리매각 카드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CJ헬로 알뜰폰 재매각소문이 퍼지며 여러 사업자들이 CJ헬로 알뜰폰 인수를 위한 물밑작업에 착수하기도 했다.

◆SKT-KT-중소알뜰폰 “바뀐 것 없다”…LGU+도 3년전 독행기업 주장=문제는 이동전화 1위 사업자 SK텔레콤과 3위 LG유플러스를 동일한 기준에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한가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KT는 이통사(MNO)가 알뜰폰(MVNO) 1위 기업 인수라는 점에서 2016년 공정위 판단과 달리 볼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동전화 시장에 미치는 경쟁제한 효과는 동일하다는 것이다.

CJ헬로가 특정 이통사의 경쟁대체제가 아니라 전체 이동전화 시장에서의 요금경쟁을 주도하고 이통사 자회사 알뜰폰을 제외한 전체 알뜰폰 업계를 대변했다는 점에서 특정 이통사와의 결합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게 될 경우 향후 CJ헬로와 도매계약을 체결한 후 LG유플러스망 가입자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CJ헬로 가입자는 90%가 KT, 10%가 SK텔레콤망 가입자다. 전체 알뜰폰 시장의 역량 강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LG유플러스 조차 3년전 CJ헬로 알뜰폰을 독행기업으로 평가한 바 있다.

SK텔레콤의 CJ헬로 합병심사가 한창인 2016년 초, 당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동통신 3사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독행기업을 영구 제거한다는 점에서 경쟁제한성이 심각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여기에 공청회 등을 통해 LG유플러스 임원들이 지속적으로 CJ헬로의 SK텔레콤행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피력했었다.

다수의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도 CJ헬로의 이통사행을 우려한다. 이통사 입장에서 CJ헬로가 공격적인 독행기업이었다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에게는 이통사, 정부와 협상력을 발휘하는 맏형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통사로 넘어가는 순간 이통사가 피곤할 만한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반응이다.

중소 알뜰폰 관계자는 "모회사를 힘들게 할 자회사는 없다"며 "그동안 도매대가, 수익배분 협상을 주도한 CJ헬로가 이통사로 가게 되면 누가 그 역할을 할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유료방송 시장 변화 뚜렷…이동전화 시장, 3사 고착화 해소됐나?=하지만 LG유플러스는 3년전 주장과는 달리 이동전화 1위 사업자 SK텔레콤과 3위 LG유플러스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유료방송 M&A 토론회서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는 "당시 공정위 판단이 지금도 유효한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독행기업으로 추정되는 사업자 인수합병 효과가 1위나 3위 상관없이 동일하다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도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 합병을 불허하면서 다른 조합, 즉 1위 사업자가 아닐 경우에는 경쟁제한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알뜰폰을 지목한 것이 아니라 향후 M&A의 원천적 배제 여부에 대한 답이었다.

방송시장의 경우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전통적인 방송시장을 잠식하는 등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최근 이동통신 시장은 이통사들의 요금인하 5G 상용화 등으로 인해 알뜰폰 가입자가 감소세로 전환됐고 이통사 중심의 시장구조는 오히려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방송의 경우 시장변화에 대해 정부는 물론, 방송통신 업계 전체가 수긍하고 있다. 조건부 허가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3년전과 비교해 알뜰폰 및 전체 이동전화 시장에서의 경쟁상황이다. 공정위와 과기정통부가 3년전과 동일한 결정을 내릴지 이 부문도 상황이 바뀌었다고 판단할지 통신업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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